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바라키공항 전망대에서 공항 이용객들이 스카이마크의 비행기 이륙을 감상하고 있다.
간토지방으로 불리는 이바라키현의 관문공항인 이바라키공항은 일본 항공자위대의 야쿠리 비행장을 공동으로 사용하면서 군용기와 민간여객기가 함께 이ㆍ착륙하는 ‘공용공항’으로 유명하다.
1938년 구 일본 해군 햐쿠리가하라 항공대가 비행장을 개설한 후 1956년 항공자위대의 기지 설치를 결정했고, 1966년 7월 항공자위대 햐쿠리기지가 발족했다. 이어 1970년 5월 활주로 보강 사업이 이뤄졌으며, 1993년 10월 이바라키현이 ‘햐쿠리 비행장 민간 공용화 가능성 조사’를 실시한 데 이어, 1995년 8월 이바라키현이 ‘햐쿠리 비행장 민간 공용화 구상’을 공식 발표하게 된다. 이에 2000년 4월 당시 일본 운수성이 사업화에 착수, 2005년 4월 국토교통성 햐쿠리 비행장 사무소 개설과 함께 7월 민간공용화사업 기공식을 갖고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갔다. 이와 함께 2007년 1월 공항 애칭 공모 결과, ‘이바라키 공항’으로 결정했고, 2008년 12월 신 활주로를 완성했으며, 2009년 정부 고시에 이은 2010년 3월 11일 개항하게 된다.
1938년 비행장 개설 후 근 60년 만에 민간이 함께 사용하는 공용공항으로 재탄생한 이바라키공항은 군사 전용공항이라는 약점을 극복하며 코로나19의 위기 속에서도 지자체들의 각종 지원 등 경쟁력 강화를 통해 다목적 공용공항으로 맞춤형 전환점을 마련해 나가고 있다.
‘공항을 관광콘텐츠’로 만들어 이용객 증가 전환점 마련…해안ㆍ골프ㆍ건강 ‘3박자 관광’ 경기부양 주도
32시 10정 2촌 지자체들 ‘공항이 살아야 지역도 산다’ 관광활성화 정책 지원 공동 참여 경쟁력 ‘업’
발상 전환이 돌파구 찾아
이바라키공항은 수도 도쿄의 하네다와 나리타국제공항을 대체하는 3번째 수도권 관문공항으로 도쿄에서 직선거리로 80km로 가까운 데다, 바로 인접한 도치현과 군마현을 포함해 북관동 3현 간토지방의 700만명과 수도권 1,800만명 등 2,500만명을 배후 인구로 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배후 인구들은 여전히 하네다와 나리타국제공항을 이용하면서 이바라키공항은 당초 기대와 달리 빠른 성장세를 보이지 못하며 점진적인 상승 추세를 보이다, 2019년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으며 최악의 위기에 몰렸었다.
이에 이바라키현은 현청 소재지인 미토시를 포함해 32시 10정 2촌 등 각 지자체들이 ‘일단 이바라키에 손님들이 오게 만들자’는 관광객 유치에 공감대를 갖고 적극적인 지원에 나섰다. 이는 지자체 간의 보이지 않은 경쟁 속에서도 더 큰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국내외 관광객 유치가 급선무라는 실속 있는 명분으로 작용하며 경쟁력 강화로 이어졌다.
특히, 이바라키현은 세계적인 장수식품으로 불리는 낫토의 주 생산지이자, 일본 3대 정원, 낙산을 비롯한 우리나라 동해안 해변과 엇비슷한 해안가를 관광자원화한 히타치국영해안공원 등을 관광상품으로 내놓으며 관광객 유치에 열을 올렸다. 무엇보다 이바라키공항 활성화를 위해서는 ‘공항 자체를 개방형으로 전환해 자주 찾을 수 있는 곳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발상의 전환이 그동안 부진했던 관광산업화에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게 된다.
이바라키공항 내에는 과거 사용하던 전투기를 설치해 이용객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공항에 머물며 힐링하도록”
이바라키공항은 기존의 군사공항에 민간여객기가 활발하게 운영되면서 세계적으로도 보기 드문 개방형 공항 시스템을 운영하며 공항을 찾는 것만으로도 관광콘텐츠라는 개념을 도입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견인하고 있다.
국제선과 국내선 입ㆍ출국장 모두 1층에서 가능해 이동시간을 대폭 단축했고, 작은 공항 규모에도 불구하고 비행기가 스스로 인-아웃을 할 수 있도록 자주식 저비용 핸들링을 실현해 운영하고 있으며, 승객들이 비바람에 노출되지 않고 탑승하는 에이프런 루프를 설치,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특히, 이바라키공항은 이ㆍ착륙하는 모든 비행기를 직접 볼 수 있도록 개방형으로 운영하면서 공항 자체를 하나의 관광상품으로 승화시켜 나가고 있다. 이와 관련, 지난 10일 찾은 이바라키공항은 무료 주차장을 지나면 항공자위대가 쓰던 F-4이글 전투기 2대를 전시해 공항 이용객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었으며, 무엇보다 1.5층으로 조성한 식당가에서는 카페처럼 비행기 이ㆍ착륙을 실시간으로 감상할 수 있도록 조망 유리를 설치했다.
