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우리나라는 지속적인 저성장에 직면해 있고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초고령 사회로 접어들어 노인의료비 증가, 건강보험 필수의료체계 강화, 재산 기본공제 확대 등으로 건강보험 수입이 감소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건보 재정의 안정적인 확보는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이다.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불법개설 의료기관은 건보 재정 확보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어,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특별사법경찰 제도’ 도입을 통하여 보험재정 안정화를 추진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사무장병원(면대약국)은 ‘의료법’(‘약사법’)에 따른 의료기관(약국) 개설주체가 아닌 자(비의료인)가 의료기관(약국) 개설주체의 명의를 빌려 개설·운영하는 것으로, 불법적 환자유치, 과잉진료, 보험사기, 진료비 부당청구 등 위법 행위로 국민의 건강권을 침해하고, 선량한 의사(약사)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
지난 10여년 간(2010∼2023년) 사무장병원, 면대약국에 의한 건강보험 피해액은 3조4,000억원(하루 약 6억2천만원)에 달하는 등 건강보험 재정 누수의 핵심으로 지적되고 있다.
사무장병원(면대약국)으로 인한 재정누수 규모는 해마다 크게 증가하고 있으나 환수율은 2023년 10월 기준 6.79%에 불과하다. 특히 2019년 환수결정금액이 연간 규모로는 사상 최대인 1조원에 근접한 9,475억원으로 재정누수에 따른 국민의 부담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게 되었다.
현재 공단은 행정조사 경험자, 전직 수사관, 변호사 등 전문 인력 200여명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공단 조사자의 수사권이 없어 행정조사를 통한 서류 확인만으로 불법개설 자금흐름 추적과 불법개설 입증을 하는 데 한계에 봉착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 예로 불법기관을 적발하여도 사법기관에서 수사기간이 평균 11개월 소요되어 사무장병원(면대약국)으로 하여금 사해행위(재산을 빼돌리는 행위)를 통해 재산을 은닉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주고 있다.
특히, 불법 개설 기관인 사무장병원(면대약국)을 적발하여도 자금흐름을 알 수 없어 부당이득금환수율이 6.7%에 불과한 실정으로 특별사법경찰제도가 도입되면 조기에 자금흐름을 파악하여 건강보험 재정(연간 약 2,000억원)의 누수 차단 효과가 기대된다.
공단은 특별사법경찰 도입을 통하여 사무장병원(면대약국)에 대한 수사기간을 행정조사와 연동하여 3개월 이내로 단축해 수사 장기화 문제를 해결하고, 자금흐름을 조사하여 사해행위를 방지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불법개설 기관의 신규 진입 억제 및 자진 퇴출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재정 절감으로 의료계와 국민 모두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의료계에서는 특별사법경찰 제도가 도입되면 사무장병원(면대약국) 단속을 넘어 현지 조사에까지 남용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공단은 확실한 불법개설 혐의를 가진 사무장병원(면대약국)만을 집중 단속하도록 법령을 준수하고, 선량한 의료기관(약국)과 국민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안전한 관리체계를 조성해야 할 것이다.
국민의 보건향상을 위한 다양한 행정조사 경험과 빅데이터를 활용한 ‘불법개설 의심기관 분석시스템’을 구축하고 있고 전문 인력을 보유한 건강보험공단에 사무장병원(면대약국)에 대한 특별사법경찰 권한을 조속히 부여하지 못할 특별한 이유가 없음은 자명한 사실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충분한 조직역량과 다년간 다져온 경험과 노하우를 가진 기관이다. 외려 늦은 감이 든다. 조속한 법안 도입을 기대한다.
김종명
대한노인회 속초시지회장
[ⓒ 설악신문(www.sorak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