캐필라노 부화장의 관찰 수로가 이곳으로 오르는 연어들의 생생한 모습을 관찰할 수 있는 백미로 꼽힌다.
강줄기 따라 울창한 숲 거닐며 연어 일생 관찰하고 배우는 생태체험장 ‘각광’
캐필라노 부화장 친환경 관찰수로 ‘생태허브’ 역할…연간 50만명 발길 이어져
캐나다 연어의 모천인 프레이저강을 따라 시내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서 연어를 만날 수 있는 곳이 캐필라노 강이다.
노스밴쿠버(North Vancouver)에 위치한 캐필라노강은 시내인 다운타운에서 근거리에 있다는 장점 때문에 주말이면 시민들이 아이들과 함께 연어의 일생을 직접 관찰하고 배울 수 있는 생태체험장으로 각광받고 있다. 특히, 캐필라노강은 그 주변의 숲이 울창한 데다, 인위적으로 조성한 캐필라노 현수교까지 자리하면서 연어와 원시 자연이 공존하는 밴쿠버 시민들의 쉼터로 안식처가 되고 있다.
매년 캐나다 연어가 강줄기를 따라 오르는 8월 말부터 이곳 캐필라노강은 산란을 위해 마지막 몸부림을 치며 헌신적인 생을 마감하는 연어들의 몸짓을 보려는 관람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캐나다 관람객들이 아이들과 함께 여름방학을 맞아 캐필라노 부화장을 찾아 생태체험을 즐기고 있다.
부화장에서 자연과 ‘힐링’
캐필라노강 상류에 위치한 캐필라노 연어 부화장(Capilano Salmon Hatchery)은 지난 1971년 캐필라노 강으로 오르는 연어 개체 수가 감소하자, 자원을 보존하기 위해 조성됐다. 우리나라 첨연어의 모천인 양양 남대천에 자리한 한국수산자원공단 동해생명자원센터와 같은 역할을 해내고 있는 곳이다.
캐필라노 연어 부화장은 연평균 50만명 이상이 찾는 관광명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가운데 부화장은 연중무휴 운영되며 매일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캐필라노강의 지역공원(Capilano Regional River Park)에서 잘 구성된 산책로를 따라 걸어가는 것 자체가 연어들이 이동하는 경로를 함께 공유하며 힐링의 시간을 보내기에 충분하다.
캐필라노 강줄기를 따라 주변의 울창한 숲을 감상하다 보면, 캐필라노 연어 부화장을 만날 수 있다. 이곳은 부화장과 함께 이곳으로 오르는 연어들의 종류와 역사, 삶의 주기 등 캐필라노 연어의 모든 것을 한눈에 배우며 치어에서 부화한 후 성어가 된 연어들을 직접 관찰할 수 있도록 친환경으로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캐필라노강 상류에 있는 부화장의 역사관으로 통칭하는 관찰장은 낮은 강과 연결한 지하통로 입구를 통과하면 시작된다. 캐나다 연어의 종류와 기나긴 소상 역사를 비롯해 연어들의 생태와 주기 등을 일목요연하게 설명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역사적 설명이 지루하지 않도록 중간중간에 실제 이곳에서 부화해 성어로 자란 연어들을 직접 관찰할 수 있게 구성한 지하수로다. 이 수로는 관람객들의 자연스러운 동선을 유도하는 동시에 연어들이 강줄기를 거꾸로 소상하도록 실제 하천과 같은 시스템으로 만들어 생동감을 더하고 있다.
캐필라노강으로 오르는 연어의 부화부터 죽음에 이르기까지 모든 일대기를 설명해 주는 관찰장은 지하수로 덕분에 캐나다 내에서도 생태체험 허브로 불리며 관람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아이들과 함께 이곳을 방문한 제임스 씨는 “생태계의 지표로 통하는 연어의 실제 모습을 보면서 역사적인 자료도 확인할 수 있어 소중한 체험 기회가 되고 있다”며 “아이들이 어렸을 때부터 실제 자연과 벗하면서 체험을 통해 그 소중함과 의미를 되새길 수 있도록 함께 하고 있다”고 말했다.
캐필라노강에 위치한 부화장 야외에 마련된 공간에서 관람객들이 지하 수로로 오르는 연어들을 관찰하고 있다.
친환경 어도 시스템 ‘백미’
캐필라노 부화장에서는 은연어(Coho Salmon)와 킹연어(Chinook Salmon)가 주로 소상하고 있는 가운데 더 다양한 종을 증강시키기 위해 붉은 연어(Sockeye Salmon), 곱사연어(Pink Salmon), 무지개 송어도 시범 방류하고 있다.