더욱이 비행기가 이륙하는 시간이면, 공항 이용객들은 카페의 야외 테라스로 나와 탑승객들이 에이프런 루프를 통해 탑승하는 모습부터 이륙하는 광경까지 직접 보며, 기념사진도 촬영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처럼 이바라키공항은 코로나19를 기점으로 개방형 공항 시스템을 강화하면서 평일에도 주차장에 1천대 이상의 차량들이 주차하는 등 공항 활성화 전환점을 맞고 있다.
이바라키현 항공대책과 관계자는 “우리 이바라키공항은 아주 자연스러운 동선으로 주차하면서부터 공항 이용이 시작되기 때문에 이용객들의 만족도가 높다”며 “현재 중국 노선이 운휴상태에 있긴 하지만 조만간 운항이 시작되면 국제선과 국내선 모두 왕성한 실적을 넘어 역대 최대 규모로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통역을 맡은 조진형 씨가 히타치국영해안공원을 소개하고 있다. 이곳이 인기 관광지로 각광받고 있다.
이용객 증가, 관광산업에 활력
이바라키공항이 개방형으로 전환되자, 공항 이용객 수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 개항 당시인 2010년 78만9천명이던 방문자 수는 2012년 120만4천명으로 껑충 뛰었고, 2014년 143만명에서 2018년 155만2천명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코로나19 발생 여파로 2020년 51만5천명으로 다시 바닥을 보이던 공항 이용객 수는 렌터카 할인과 골프장 홍보 등 다양한 이벤트에 힘입어 2022년 117만4천명으로 회복된 후 지난해 136만1천명으로 평균 이용객 수를 뛰어넘으면서 활성화 추세를 뒷받침하고 있다.
이바라키공항 이용객 수 증가는 침체된 지역경기 부양에 도움을 주며 관광산업에도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이바라키현의 최대 해안관광지인 히타치국영해안공원은 놀이기구를 포함해 해안과 숲을 다채롭게 즐길 수 있는 힐링장소로 각광받고 있으며, 공항 활성화에 따라 1박 2일 코스로 찾는 관광객들이 증가하고 있다. 또 일본 3대 정원인 카이라쿠엔은 매화축제가 열릴 정도로 잘 가꿔진 풍경에다, 도심 속 사찰과 연계한 배산임수의 지리적으로 뛰어난 풍광이 해외 관광객들의 관광상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일본의 3대 정원으로 불리는 카이라쿠엔이 최근 국내외 관광객들의 주요 관광명소로 자리잡고 있다.
이렇다 보니, 최근에는 엔저 현상 지속화에 따라 현 내의 주요 골프장을 찾는 관광객들이 2박 3일이나 3박 4일 코스로 이바라키현 관광에 나서는 추세가 이어져 코로나19 후 침체된 지역경기가 점차 되살아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바라키현의 소재지인 미토시와 쓰쿠바시 등 주요 거점도시들은 이바라키공항 활성화에 발맞춰 골프장 관광홍보에 주력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 관광객들을 위한 한국어 서비스도 관광시설은 물론 식당가에도 갖춰 놓을 정도로 적극적인 수용 태세를 구축하고 있다.
이바라키현 관계자는 “코로나19 후 여러 분야에서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지만, 이바라키공항이 점차 살아나면서 지역경기도 좋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각 지자체와 협의를 더욱 강화해 공항 활성화는 물론 지역경제도 활발하게 나아지도록 특색 있는 정책 실행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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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바라키공항지 관계자 인터뷰
“특색 있는 맞춤형 공항이 경쟁력”
지자체 정책지원ㆍ골프장 관광상품 강화 필요
이바라키현과 공항 관계자들이 주요 특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공항관리영업소 켄니치 이시카와 부소장은 “이바라키공항은 정말 시작부터 어려운 과정의 연속이었지만, 가장 중요한 특색 있는 공항 시스템 구축이 잘 진행되면서 현재 좋은 운영 상황을 이어나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바라키공항이 이용객들부터 사랑받는 이유는 개방성이 높다는 점이며, 작지만 단순한 쉽게 찾을 수 있는 심플한 동선을 구성한 데다, 무엇보다 비행기 이ㆍ착륙을 자유롭게 볼 수 있다는 점이 작용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특히, 켄지 모기 부소장은 “이바라키현을 비롯해 공항을 거점으로 하는 각 지자체들의 적극적인 활성화 정책 지원 참여가 큰 힘이 되고 있다”며 “공항이 살아야 각 지자체의 지역경기도 활성화된다는 명제가 잘 맞아떨어지고 있다”고 피력했다.
이들은 “앞으로 이바라키공항이 확실하게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지자체들의 정책지원과 함께 골프장 연계 관광상품 개발과 대내외 홍보 강화가 필요하다”며 “현재 추세를 잘 분석해 이웃 나라들과의 항공 교류 활성화를 꾀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주현 기자 joo69523@hanmail.net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아 취재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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