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19일 윤석열 대통령은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회의에서 인구소멸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범국가적인 총력대응을 선언하였다. 이에 정부는 7월 1일 부총리급 인구전략기획부 신설을 발표하였다. 지난해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0.72명으로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며 4/4분기에는 0.65명으로 0.7명대도 무너졌다. 정부는 15년 동안 380조원의 천문학적 예산을 쏟아부었는데도 인구감소를 막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인구소멸 방지 해법으로 메가시티 논쟁이 뜨겁다. 메가시티는 대도시를 중심으로 하는 인구 1천만명 이상의 초광역적 공간 전략정책으로 메가시티(mega-city), 글로벌도시(global city), 글로벌도시지역(global city- region) 등의 용어로 사용한다. 메가시티의 목적은 도시의 규모를 크게 하여 국가 및 지역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함으로 일종의 규모의 경제개념이다. 광역단체 이상을 통합 연계하는 초광역 메가시티뿐만 아니라 거점도시를 중심으로 인근 작은 시군구를 통합하는 강소생활권도시도 메가시티 개념으로 이해되고 있다.
생활권 시·군 묶어 규모 큰 강한 도시로
우리나라 수도권은 약 12%의 국토면적에 50%가 넘는 인구가 몰려있는데 이러한 도시의 쏠림현상은 최근 청년층의 활발한 인구이동으로 더욱 심화되고 있다. 2015~21년까지 수도권 인구 증가는 청년들의 유입이 78.5%를 차지하면서 반대로 지방의 청년 인구는 줄어들었다. 우리도의 인구감소 및 지방소멸 위기의 원인도 2015년부터 급증하기 시작한 청년층의 수도권 이동과 젊은 층 감소로 인한 출산율 감소이다.
본 의원은 지난 6월 19일 제329회 정례회 제4차 본회의 도정질문을 통해 인구감소와 지방소멸 문제의 해법으로 강원형 생활권 강소도시 (강원형 메가시티)를 제안하였다.
이는 거점도시를 중심으로 같은 생활권 시 · 군 지역끼리 묶어 규모가 큰 강한 도시를 만들자는 것이다. 생산과 소비가 지역 내에서 자체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적정 규모 인구를 가진 도시지역을 만들고, 그 인구에 맞는 규모의 산업인프라 및 정주인프라를 조성하여 인구의 유출을 막자는 것이다. 지역에 인구가 감소하면 기업 활동이 위축되고, 산업이 위축되면 일자리가 감소하여 지역 인력이 유출되는 악순환이 발생한다. 또 인구가 줄면서 빈집, 폐교가 늘어나고 병원, 대중교통, 터미널, 영화관, 세탁소, 식당 등 생활 인프라가 붕괴하여 정주기반이 무너지게 되는데 이것 역시 인구유출의 악순환을 가져온다. 이런 상황에서는 아무리 예산을 쏟아붓고 각종 정책을 펼쳐도 백약이 무효하다. 실제 수도권의 은퇴자들이 환경 좋은 설악권에 살고 싶어 하면서도 병원, 쇼핑센터, 문화시설 등 정주여건이 안 좋아 이주하기를 꺼린다고 한다. 속초는 면적이 적어 산업을 유치할 만한 부지가 없다. 지역통합이 되면 면적이 넓은 인근지역에 산업단지나 행정기관, 각종 정주시설 등을 조성할 수 있고, 각 지역이 각각의 특색 있는 기능은 가지면서도 경쟁력 있는 하나의 강한 도시로 기능한다면 산업여건, 정주여건이 지금보다 훨씬 좋아져 인구 유출 방지 및 인구유입을 꾀할 수 있을 것이다.
설악권행정협의회, 통합 의제 적극 다뤄야
지난 12일 속초시와 인제군, 양양군, 고성군 4개 시·군은 설악권의 공동 성장과 지역소멸 위기 극복을 위해 16년 만에 설악권행정협의회의 재출범을 선포하고, 2024년 제1차 정기회의를 개최하여 속초시의 ‘고향사랑기부제 교차기부’, 인제군의 ’설악권 지역 관광 브랜드 홍보’, 고성군의 ‘동해고속도로 고성구간 연장’, 양양군의 ’오색케이블카 진입구간 44번 국도 확장’ , 설악권 4개 시·군의 어르신 버스 무료 이용사업과 버스정보시스템(BIS) 일원화 방안을 논의했다.
정부는 인구소멸 위기 극복을 위한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미래지향적행정체재개편자문위원회, 지방시대위원회, 인구전략기획부 등 다양한 조직에서 인구소멸에 대응하여 범국가적으로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구 · 경북권, 충청권, 부산 · 울산 · 경남권, 광주 · 전남권 등 전국이 공간구조 개편에 발 빠르게 움직이는 가운데 정부도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춘천시와 춘성군, 원주시와 원성군, 강릉시와 명주군이 통합할 때 우리지역은 주민들의 반발로 속초시와 양양군의 통합이 무산된 적이 있다. 이제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흐름 앞에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또 한 번 시기를 놓쳐서는 안 된다.
지금 설악권에서는 속초 · 고성 · 양양 · 인제를 통합하자는 목소리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지역통합은 지역주민의 동의가 우선 되어야 하는 만큼 지역통합준비위원회 등 주민들이 참여하는 협의체의 구성도 필요하다.
설악권행정협의회도 지역소멸 위기 극복과 4개 시 · 군의 공동 성장이 목적이라면 이제 정치적 이해득실이나 주민 눈치 보기 하지 않고 설악권 통합 의제를 적극적으로 다루어야 한다.
인구감소라는 정해진 미래 앞에 지금처럼 18개 시 · 군 체계로 가야 하는지, 또 시 · 군마다 모든 행정기관과 정주시설들을 다 갖추어야 하는지에 대한 해답을 찾아야 한다.
18개 시 · 군 중 교육지원청이 없는 양양은 교육지원청 설립을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다. 이는 신경호 교육감의 공약사업이기도 하다. 본 의원은 현재의 속초양양교육지원청을 속초지원청, 양양지원청 두 개로 나누는 것이 아니라 속초에 있는 지원청이 양양에 옮겨가는 가칭 양양속초지원청 설립을 제안한다. 2027년 속초중학교가 조양동으로 이전하게 되면 교육청만 남게 되는데 차제에 교육청도 이전하게 되면 속초시는 속초중학교 부지와 교육청 부지를 좀 더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것이 통합의 실천과제일 수 있다.
설악권의 공동 성장과 지역소멸 위기 극복이라는 난제를 어떻게 풀 것인가? 심각하게 고민할 때이다.
원미희, 강원특별자치도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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