특히, 이곳에서는 은연어와 킹연어의 부화를 통해 매년 치어 100만 마리 이상을 방류하고 있으며, 은연어는 7만2천여 마리가, 킹연어는 1만2,000 마리가 회귀하고 있다. 회귀율은 은연어가 12% 이상으로 높고 반면 킹연어는 2%에 불과해 대조를 이루고 있으나, 전체적인 평균 회귀율은 5% 이상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하 관찰 수로와 함께 캐필라노 연어 부화장의 핵심 시스템은 연어가 이동하는 어도다. 계단 형식으로 구성한 어도를 유리로 직접 볼 수 있도록 만들었고, 이 유리 어도를 통해 힘껏 뛰어오르는 연어들을 볼 수 있다. 이 시설은 일본에 위치한 세계 최초 연어박물관인 무라카미시 지하 관찰 수로와 같은 역할을 해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곳을 찾은 관람객들은 자료관을 살펴본 후 지하 계단을 따라 다이나믹하게 구성한 어도를 통해 연어들을 관찰하면서 탄성을 지르거나 사진을 촬영하며 연어체험의 백미를 만끽한다.
여름방학을 맞아 토론토에서 온 루디아 씨는 “북태평양 캐나다 연어를 이렇게 체계적으로 볼 수 있는 시설이 있어 정말 흥미롭고 좋았다”며 “책에서만 보던 것을 직접 관찰하고 숲과 함께 느낄 수 있다는 점에 만족한다”고 미소를 지었다.
캐필라노 부화장에 마련된 연어 역사 자료관에서 관람객이 설명 자료를 유심히 읽고 있다.
“상류 협곡 보면 자연에 감동”
캐필라노강이 키워냈다고 할 정도로 인기가 많은 이곳, 부화장은 지하수로를 지나면 마지막으로 만나는 시설이다. 포식자인 새들과 수달의 접근을 막기 위해 그물망으로 둘러쳐진 곳에는 수만 마리의 치어들이 방류를 앞두고 있었다.
이곳을 방문한 관람객들은 부화장에서 자라는 치어들의 모습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사진에 담아내는 과정을 통해 생태계 지표로 불리는 연어의 소중함을 되새긴다고 한다.
친구들과 이곳을 찾았다는 고등학생 엘런 씨는 “길지 않은 코스지만, 내용이 알차고 무엇보다 캐필라노강과 함께 주변 숲을 거닐면서 연어를 얘기할 수 있다는 자체가 힐링”이라며 “친구들도 이번 캐필라노 부화장 방문을 좋아하고 본격적으로 연어가 오르는 시기에 다시 한번 찾기로 했다”고 말했다.
부화장 직원들의 사무실을 제외한 모든 곳은 개방형으로 열려 있어 오후 8시까지 모든 관람객들이 자유롭게 볼 수 있도록 배려했다. 간간이 직원들이 나와 궁금한 점에 대해 짧은 코멘트로 해설도 곁들여 관람객들의 만족도는 높다.
더욱이 부화장 체험 마지막 코스에는 실제 지하수로로 들어가는 연어들을 직접 볼 수 있는 공간도 자리해 관람객들의 발길을 모으고 있다.
부화장 체험을 마치면 이곳 연어들을 키워내는 캐필라노강 상류 끝 협곡을 마주할 수 있는 공간이 자리한다. 대부분의 관람객들은 이곳을 보고는 ‘원더풀’이라고 감탄사를 연발할 정도로 천혜의 자연에 감동한다.
캐필라노 부화장 관계자는 “모든 자연이 그렇듯이 연어가 오르는 이곳 캐필라노강과 부화장은 자연친화적인 시스템 유지에 가장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세계적으로 기후변화 무쌍한 시대를 맞아 생태계의 온전한 유지를 위한 지표인 연어와 그 주변의 자연에 조금 더 관심을 갖고 동참하려는 마음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북태평양의 먼바다를 돌아 다시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모천으로 오르는 캐나다 연어 역시, 산란 후 자신의 몸을 기꺼이 다른 동식물의 영양소로 내주는 것으로 생을 마감하면서 대자연의 선순환 유지에 큰 역할을 해내고 있다.
김주현 기자 joo69523@hanmail.net
※ 이 기사는 강원특별자치도 지역신문 발전지원사업보조금을 지원 받아 취재했습니다.
“캐나다 연어가 내어준 허파”
캐필라노강과 숲, 힐링 선사
캐필라노강과 그 주변의 울창한 숲은 산란을 위해 오르는 연어들의 생명력으로 활기가 넘친다.
캐필라노강이 연어를 키워내듯, 주변의 숲은 밴쿠버의 허파로 불릴 정도로 자연경관이 빼어나다. 그 중에서도 캐필라노 숲 테마파크는 족히 30m가 넘는 아름드리나무들이 빼곡하게 솟아 있고, 출렁다리까지 설치돼 있어 관광객들이 캐나다의 거대한 숲을 짧은 시간에 느낄 수 있다.
이 숲을 조성한 주인들의 개척사를 시작으로 출렁다리를 건너면 거대한 나무와 나무를 연결한 구름다리를 거닐며 숲의 생태를 체험할 수 있고, 캐나다 연어가 오르는 과정과 쓰러진 나무를 활용해 만든 목재체험은 캐나다인들의 자연사랑 정신을 그대로 보여준다.
캐필라노 시민들은 “캐필라노강으로 오르는 연어와 그 연어가 키워낸 숲을 통해 일상적인 삶을 되돌아보는 과정만으로도 휴양관광이 아닌 힐링은 시작된 것”이라고 말했다.
김주현 기자 joo6952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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