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이바라키공항에서 스카이마크 여객기가 승객들을 태우며 이륙 준비를 하고 있다.
2010년 개항 후 초기 수요예측 빗나가 골머리…‘수도권 탑승객 모시기’ 전략적 정책ㆍ지원 주효
코로나 최대 위기 극복하며 빠른 대응책 마련해 국내선ㆍ국제선 운항 횟수ㆍ탑승객 증가 회복세
일본의 수도인 도쿄에서 북동쪽으로 80km 떨어진 이바라키현 오미타마시에 위치한 이바라키국제공항은 지난 2010년 3월 11일 개항한 지방공항이다.
당시 일본 정부는 지진 등 자연재해에 대비해 도쿄의 하네다와 나리타 두 국제공항이 위기 상황에 봉착할 경우, 이에 대응해 항공자위대의 햐쿠리비행장을 민간과 함께 사용하도록 지정하고 군사용 활주로 서쪽에 새 활주로와 터미널을 짓기 시작했고, 2010년 정식 개항하게 됐다.
이에 따라 이바라키공항은 일본에서 수도권과 가장 가까운 지방공항으로 수도권 대체 공항 역할까지 수행하고 있으며, 착륙료 역시 하네다와 나리타국제공항에 비해 30% 이상 저렴해 ‘저비용공항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현재 이바라키공항은 항공기가 스스로 주행해 승객들을 탑승시키는 자주식으로 운영하고 있는 가운데 무엇보다 작은 규모에도 불구하고 출ㆍ도착 모두 1층에 위치한 효율적인 터미널을 유지하는 맞춤형 특징을 장점으로 지니고 있다.
이바라키공항 내 기념품점에 한국인들을 위한 한글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지역 특색 살리며 제2 도약 맞아
올해로 개항 14년째를 맞고 있는 이바라키공항은 개항 초기 부진에 이어 코로나19의 최대 위기 속에서도 수도권 대체공항이자, 일본에서 5번째로 많은 골프장을 보유하는 등 특색 있는 장점과 주변 지자체들의 적극적인 지원 참여에 힘입어 제2의 도약기를 맞고 있다.
개항 당시 일본 국토교통성은 이바라키국제공항이 개항하면 수도권과 멀지 않아 하네다와 나리타국제공항의 분산 효과 등을 통해 연간 80만여명, 개항 5년 후면 100만명이 이용할 것으로 예측했었지만, 개항 첫해 20만3,070명, 이듬해 역시 29만3,203명의 다소 저조한 실적을 보였었다.
이에 일본의 주요 언론들은 이바라키공항을 공공 예산의 전형적인 낭비 사례라고 비판했고, 일본 정부는 이바라키 공항을 끝으로 ‘더 이상 일본에 공항은 없다’라고 선언할 정도로 이 공항을 바라보는 시선은 싸늘했다.
하지만 이바라키현을 비롯해 오미타시, 미토시 등 이바라키공항과 직ㆍ간접적인 연관성을 지니고 있는 지자체들은 ‘우선 여행객들을 이바라키에 오게 만들자’는 슬로건을 내걸고 공항 살리기 자발적 협업 프로젝트를 실행에 옮겼다.
이에 따라 일본 내국인 관광객 유치를 목표로 이바라키 공항 내 3,600석 규모의 주차장을 무료로 개방해 주변 지역의 관광 활성화를 꾀했고, 이바라키공항 이용객들에게는 공항에서 도쿄역까지 500엔(약 5,000원)에 이용할 수 있는 셔틀버스를 제공했으며, ‘1일 1,000엔 렌터카’ 이벤트도 진행하는 등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공항 이용객 수는 2012년 40만8,139명, 2014년 53만8,215명에 이어 2016년 61만2,316명, 2019년에는 77만6,002명 등 여객 수요가 갈수록 증가추세를 기록하며 안정화 궤도에 올랐다.
특히, 이바라키공항 살리기 프로젝트와 연계한 각종 편의증진 이벤트가 이바라키현을 중심으로 각 지자체의 맞춤형으로 시행되면서 중국과 대만 정기노선도 개설돼 지난 2013년 국제선 탑승객 수가 10만178명을 기록한 데 이어 2015년 15만650명, 2018년 16만5,549명으로 급성장세를 보였다.
하지만 2019년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발생하면서 이듬해인 2020년 전체 탑승객 수 20만8,570명, 2021년 27만9,745명 등 다시 감소세로 전환하는 등 최대 위기를 맞은 이바라키공항은 여객 수요가 2010년 개항 당시로 추락하는 듯했으나, 이바라키현이 일본 내국인들의 관광지와 우리나라를 비롯한 해외 관광객들의 골프관광지로 인기를 끌면서 2022년 59만6,536명, 지난해 74만8,389명으로 다시 회복세를 보이며 개항 후 역대 3번째로 많은 이용객 수를 기록하면서 공항은 물론 지역경제 활성화까지 견인하고 있다.
