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이저강은 모천을 떠나 태평양을 거쳐 돌아오는 캐나다 연어들의 안식처다.
매년 8월∼11월 모천 프레이저강 지류 2천여 하천서 연어관찰 생태체험 가능
‘축제·온천·트레킹’ 융복합 관광산업화 연계…지역주민들 ‘자연이 곧 관광’ 인식
세계적인 연어기원국인 캐나다는 국토 면적이 러시아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규모를 지니고 있고, 그에 걸맞게 자연환경도 잘 보존되고 있는 국가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밴쿠버를 중심으로 한 서부 해안을 연접한 강줄기에는 어김없이 생태계의 지표로 불리는 캐나다 연어가 소상하며 천혜의 자연 보고다운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캐나다의 젖줄인 프레이저강은 연어의 모천으로 울창한 산림과 조화를 이루며 사방으로 이어진 지천에 생명력을 불어넣고 있는 가운데 생태환경의 중요성을 알리는 동시에 이를 기반으로 한 자연관광의 경쟁력까지 높여 나가고 있다.
캐나다 강줄기를 따라 오르는 연어가 하천에 활기를 더하며 주변의 숲에 생동감까지 더하면서 자연을 주제로 한 관광산업화이 코로나19 이후 활성화 궤도에 오르고 있다.
아담스강, 배려의 공존 시대 열어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 주에는 연어가 회귀하는 하천이 약 2,000개에 이른다. 그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곳은 캠룹스 북동부에 위치한 아담스 강(Adams River)으로 그 원류에는 아담스 호수가 자리한다.
연중 푸르던 강물과 호수는 매년 홍연어가 회귀하는 순간이면 강물을 새빨갛게 물들이며 대장관을 연출하기 때문에 이곳을 캐나디언 록키와 비교할 정도로 그 장면은 장엄하고 화려하다. 이에 따라 캐나다인들은 ‘아담스 강 연어의 길(Adams River Salmon Run)’이야 말로 서부 캐나다 관광의 하이라이트이라고 평가할 정도다.
아담스 강에서 산란하는 어미 연어는 1마리당 4,000개의 알을 낳는다. 35mm 정도의 치어로 자라 강을따라 바다로 들어가는 500km의 여정에 들어가 다시 모천인 아담스 강으로 오르게 된다. 이 과정에서 바다로 간 새끼 연어는 일정 기간 연안에서 지내다, 몸집을 키워 먼바다로 이동한 후 북태평양 베링해를 거쳐 3년에서 5년 후면 다시 산란을 위해 태어난 강으로 되돌아온다. 이 연어 회귀 길을 ‘연어의 길’로 부른다.
매년 10월이면 모천인 아담스 강은 붉은색으로 장관을 이루는데, 이곳으로 돌아오는 연어는 200만 마리로 추산하고 있고, 대부분이 사카이 연어(Sockeye Salmon)다. 12km의 강줄기를 따라 돌아오다가 흰머리 독수리의 먹이가 되기도 하고, 곰과 코요테의 배를 불리기도 한다.
200만 마리의 연어가 10월 아담스 강물을 붉게 물들이기 때문에 이곳 주민들은 ‘붉은 길’이라 부르고, 연어보호협회 관계자들과 수만명에 이르는 관광객들은 ‘연어에게 경의를(Salute to the Sockeye)’이라는 축제를 열어 회귀한 연어를 대대적으로 환영한다.
이곳 주민들과 관광청은 10월 ‘연어의 길’이 곧 관광의 하이라이트로 부르며 다양한 가을 이벤트를 열어 자연과 인간이 함께 하는 ‘배려의 공존 시대’를 이어가고 있다.
자주 이곳을 찾는다는 지역주민 밀리엄 씨는 “아이들과 함께 연어가 오르는 장면을 보면서 가족이라는 개념을 다시 한번 떠올리고 자연의 소중함을 일깨우게 된다”고 말했다.
캐나다 주민들과 관광객들이 연어의 길을 산책하며 생태탐방을 즐기고 있다.
온천·액티비티로 즐거운 해리슨강
캐나다 연어의 모천인 프레이저강에서 지천으로 연결되는 해리슨강은 수원지인 해리슨호로 이어지며 177km에 이른다. 캐나다 개척 시대에는 금광을 캐러 모여든 사람들이 이 강을 운송 수단으로 사용했고, 현재는 목재 운송과 함께 주요 협곡을 배경으로 한 산책길이 관광스팟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긴 강줄기를 따라 매년 늦여름부터 오르는 연어는 지역주민들은 물론 관광객들에게 자연생태계를 있는 그대로 볼 수 있는 보고로 각광받고 있다. 이 강줄기를 거슬러 올라 산책길을 걷다 보면, 대부분의 지역에 숲이 우거진 협곡으로 둘러싸여 절경을 연출한다. 이 모습이 캐나다인들에게는 자연 그대로의 원시 모습을 담아낼 수 있어 연어가 오르는 가을이면 수많은 발길이 이곳을 찾고 있다.
해리슨강을 따라 호수에 인접한 곳에는 핫 스프링으로 불리는 온천이 나온다. 밴쿠버 다운타운에서 차로 1시간 30분 거리에 위치한 해리슨 핫 스프링은 온천 휴양지로 유명한 곳으로, 이곳에서는 수영과 골프, 카누, 낚시, 승마, 페스티벌 등 다양한 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어 캐나다 내에서도 많은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연어 산책길을 따라 이곳에 도착하면, 온천에서 휴식을 취하며 자연을 감상할 수 있고, 특히, 해리슨 호수에서는 스피드 보트, 범퍼 보트, 바나나 튜브 등 우리가 흔히 해변에서 즐기는 액티비티를 할 수 있어 젊은 층들에게도 인기 만점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곳 주변에는 도립공원과 지역공원 등이 즐비하게 자리하고 있어, 관광객들이 원시림 같은 숲에서 하이킹으로 힐링하는 코스가 가장 매력적인 관광인프라로 손꼽히고 있다.
