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람 교사가 올해 입학한 신입생들과 입학식 기념사진을 찍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기아람 교사
“우리 선생님은 항상 다정한 모습으로 대해주고 어려울 때마다 도움을 주는 정말이지 저한테 몇 안 되는 ‘찐친’이에요.”
올해부터 양양초등학교 1학년 담임을 맡고 있는 기아람(34) 교사는 학생들에게 ‘친구 같은 선생님’으로 불린다. 등굣길이나 하굣길에 기 교사를 보면 학생들은 어김없이 뛰어와 “선생님”이라고 먼저 인사를 건넬 정도로 허물없이 지내며 사제 간의 돈독한 정을 쌓아가고 있다.
지난해 9월 처음으로 양양초등학교에 부임한 그는 4학년 3반을 맡아 17명의 학생들을 가르치며 그토록 바라왔던 정식 교사로 교단에 첫발을 내디뎠다.
어릴 적부터 교사가 꿈이었던 기 교사는 항상 제자들과 함께 즐겁고 재미난 마음으로 수업을 진행했고 학생들이 좋아하는 실습실에서는 만들기로 서로를 알아가며 ‘우정의 꽃’을 활짝 피웠다.
특히, 아이들이 좋아하는 음식과 팝콘도 함께 만들면서 소통은 더 깊어졌고, 그래서 4학년 3반은 언제나 웃음꽃이 피는 교실로 떠들썩했다.
“저는 언제나 봐도 순수한 우리 아이들의 눈망울이 정말 예쁘고 좋아요. 항상 너희들은 소중한 존재고 그렇기 때문에 모든 생활 속에서 자존감을 갖는 게 중요하다고 얘기해요.”
기 교사의 이런 교육 열정은 방학 중에도 이어져, 지난해 겨울방학에는 시간을 내 학생들과 함께 미처 학기 중에 못 한 공부도 하고 체험 활동도 하면서 학부모들로부터 호평을 받기도 했다.
지난해 기 교사가 담임을 맡아 가르친 4학년 3반 아이들이 교실에서 즐거운 포즈를 취했다.
겨울방학도 아이들과 함께 보내
다소 늦게 교단에 선 기아람 교사는 서울이 고향으로 어릴 적부터 교사가 꿈이었다. 청주대 중어중문학과를 졸업하고 외교부 산하 동포청과 법무부 산하 서울시연구원에서 잠시 근무했던 그는 아이들을 가르치고 싶다는 오랜 소망을 이루기 위해 다시 청주교대에 입학해 졸업한 특별한 사연을 지니고 있다.
워낙 아이들을 좋아했던 기 교사는 대학에 다닐 때도 베이비박스 봉사활동을 비롯해 지역아동센터 아이들 돌봄, 검정고시 지원을 위한 무궁화 야간학교 교사로 활동하며 아이들과 어르신들이 배움을 잇도록 열정을 다해 가르쳤다.
“대학이나 직장에 다니면서도 가르치는 일을 병행했지만, 매일 아이들과 함께하고 싶다는 꿈을 버리지 못해 교대를 선택하게 됐어요. 정말이지 아이들과 함께하는 지금 이 시간들이 행복해요.”
서울 신림초등학교에서 기간제 교사로 잠시 근무했던 기 교사는 평소 한적한 시골 학교 마당에서 아이들과 뛰어노는 로망을 이루기 위해 양양초등학교 근무를 지원해 지난해 9월 첫 정식 교사로 발령받았다.
처음 부임한 양양초등학교 4학년 3반 아이들과 첫인사를 나누면서 마주한 눈망울은 그에게는 영원히 잊지 못할 순간이었다.
그렇게 초등학교 교사의 꿈을 이뤄낸 기 교사는 첫 담임을 맡은 아이들과 격의 없이 지내며 친구처럼, 때론 큰이모나 누나ㆍ언니처럼 정겹게 이야기를 꽃피우는 즐거운 학급을 만들어 갔다.
이처럼 눈높이에 맞는 수업 방식과 방과 후 공유 시간까지 기아람 교사가 함께 하자, 4학년 3반 아이들은 물론 부모들도 놀라운 변화를 맞게 된다.
아이들 한명 한명의 특성을 모두 파악해 맞춤형으로 관리하는 데다, 방과 후는 물론 가정에서의 생활까지도 부모들과 기탄없는 대화로 풀어나가면서 기 교사는 ‘천상 선생님’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더욱이 긴 겨울방학 동안 아이들과 잠시 헤어지는 것조차 아쉬움이 크다는 생각에 그는 건강하게 함께 방학을 보낼 수 있도록 특별 프로그램을 마련해 알찬 방학을 보내면서 학부모들로부터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개교 100년도 훨씬 넘은 전통을 지닌 양양초등학교에서 아이들과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어 정말 감사하고 즐거워요. 선생님들 모두 우리 아이들이 어떻게 하면 더 잘 성장할 수 있는 지 고민하면서 열정적으로 가르치는 모습에 저도 많이 배우고 있어요.”
기아람 교사는 갈수록 교권을 둘러싼 갈등이 끊이지 않지만, 누구보다 먼저 손을 내밀고 아이들과 학부모의 입장에서 한 번 더 함께 생각하고 고민하면 상생의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성심성의껏 학생들을 돌보고 있다.
평생 교단에서 전인교육을 실천하고 있는 양양초등학교 김동수 교장도 기 교사의 이 같은 열정에 보이지 않게 도움을 주며 협업을 통한 작은 학교 시너지 더하기에 힘을 보태고 있다. 김주현 기자
학생들이 즐거운 표정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아이들과 보내는 하루가 즐거워”
‘아이들이 행복해하고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 삶이 즐겁다’는 기아람 교사는 올해 다들 맡기를 꺼리는 1학년 담임을 자청해 즐거운 교실을 만들어 가고 있다.
1학년 새내기들이 학교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지도하는 동시에 학부모들과도 소통을 강화해 맞춤형 관리에 나서면서 아이들도 금새 기 교사와 친해져 학급 분위기는 행복감으로 가득하다.
‘가르치는 아이들이 있는 한 매일이 행복하다’는 그는 “양양에서 우리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다는 자체로 정말 행복하고 즐겁다”며 “매일 어떻게 하면 더 즐거운 시간들을 보낼 수 있을지 항상 연구한다”고 미소를 지었다.
‘다 잘 될꺼야!’를 입에 달고 살 정도로 긍정 마인드가 최고인 기아람 교사는 편견과 선입견이 먼저 앞서는 각박함 속에서도 가르치는 아이들 한명 한명을 동등한 입장에서 존중하며 내일은 어떤 재미난 일로 함께 할 것인지를 생각하는 ‘행복한 고민’에 하루가 즐겁기만 하다.
김주현 기자 joo6952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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