이바라키공항은 출국과 도착 모두 1층에서 간편한 수속 절차로 통과할 수 있어 호응을 얻고 있다.
“효율성ㆍ가성비 높은 맞춤형 지방공항”
이처럼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았던 이바라키공항이 다른 지방공항에 비해 비교적 빠르게 전화위복의 전환점을 만들어낼 수 있었던 것은 ‘국제공항이 살아야 지역과 경제도 산다’는 이바라키현과 그 주변 지자체들의 간절함과 연계한 관광활성화 후속 대책들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이바라키현은 코로나19가 창궐한 시기에 하네다와 나라타 등 주요 공항만 제한적으로 운항한 최악의 상황에서도 국내선 수요 회복을 위해 2500엔(약 2만4000원)의 저렴한 항공권을 판매해 수요를 창출했고, 국제선 운항 재개에 대비한 공항 조업사와 세관ㆍ출입국ㆍ검역 등 CIQ 관계기관과의 협력관계를 유지해 나갔다.
특히, 이바라키공항과 가장 가까운 우리나라의 저비용항공사 유치를 위한 치밀한 사전 대응 준비도 공항 정상화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뤄내는 데 큰 역할을 해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바라키현은 단거리 국제선 활성화를 위해 직원들과 전문가 등으로 이뤄진 대규모 전략부서를 구성해 다양한 여행콘텐츠 제작과 편의증진 관광정책 제안 등 후속 대책을 입안하는 동시에 한국의 저비용항공사와 관광객 유치에 공을 들였다.
그 결과, 지난 2018년 이스타항공에 이어 지난해 3월에는 진에어가 주 3회 인천∼이바라키 노선에 부정기 전세기를 운행하며, 코로나19 후 본격적인 국제선 회복의 신호탄을 올렸고, 당시 이바라키현의 지역신문에 우리나라와의 항공 교류가 대서특필되기도 했다.
이바라키현 관계자는 “우리공항이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정말 위기를 맞았었는데, 이를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현과 각 지자체들의 끈질긴 노력에 더해 미래에 대비한 사전 전략이 잘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라며 “무엇보다 우리 현이 일본 내에서 가장 많은 골프장이 운영되고 있는 점을 잘 활용해 국내 수요를 창출하면서 현재는 효율성이 높은 공항으로 미래 수요에 차분하게 대응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총 3,600대를 주차할 수 있는 이바라키공항 주차장이 평일에도 가득차 있을 정도로 공항 이용객들이 많이 찾고 있다.
현재 이바라키국제공항은 대만 타이베이 국제선과 일본 국내선 삿포르ㆍ후쿠오카ㆍ고베ㆍ나하ㆍ미아코 등 7개 노선이 활발하게 운항되고 있다. 이 가운데 스카이마크 항공사가 운항하는 국내선은 매일 왕복 14∼18편이 일본 주요 도시를 오가고 있으며, 시모지 섬을 운항하는 미아코 노선은 최근 제주국제공항처럼 환승을 통해 오갈 정도로 인기노선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바라키공항의 장점으로 꼽히는 연계 교통체계는 버스와 택시로 공항 이용객들이면 누구나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데다, 한국어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김주현 기자 joo6952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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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바라키공항 전담공무원 인터뷰
“이용객 편의 중심 공항설계 으뜸”
일본 도쿄와 간토지방 연결 관문역할 최적
이바라키현 공무원들이 이바라키공항 현황 등을 설명하고 있다.
지난 10일 이바리키공항 2층 사무실에서 만난 이바라키현 공항대책과 공무원들은 이바라키공항 활성화를 위해 다년간 영업전략을 전담하며 공항 활성화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들은 “이바라키공항은 우리현을 수도인 도쿄는 물론 인근 도치기현과 군마현 등 간토지방을 연결하는 관문”이라며 “앞으로 제2 수도권 공항으로 도약할 수 있는 중요 거점 역할을 해내기 위한 다양한 대책들을 현실에 맞게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바라키공항은 1층에서 모든 출ㆍ도착이 가능하도록 이용객 편의 중심으로 동선을 설계했고, 견인하지 않고 자주식에 의한 여객기 이ㆍ착륙이 가능한 데다, 트랩에 의한 탑승 편의를 위해 에어프런트 루트를 설치해 이용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바라키공항을 방문하면 현 내는 물론이고 다른 지역들도 다양하게 둘러볼 수 있고, 무엇보다 여객기와 공항 이용료가 저렴해 선호도가 높다”며 “앞으로 중국을 비롯한 국제선 다변화에도 주력할 예정이고, 가장 가까운 이웃인 한국과의 항공 교류가 이어지기를 희망한다”고 기원했다.
김주현 기자 joo69523@hanmail.net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아 취재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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