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버크릭 연어산란장 입구에서 가이드를 맡은 김철회 씨가 시설을 설명하고 있다.
1965년 조성 위버크릭 연어자연산란장 부화·생존율 50배 높여 자원증강 도움
3km 인공수로 인위적 간섭 최소화 운영…자연생태체험학습장으로 ‘인기만점’
캐나다는 제2 도시인 밴쿠버의 프레이저강을 모천으로 지구상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종의 연어가 오르는 세계적인 연어기원국이다. 캐나다 브리티시 콜럼비아(B.C) 주의 젖줄인 프레이저강은 양양 남대천에 오르는 첨연어를 비롯해 코호연어, 치누크연어 등 다양한 어종의 연어들이 매년 늦여름부터 늦겨울까지 모천과 지천을 따라 소상하는 곳으로 캐나다 연어의 고향으로 불린다. 측량전문가인 프레이저가 캐나다 개척 당시 1,330km에 달하는 강줄기를 과학적으로 측량한 것을 기념해 붙여진 프레이저강은 세계 최대 자연연어기원의 모천으로 불리며 캐나다 연어를 생태환경의 지표로 삼아 생물다양성 거점 역할을 해내고 있다.
특히, 프레이저강 줄기를 따라 오르는 연어를 직접 관찰할 수 있도록 설계한 위버크릭 연어자연산란장은 강원특별자치도와 양양군이 현재 남대천 하구에 설계 중인 국내 최초 연어자연산란장의 벤치마킹 모델로서 친환경생태체험시스템의 모범사례로 꼽히고 있다.
위버크릭 연어산란장이 캐나다 연어의 모천인 프레이저강의 생태계를 유지하는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자연체험학습장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최적의 자연식생 조화롭게 꾸며
프레이저강 상류에 위치한 위버크릭(Weaver Creek) 자연산란장은 캐나다 브리티시 콜럼비아(B.C) 주도인 밴쿠버에서 7번 고속도로를 타고 서쪽에 위치한 곳a으로, 이곳에는 연어부화장과 함께 캐나다 연어의 산란을 위한 3㎞ 길이의 인공수로가 설치돼 있다.
연어의 자연적인 산란이동 장면을 관찰할 수 있는 인공수로는 직선거리로 500m가량을 S자형 형태로 총 3km 연장 설계했으며, 하천 바닥에는 연어가 산란하기에 좋은 자갈을 깔아 자연식생과 조화를 이루도록 꾸몄다. 상류의 맑은 호수 물을 지하로 끌어오는 대신 물의 용존 산소를 높이기 위해 중간중간에 여울을 설치한 것이 특징으로, 마지막 연어의 산란을 도우려는 배려가 돋보이는 친환경 시스템으로 평가받고 있다.
인공수로는 폭 6m, 깊이 20㎝로 캐나다 연어가 최적의 조건에서 주변의 간섭을 받지 않도록 설계하면서 지천에 널린 자연하천보다 더 높은 부화율을 기록하고 있다. 이를 뒷받침하듯, 이곳에서 산란한 연어 알의 70%가 부화하고 이중 치어로 성장해 바다까지 나가는 어린 연어가 1% 이상 육박한다고 한다. 이는 평균 자연하천에서 생존해 바다까지 나가는 연어의 자연 생존율이 0.05%에 불과한 것과 비교하면 50배나 더 높은 수치로, 연어자원증강에 큰 효과를 얻고 있다는 분석이다.
위버클릭 자연산란장 관리 관계자는 “연어가 본격적으로 소상하는 시기에는 직원들이 24시간 밤샘을 해가면서 암컷 두 마리와 수컷 한 마리로 짝을 맞춰 종류별로 개체 수를 조정해 인공수로로 들여 보낸다”며 “인공수로 주변에 나무를 심어 그늘을 만들어 놓은 이유는 어린 연어가 냉수를 좋아하기에 때문에 수온 상승을 막는 효과가 있는 데다, 그늘진 곳에 숨어 편안하게 지낼 수 있도록 연어의 생태학적 특성에 맞춰 설계했다”고 말했다.
인공으로 조성한 위버크릭 자연산란장에는 자갈 세척기라는 눈에 띄는 시스템이 운영되고 있다. 이는 자갈에 산란을 하는 연어를 위해 인공적으로 40㎝ 깊이의 자갈층을 하천 바닥에 깔았고, 대부분은 침전조를 거쳐 정화해 내보내지만, 홍수 등으로 자연적인 씻김이 없을 경우에는 인공수로의 자갈에 이끼와 흙 등이 쌓여 오염되기 때문에 이를 방지하려는 목적으로 자갈세척기를 도입, 상시적으로 최적의 조건을 유지하고 있다.
위버크릭 자연산란장 관리 관계자는 “지난 1998년 이 기계를 도입했고, 어린 연어들이 모두 바다로 나간 늦봄에 직경 25㎝의 파이프로 자갈을 빨아들이는 방법으로 자갈세척을 하고 있다”며 “세척을 하고 나서는 이전 부화율이 평균 66%에 머물렀던 것이 85%까지 수직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위버크릭 자연산란장이 친환경시스템으로 작동하면서 매년 3만 마리 이상의 첨연어, 코호연어, 치누크연어 등이 이곳에서 자연산란을 하고 있으며, 연어가 가장 많이 소상하는 10월 15일부터 25일까지 10일간 일반에 개방하는 대신 바로 주변에 위치한 연어부화장은 연중 관람이 가능해 방문객들의 연계 탐방이 가능하다.
