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9일 대검찰청은 1972년 9월 7일 귀환 후 반공법 위반죄 등으로 형사처벌을 받은 납북귀환어부 103명에 대해 춘천지검과 강릉지청, 순천지청 3개 검찰청에 직권재심 청구와 기소유예 처분 변경 절차에 착수토록 지시했다. 이에 따라 해당 검찰은 그동안 진실규명에 나서지 않은 해당 피해자와 가족을 찾아서 직권재심청구를 통보하고, 직접 피해자 명예회복을 위해 법원에 재심을 청구할 예정이다.
이번 검찰의 명예회복 조치 대상은 1971년 8월부터 10월까지 동해상에서 북한 경비정에 강제 납북되었다가 1972년 9월 7일 속초항으로 귀환한 승운호 등 7척 선원 160명 중에 이미 재심 청구된 57명을 제외한 103명이다. 관할 검찰청별 직권재심청구 대상은 춘천지검 64명, 강릉지청 9명, 순천지청 24명으로 총 97명이며, 기소유예 처분을 ‘죄안됨’ 처분으로 변경할 대상은 강릉지청 6명이다. 선박별로는 승운호(아야진항) 2명, 고흥호(속초항) 22명, 탁성호(여수항) 24명, 대복호(주문진항) 15명, 제6해부호(속초항) 11명, 제2승해호(속초항) 12명, 명성3호(속초항) 17명이다.
대검찰청은 귀환어부 160명에 대한 형사사건부, 판결문 등을 검토한 결과, 이들 어부 160명이 1972년 9월 7일 귀환 후에 구속영장 집행 전까지 법률 근거나 영장 없이 불법구금된 것을 확인했다. 대검찰청은 이같은 내용으로 보도자료를 내고 “앞으로도 검찰은 납북귀환어부사건을 비롯한 과거사 사건에서 억울하게 처벌받은 국민들의 명예회복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2기 진실화해위에서는 이번 검찰의 직권재심청구 대상 피해자를 포함한 160명의 어부들에 대해 지난해 5월 10일 진실규명 결정을 통해 “귀환 직후 수사기관으로부터 불법구금과 가혹행위와 같은 불법적인 수사를 받은 후 국가보안법과 반공법, 수산업법 위반으로 처벌받았으며, 그 후에도 간첩이라는 의혹 속에 수년에서 수십년 동안 사법기관으로부터 감시와 사찰을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며, “국가가 납북귀환어부들에게 사과하고 피해와 명예회복을 위한 실질적인 조치를 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지난해 5월 16일 춘천지방법원에서는 160명 중 32명의 납북귀환어부가 51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아 명예를 회복했으며, 이후 재심이 이어져 무죄선고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무죄를 선고받은 피해자들은 지금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를 제기해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한편 지난해 5월 대검찰청은 1969년 5월 28일 고성 거진항으로 귀환한 기성호 등 23척 납북귀환어부 100명에 대해 1차로 직권재심청구를 지시했다. 그 결과 검찰의 직권재심 청구 78명 중에서 59명은 재심이 개시되어 무죄를 선고받았고, 19명은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지역별로 무죄선고는 속초지원 53명, 대구지원 1명, 영덕지원 4명이다. 유독 강릉지원만 지난해 접수된 검찰 직권재심청구 19명, 당사자 재심청구 1명 등 모두 20명에 대해 단 한 건도 재심 무죄선고가 나오지 않았다.
엄경선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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