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끝서점 전경, 작은액자와 출입문의 레터링이 북끝서점이 어떠한 공간인지 말해 주는 듯 하다.
7번국도를 따라 고성군 교암으로 이어지는 양방향으로 1차선씩만 존재하는 좁은 도로 옆, 작지만 양옆으로 긴 파란 지붕의 유난히 심플한 흰색 건물이 하나 있다.
건물 앞 의자 위 액자에 손글씨로 쓴 ‘북끝서점’이라 적힌 종이와 출입문에 붙여진 ‘북끝서점’ 레터링이 이곳이 서점임을 알려주는 유일하고 작은 단서들이다.
김상아 대표가 운영하는 ‘북끝서점’은 여름 성수기를 제외하면 한적할 것만 같은 마을 고성군 토성면 교암리에 위치한 이제 2년이 되어가는 작은 서점이다.
서점은 최북단 고성에 위치하기에 ‘북끝서점’이란 이름으로 시작한 것도 맞지만, 책방 앞 유리문에 ‘책의 끝에서 당신을 기다립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것처럼 김 대표는 ‘책의 끝’이라는 다른 뜻이 있으며, 방문객들이 이곳 책이 마음에 들어 끝까지 읽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서점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책방지기 김 대표는 가끔 신문이나 잡지에 실리는 글을 쓰기도 하는 아이를 둔 주부이다.
그는 교암에 대해 “시내 중심으로 보면 교암이 외진 곳이지만, 교암은 사실 예전부터 밥때가 되면 현지인들이 식사를 하러 오는, 작게나마 붐비는 곳”이라며, 교암에 자리 잡게 된 연유에 대해 “단순히 아이 학교와 가까워서”라고 말했다.
북끝서점 내부 모습.
김 대표는 어떤 방향성과 콘셉트를 가지고 서점을 시작한 것은 아니지만 ‘나만의 서재가 있으면 이렇게 꾸려야겠다’라는 생각으로 책방을 운영해 왔다고 한다.
“처음에는 오직 저만의 취향으로 책을 입고했지만, 이곳에 찾아오시는 분들의 취향을 알고부터는 제 취향, 손님 취향의 책을 반반으로 해서 책을 입고합니다. 책방을 찾는 분들은 휴식과 위로를 원하는 책을 많이 찾으십니다. 그리고 대형서점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책들을 찾으시죠. 그런 손님들의 취향을 한껏 반영해 책방을 꾸리고 있습니다”
서점의 특성상 김 대표는 “이곳을 찾는 손님들은 북끝서점에서만 발견할 수 있는 뜻밖의 책을 기대하며 방문하는 것 같다”며, “너무 가벼운 책보다는 글에서 생활력이 느껴지는 책들을 입고하는 편”이라고 한다.
서점에는 앉아서 책을 볼 수 있는 테이블 두 개와 야외테이블이 하나 있다. 북카페처럼 음료와 커피를 판매하고 있지만, 북끝서점이 여유를 가지고 책과 공간을 즐길 수 있는 장소라는 것에 주안점을 둔 만큼 카페에 중점을 두고 방문하면 실망할 수 있다고 김 대표는 귀띔했다.
“북끝서점은 일부러 찾아오시기에는 기대한 것보다 더 작은 공간일 겁니다. 북적북적한 서점도 좋겠지만 타인을 위해 목소리를 소곤소곤해주시면 서로 책에 몰입할 수 있는 기쁨이 더 높아질 것 같아요. 손님들이 책을 보며 서로 생각을 공유하고, 책방이 웃음소리로 채워질 때 책방지기로서 참 뿌듯합니다.”
북끝서점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까지 운영하며, 매주 일ㆍ월요일은 정기휴무다.
임천식 인턴기자 limcun3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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