위버크릭 자연산란장은 1960년대 위버크릭 일대 온대우림의 수목이 산림개발로 잘려 나가고 크고 작은 댐이 생기면서 연어들의 자연하천 산란장이 훼손되자, 연방정부가 1965년 당시 28만 캐나다 달러를 들여 인공수로를 통한 산란율 높이길 위해 조성했다. 조성된 지 4년만인 1969년부터 연어가 이곳으로 돌아온 후 사카이 연어 한 종만 1천만 마리 이상이 회귀하는 성과를 거두며 위버크릭 연어자연산란장은 또 다른 모천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위버크릭 부화장이 부화율을 높이며 캐나다 연어자원증강사업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연어로 생태계 선순환 유지
위버크릭 자연산란장 주변에는 연어부화장이 운영돼 캐나다 연어의 자원증강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특히, 연어자원 증강사업을 위한 프로그램(SEP)은 캐나다 어업 및 해양부(DFO)가 태평양 연어자원을 보존하고 관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내고 있다. 이 프로그램의 주요 활동은 연어 인공 부화장 운영 · 관리 및 교육, 서식지 복원으로, 이 프로그램은 부족한 연어자원을 재건하는 동시에 수확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캐나다 연어 체험프로그램이 자연과의 공존을 일깨우는 전환점을 지속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또 경제 개발을 위해 원주민 및 해안 지역 사회와 협력하고, 연어 개체군을 유지하기 위한 어류 서식지를 개선하며, 어류와 어류 서식지에 대한 공공 인식 및 관리 의식을 증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와 관련, 연어부화장 관리 매니저는 “자연에서 연어는 생애 주기 동안 많은 도전에 직면하고 있고, 특히나 성채가 되기 전 알과 유생 단계에서 취약하다”며 “높은 수온, 낮은 하천 수위, 오염, 포식자 및 서식지 교란 등은 모두 부화해 성체로 성장하는 어린 물고기 수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부화장은 연어알과 유생의 생존을 개선해 연어 개체군을 증진하도록 설계됐다”고 말했다.
위버크릭 연어부화장은 연어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보호의 필요성을 알리는 데 긍정적인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부화장은 관광과 공개 행사를 제공하고, 자원봉사 관리 그룹, 하천 관리자 및 학교에 기술적인 조언과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이에 따라 부화장 직원들은 지역 유역의 어류 서식지를 복원하기 위해 지역 파트너와의 협력도 크게 강화하는 추세다.
이와 함께 프레이저강을 모천으로 하는 위버크릭의 연어증강사업이 세계적인 모범사례로 꼽히는 데는 주민들의 친환경시스템 유지라는 공감대가 자리하고 있다.
캐나다 원주민 중 연어와 밀접한 스톨로 족은 ‘연어가 우리고 우리가 연어’라고 일컫는다. ‘강가 사람들’로 불리는 이들은 조상 대대로 필요 이상의 물고기를 잡지 않고 강에서 받고, 되돌려준다는 인식이 확고하다. 이는 그들이 남긴 토템폴(조각 기둥)의 맨 아래에는 연어가 상징하며 생태계의 지표로 불리는 연어를 통해 건강한 선순환 고리를 유지하고자 하는 인식이 이어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캐나다 위버크릭 부화장이 연어자원량 증강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이에 캐나다 연방정부와 연어가 소상하는 지역의 주민들 역시 연어를 통해 생태계의 선순환을 유지하기 위한 합리적인 시스템을 정책적으로 구현하고 있다.
매년 가을이면 밴쿠버 프레이저강은 모천을 오르는 연어 떼로 장관을 이루며 자연학습장으로 변모한다. 연어들의 대규모 이동은 프레이저강 상류인 미션이나 호프 지역의 강에서 만날 수 있어 캐나다 전역에서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해리슨강 핫 스프링 인근에 위치한 위버크릭은 연어회기의 대 장관을 접할 수 있는 연어산란장이 위치해 생태체험의 거점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하이킹을 하듯 강물 따라 상류 쪽으로 올라가면 수많은 연어를 만날 수 있어 이곳을 찾은 관광객들은 강가에서 피크닉도 즐길 수 있다. 긴 설명 없이도 그야말로 살아있는 자연생태학습장으로 불리는 이곳은 자연과 공존하는 방법을 있는 그대로 체험할 수 있는 보고로 각광받고 있다.
밴쿠버 주민 김철회 씨는 “매년 단풍이 물드는 가을이 되면 이곳에 많은 방문객들이 찾아 연어의 산란장면을 관찰하면서 자연을 몸으로 느끼고 돌아간다”며 “연어가 돌아오는 강에는 생명력이 살아 있다는 것을 실제 체험할 수 있기 때문에 자연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되새기는 계기로 호평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김주현 기자 joo69523@hanmail.net
※ 이 기사는 강원특별자치도 지역신문 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 받아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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