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산악인의 문 선양위원회 위원들이 지난달 28일 산악인의 문 앞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안중국·심지애·방순미·유현재·김정보·김규영·최창득 위원.
설악산 산악인의문 선양위원회(이하 선양위)가 지난달 8일 발족했다. 이는 그간 ‘산악인의 문’ 관리를 맡아오던 설악산악연맹 자문위원회가 작년 말 해체된 데 따른 것이다.
최창득 선양위 간사는 “유창서 고문 등 속초지역 원로 산악인들이 뜻깊은 추모 공간을 좀더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널리 알릴 필요성을 절감해 선양위를 발족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선양위는 4명의 고문과 7명의 위원으로 구성됐으며, 대다수 사안은 만장일치 의결을 원칙으로 하기에 별도의 위원장은 두지 않기로 했다.
선양위는 발족과 더불어 ‘산악인의문 선양위원회’ 홈페이지를 개설했다. 홈페이지에는 산악인의 문의 역사를 비롯해 설악산 주요 조난사고 및 눈사태 사고, 산악인의 문의 건립 주역인 고 이기섭 박사 약력과 사진 등을 실었고, ‘온라인 추모’ 란을 두어 누구든 온라인으로나마 산악 영령이나 설악산에서 목숨을 잃은 산우를 추모할 수 있게 했다.
속초시 설악산 소공원 가운데에 위치한 산악인의 문은 1993년 건립 이래 설악산을 찾는 산악인이라면 누구나 들렀다 가는 참배 장소다. 1969년 2월 죽음의 계곡 10동지 조난사고를 비롯해 설악산에서 산악인 조난사고가 연속해 발생하자 고 이기섭 박사를 비롯한 속초지역 산악인들이 뜻을 모아 산악사고로 숨진 산악인들을 추모하기 위해 1993년에 건립했다.
현재 산악인의 문 성역 내 ‘고 조난산악인’ 합동 위패엔 죽음의 계곡 10동지를 비롯해 1968년 탕수골 사망 가톨릭의대산악부 7명, 1976년 에베레스트 원정 대비 훈련 중 조난 사망한 대한산악연맹 대원 3명, 한국 여성 최초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 등정 산악인 고 지현옥 등의 이름이 올라 있다. 선양위는 앞으로 한국 산악사상 뛰어난 업적을 남긴 산악인들을 엄선, 추가로 모실 계획이다.
현재 국내 산악인 추모 공간은 서울 북한산 도선사 위 속칭 무당골 산악인추모탑과 설악산 산악인의 문, 두 곳뿐이다. 선양위는 설악산 산악인의 문이 2008년에 건립된 서울 산악인추모탑보다 15년 앞선 한국 최초의 산악인 추모 성역임에도 불구하고 속초시 문화관광 명소 소개에서 빠져 있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최창득 간사는 “유럽 알프스 최고의 집단시설지구 샤모니의 산악인 공동묘지는 단순한 묘역이 아니라 국제적인 명소가 된 지 오래”라며 “산악인의 문이 전 국민이 찾는 명소가 되면 침체된 설악동의 상권 활성화에도 다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선양위는 정식 조직이 되기 전부터 산악인 아보리스트(Arborist, 수목관리사) 김병모 팀의 도움을 받아 산악인의 문 옆에 오래도록 방치돼 있던 아름드리 위험 고사목을 제거하는 등 철 따라 정화 작업에 힘써 왔다. 조만간 문 입구에 영문 안내판도 설치하는 한편, 설악산의 등반 및 조난 기록, 설악산에서의 조난 회피법, 약초꾼 이야기 등을 정리해 소책자로 묶거나 홈피에 게재하는 등 산악인의 문을 명실상부한 설악산의 상징으로 가꾸어갈 계획이다.
<설악산 산악인의문 선양위원회 고문 및 위원>
△고문 : 유창서(적십자설악산구조대 초대 대장·전 권금성 산장 대표), 손명철(전 설악산악연맹자문위원 회장·전 동우대학교산악부 지도교수), 이무(전 설악산악연맹 회장·전 설악산악연맹 자문위원회 회장), 박영규(전 설악산악연맹 회장·전 한국산악회설악산구조대 대장).
△위원(간사) : 최창득(동우전문대산악부 자문위원·전 설악산악연맹자문위원회 사무국장), 안중국(전 월간 산 편집장), 김규영(설악산악연맹 창립 회원), 방순미(양양군산악연맹 초대 회장), 유현재(전 설악산악연맹 회장·속초시산악연맹 초대 회장), 김정보(속초시산악연맹 회장), 심지애(전 설뫼알파인클럽 회장). <연락처 : 산악인의문선양위원회 간사 최창득 outdoor@h anmail.net>
장재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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