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카타항 중앙 부두에 접안한 코스타세레나호.
“크루즈포럼 통해 일반인·공무원 대상 교육·홍보해야”
하카타항 ‘후쿠오카 크루즈센터’에 크루즈선 접안
일본 가고시마에서 마지막 기항지인 후쿠오카로 향하는 뱃길 위 코스타세레나호에서는 춤과 음악이 흐르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동시에 열려 활기를 띠었다. 9층에서는 드레스코드인 화이트 색상으로 맞춰 입은 사람들이 모여 파티를 즐겼고, 5층 중앙에서는 인터내셔널 팝 라이브 뮤직이 흘러나오고, 같은 층 또 다른 공간에서는 바이올린 라이브 연주를 들을 수 있었다. 트여 있는 공간 외에도 노래방, 아케이드 게임룸, 헬스장, 도서관 등 조용히 개인 시간을 보내거나 회의를 진행할 수 있는 공간도 많았다.
한국 크루즈 발전 위한 선상 워크숍
마침 코스타세레나호의 이번 항차에서는 (사)한국크루즈포럼 관계자들이 승선해 ‘2024 크루즈산업을 위한 전문가 및 관계기관 선상 워크숍’을 진행했다. 4박5일간 개회식과 더불어 기항지로 향하는 매일 저녁마다 진행된 워크숍은 크루즈 전문가와 관계기관 임직원이 직접 크루즈를 체험하며 국내 크루즈 관련 이슈와 방향성에 대해 각자의 의견을 개진하고 토론하는 점에서 의미가 깊었다.
워크숍의 세션1에서 발표를 한 장덕순 ‘크루즈야’ 대표는 “크루즈 여행사를 하다보니 교육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고 느껴 크루즈 비즈니스 전문가와 인솔자를 양성하는 교육원을 운영하고 있다”며 “최근 여행 전문 유튜버들이 크루즈 관련 콘텐츠를 많이 올리는 것은 고무적이다. 하지만 한국 사람들은 크루즈에서 어떻게 놀고 즐길 수 있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크루즈포럼을 통해서 방송 교육이나 크루즈 알리기 캠페인, 토크 콘서트 등 다양한 방법으로 전문가뿐 아니라 일반인과 공무원들을 대상으로도 교육과 홍보를 해야 한다”고 강조해 워크숍에 참여한 크루즈 전문가들과 지자체 관계자들이 공감했다.
황진회 (사)한국크루즈포럼 운영위원장은 “이번 크루즈 여행 일본 기항지에서 항만 관계자 면담을 하고 관광 프로그램을 살펴봤는데 크루즈 유치 홍보뿐 아니라 활성화 대책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모습이 인상깊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크루즈항만이 중앙정부 소유이고 일본은 지자체 소유인데, 각 지자체 중심으로 거버넌스와 같은 것들을 체계적으로 구축해 놓고 일사불란하고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모습들을 눈여겨보게 됐다”고 말했다. 또 일본 같은 경우 지역의 크고 작음에 관계없이 항만 시설과 터미널의 인프라를 효율적으로 배치해놓은 것이 인상적이었다고 덧붙였다.
(사)한국크루즈포럼은 6월 24일부터 28일까지 일본 기항지로 향하는 코스타세레나호에서 ‘2024 크루즈산업을 위한 전문가 및 관계기관 선상 워크숍’을 진행했다.