해리슨 지역주민 찰리 웍 씨는 “연어가 소상하는 가을부터 시작해 긴 겨울까지 해리슨 강줄기는 자연과 함께 어우러지는 힐링 장소”라며 “연어가 생명력을 갖고 소상하면서 울창한 숲이 살고 그 기운을 인간이 함께 공유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밴쿠버 다운타운을 거점으로 연결된 주요 강들은 연어와 인간이 공존한다.
맘퀌강, 누구나 생태탐방 가능한 곳
캐나다 밴쿠버는 9월부터 11월까지 회귀하는 연어로 자연생태를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절정기다. 동네 작은 시냇물에서 강으로 흐르는 개천에서도 쉽게 눈에 띄는 연어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이 계절에는 연어가 오르는 강줄기를 따라 산책을 하며 자연과 함께 힐링하는 것이 캐나다 밴쿠버 사람들의 일상이다.
특히, 밴쿠버 다운타운에서 가장 가까운 맘퀌(Mamquam) 강은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연어길을 따라 생태탐사와 여행을 할 수 있는 곳으로 꼽힌다.
맘퀌강 주변에는 탐방로가 다양하다. 평평한 탐방로를 따라 걷기에 좋은 곳부터 시작해 달리기, 자전거 타기, 반려견 산책길도 인기를 끌고 있다.
강에 접근하기 좋은 가족 친화적인 곳으로 유명한 이곳은 매년 가을이면 산란을 위해 오르는 코호연어와 스틸헤드로 가득해 하이킹을 즐기며 연어도 볼 수 있는 가장 가까운 거점이다.
더욱이 자갈길과 교차하는 작은 탐방로가 잘 연결돼 있어 몇 시간이고 주변을 둘러보며 자연과 벗삼아 힐링하기에 최적의 장소로 평가받고 있다.
탐방로는 남쪽으로 계속 이어져 맘퀌강 위의 다리 밑 99번 고속도로를 따라 숲이 우거진 구간을 따라가고, 이곳에서 되돌아가거나 강둑을 탐방할 수도 있다. 이곳을 찾는 대부분의 탐방객들은 탐방로를 왕복하거나 3~4시간 동안 이용하는 등 당일치기 코스로 애용하고 있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주말이면 이곳 탐방로를 자주 이용한다는 매리언 씨는 “밴쿠버 시내에서 가장 빠르게 자연과 접할 수 있는 곳이어서 주말이면 아이들과 자주 찾아 탐방로 산책을 하고 있다”며 “특히, 8월부터 연어들이 빠르게 오르기 때문에 자연생태도 함께 관찰할 수 있는 기회도 갖게 돼 정말 만족한다”고 말했다.
프레이저강을 모천으로 오르는 캐나다 연어는 2천여 개에 이르는 지천을 따라 다양한 종이 매년 쉼 없이 삶을 개척해 나가고 있다. 오랜 세월을 거슬러 종족 보존의 삶을 이어가는 ‘연어의 길’이 캐나다 밴쿠버의 자연관광산업화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매년 늦여름부터 초겨울까지 이어지는 연어의 소상은 프레이저강과 주요 지류를 천혜의 생태계 유지로 살찌우는 동시에 이를 직접 보기 위한 생태환경의 장을 마련하며 자연관광산업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밴쿠버 주민 김철회 씨는 “수확의 계절인 가을은 전 세계적으로도 풍요롭지만, 캐나다 밴쿠버는 연어가 오르는 강줄기 주변이 건강성을 더하며 최근에는 코로나19로 주춤했던 자연관광산업에 활기를 되찾아 주는 전환점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주현 기자 joo69523@hanmail.net
“자연이 준 선물에 감사한 삶”
밴쿠버 수산시장 관광코스 인기 만점
밴쿠버 하구에는 매일 아침 수산시장이 서 갓 잡은 치누크연어를 판매하고 있다.
연어가 오르는 밴쿠버 프레이저강 하구에는 아침 수산 시장이 열려 치누크연어를 비롯해 신선한 해산물을 판매하고 있다. 이곳에는 매일 청정 바다에서 갓 잡은 해산물로 활기찬 하루를 열며 관광객들에게도 잊지 못할 관광코스로 각광받고 있다.
원주민 계열의 주민들이 주로 어로 활동에 나서고 있는 이곳 수산 시장은 매년 연어가 뭍으로 오르는 늦여름부터 초겨울까지 관광수산시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많은 이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특히, 다양한 종류의 연어들이 바다에서 잡혀 이곳을 통해 판매하면서 연어요리도 자연스럽게 발달하고 있는 가운데 바로 주변에 위치한 식당가도 활성화되고 있다.
치누크연어를 판매하고 있는 어민 뱅글로 씨는 “기후변화 때문에 연어가 돌아오는 수가 들쭉날쭉해지고 있어 걱정이 크지만, 그래도 자연이 준 선물이라고 생각하고 감사한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다”고 미소를 지었다.
김주현 기자 joo69523@hanmail.net
※ 이 기사는 강원특별자치도 지역신문 발전지원사업보조금을 지원 받아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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