일본의 세 번째 기항지, 후쿠오카
후쿠오카는 규슈 지방에서 가장 큰 도시로 우리나라와 가장 가까운 일본의 대도시이다. 한국뿐 아니라 중국, 대만 등과도 가까워 동아시아권 관광객들을 많이 볼 수 있다. 6월 27일 오전, 코스타세레나호는 하카타항 중앙 부두 후쿠오카 크루즈센터에 접안했다. 후쿠오카현 후쿠오카시에 위치한 하카타항은 크루즈선 취항도 많을 뿐 아니라 화물 컨테이너까지 취급하는 규슈의 물류 거점 항만이기도 하다. 2015년 5월 문을 연 크루즈센터에는 대형 국제크루즈선이 주로 정박하고, 크루즈 승객 외에는 입장이 불가하다. 후쿠오카 또한 사세보, 가고시마와 마찬가지로 간편하고 빠른 입출국 심사가 인상적이었다. 크루즈센터에서 나오자 관광안내소 봉사자들이 후쿠오카에서 갈만한 관광지와 기본적인 여행안내를 한글로 적은 종이들을 나누어주었고, 택시를 안내하는 아르바이트생이 배치돼 여행객들이 당황하지 않고 빠르게 원하는 곳으로 갈 수 있도록 도왔다. 버스를 이용하려는 자유 여행객들은 도보로 10분 거리 즈음에 있는 하카타항 국제터미널로 이동했다. 하카타항 국제터미널은 주로 한국, 중국, 동남아시아 등의 외국항로 카페리가 운항하며, 부산과 후쿠오카 정기 여객선인 ‘뉴카멜리아호’도 이곳을 오간다.
JR과 신칸센 등 주요 철도가 교차하는 하카타역은 규슈 최대 규모의 역으로 쇼핑과 맛집을 즐길 수 있는 관광 명소이기도 하다.
약 165만명이 살고 있는 후쿠오카 시는 1889년 후쿠오카시와 하카타시가 합쳐지면서 현재의 새로운 도시가 세워졌다. 후쿠오카는 사무라이들이 주로 많이 사는 무사의 도시였고, 하카타는 중국과 교류가 활발한 상업의 도시였다. 그래서 후쿠오카 곳곳의 주요 사회기반시설에는 하카타항, 하카타역처럼 옛 이름이 남아 있다. 오늘날도 후쿠오카 성터와 다자이후 덴만구와 구시다 신사 등 역사적 명소뿐 아니라 자연과 도심이 조화된 오호리 공원, 마이즈루 공원도 인기 관광지다. 쇼핑센터가 모여 있는 번화가인 텐진과 하카타에는 외국인 관광객들로 늘 붐빈다.
코스타세레나호에서 바라본 하카타항 야경과 하카타 포트타워. 70m 높이의 무료 전망대에서 후쿠오카 시내와 배들이 오가는 항구 전망을 내려다볼 수 있다.
일본에서 여행업에 종사하는 박재홍 씨는 후쿠오카에 대해 “일본에서 비수도권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갈수록 인구가 증가하고 있다. 항구, 공항, 철도 등 규슈의 교통 인프라가 몰려 있고 모두 도심에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하카타항에서 시내버스를 타고 약 20분 이동하면 하카타역까지 쉽게 이동할 수 있었다. 후쿠오카 공항에서 지하철로 두 정거장만 가도 하카타역에 도착할 수 있다. 후쿠오카는 한국, 중국과 가깝고 시내와 공항, 항구가 가까이 있어 해외 관광객 유입이 활발하다. 또 지역 기업이 들어서기에도 입지가 좋아 일자리를 찾는 일본 현지인들도 후쿠오카에 꾸준히 유입되는 듯 했다.
한편, 하카타항 인근에는 컨벤션 센터인 ‘후쿠오카 국제센터’, 현내 최대 규모의 다목적 시설인 ‘마린 멧세 후쿠오카’ 등 각종 MICE(회의, 인센티브 관광, 국제회의, 전시) 시설들이 하카타항 국제터미널에서 도보로 15분 내로 이동할 수 있는 거리에 자리 잡고 있다. 또 후쿠오카의 도시 경관을 무료로 볼 수 있는 하카타 포트타워, 바로 옆에 위치한 대형 온천 단지 ‘나미하노유’에서 여행을 마무리할 수 있다. 잦은 이동이 부담스러운 크루즈 관광객들에게는 항만 근처의 대형 시설과 즐길거리들이 기항지와 그 나라의 품격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정채환 기자 gukyo10128@gmail.com
※ 이 기사는 강원특별자치도 지역신문 발전지원사업보조금을 지원 받아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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