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양국제공항의 실질적인 활성화를 위해서는 여객과 화물 수송량을 늘릴 수 있는 안정적인 항공사 유지 운항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여객ㆍ화물 실적 전국 공항 중 최저…플라이강원 기업회생 여파 침체 이어져
화물터미널 특화사업 중장기 추진 전환점 모색…고속도로ㆍ철도ㆍ크루즈 등 활성화 연계
지난 2002년 개항한 양양국제공항은 모기지로 사용하던 플라이강원이 현재 기업회생 절차를 밟으면서 여객과 화물 수송이 전무한 상태다. 한국공항공사의 항공정보포탈시스템에 따르면 플라이강원이 회생을 신청한 지난해 5월부터 4월 현재까지 양양국제공항의 운영 통계는 53편이 운항해 여객 5,877명을 실어 날랐고, 화물량은 28톤에 그쳐 전국 공항 중에서 최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나고 사실상 엔데믹을 맞아 인천국제공항을 비롯해 전국 주요 공항들이 여객과 화물 수송에서 활황세를 보이는 것과 크게 대조를 보여 큰 우려를 낳고 있다.
‘텅 빈’ 국제공항으로 전락
한국공항공사 양양지사의 통계정보에 따르면 양양국제공항은 지난 2002년부터 지난해까지 국내선과 국제선을 포함해 모두 3만6,500편이 운항해 255만7,072명의 승객들을 날랐다. 국내선이 3만255편으로 대부분을 차지한 반면, 국제선은 6,245편 운항하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여객도 국내선 186만8,093명, 국제선은 68만8,979명이 이용했으며, 국내선은 대한항공이 지난 2002년과 2008년 두 차례, 아시아나는 2002년에만 단 한 차례 운항했다. 제주에어는 2006년∼2007년, 2020년 세 차례에 걸쳐 김포와 김해 두 노선을 오갔으며, 티웨이항공과 이스타항공 등이 김해와 광주노선을 운항했다. 다만, 소형항공기로 출범한 코리아익스프레스에어가 2009년부터 2018년까지 김포, 김해, 광주, 무안, 제주까지 가장 오랜 기간 가장 많은 노선을 운항하다, 수요 부족 등을 이유로 더 이상 활로를 열지 못하고 문을 닫은 대신 지난 2019년 플라이강원이 양양국제공항을 모기지로 제주노선부터 본격적인 운항을 나섰다.
국제선은 지난 2002년 러시아 타쉬케트와 선덕을 시작으로 4개국 13개 노선, 2003년에는 3개국 9개 노선, 2004년 3개국 10개 노선으로 전세기 중심으로 운항이 시작돼 2008년에는 노르웨이와 독일 등 6개국 8개 도시로 확대한 후에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이어 2013년에 접어들면서 수요가 가장 많은 중국 노선이 대거 늘어나면서 2개국 8개 노선에서 2014년에는 2개국 25개 노선으로 급격하게 증가했다.
당시에는 진에어가 중국 주요 도시들을 오갔고, 평창동계올림픽이 열렸던 2018년에는 러시아, 일본, 베트남, 타이완, 필리핀 등 5개국 10개 노선으로 다변화를 이뤄내며 안정화를 유지했고, 2019년에도 6개국 9개 노선, 2020년 4개국 6개 노선으로 이어지던 국제선은 급기야 코로나19가 직격한 2020년 플라이강원이 필리핀 클락노선을 끝으로 중단한 후 지난 2023년 일상 회복에 발맞춰 국내선 제주·여수와 국제선 필리핀 클락과 베트남 하노이·호치민·타이완 타이베이·일본 나리타 등 동북아 4개국의 주요 도시의 운항에 들어가면서 양양국제공항 개항 이래 가장 많은 노선과 운항 횟수를 기록했다.
하지만 모기지 항공사인 플라이강원이 지난해 5월 지속된 경영악화 등을 이겨내지 못한 채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가면서 현재는 필리핀 전세기만 간헐적으로 오가는 ‘텅 빈 국제공항’으로 전락한 상태다.
안정적 운항 항공사 유지 필수
양양국제공항의 활성화 성패는 국내선과 국제선을 균형적으로 운항할 수 있는 모기지 항공사의 안정적 운영 여부가 관건이다. 현재 플라이강원이 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기는 하지만 지난 2022년 당시에는 국내 국제항공 중 항공 수요가 가장 낮은 불리한 여건 속에서도 대형항공사들은 물론 저가항공사들까지 떠난 자리를 지키며 중국 4개 도시 운수권 확보와 화물터미널 조성을 계획하는 등 중장기 비전을 제시했었다.
이와 관련, 플라이강원은 양양국제공항의 항공화물사업을 주도하며 기존 여객운송에서 화물운송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할 경우, 글로벌 항공화물운송지수인 TAC(홍콩-북미 노선 기준) 기준 운임이 1kg당 9.74달러로 전년 대비 약 1.9배나 상승할 수 있다는 통계와 함께 기대감을 갖고 전환점 마련에 나섰으나, 기업회생 절차가 늦어지면서 현재는 보류된 상태여서 당분간 화물운송사업 역시 불투명한 상황이다.
다만, 양양국제공항은 인-아웃바운드 수요가 크게 부족한 상황에서 모기지 항공사 운영이라는 기존의 틀을 벗어나 중장기적으로 모든 항공사의 운항을 장려하면서 화물터미널 특화사업을 정책적으로 추진하게 되면, 여객과 함께 활성화 전환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강원특별자치도의회는 지난 2022년 특별자치도지사가 양양국제공항 등 도내공항의 항공화물운송사업 육성을 위한 종합적인 시책을 시행하고, 예산 범위 내에서 운송사업자와 화주에 대해 재정지원을 하도록 항공화물운송사업에 따른 조례안을 의결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양양국제공항과 원주공항을 기반으로 항공화물운송 시스템을 구축하고 도내에서 생산되는 공산품, 의료기기, 신선 농산물 등의 수출공급망이 확보되고 항공화물운송 거점 마련을 통해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견인하는 동시에 연간 20만톤의 화물을 처리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1,200여명의 고용창출과 2,000여명의 인구유입, 연간 5만톤 이상의 도내 농수산물 수출 효과도 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 같은 통계 전망의 전제 조건에는 모기지처럼 양양국제공항을 활발하게 운항할 수 있는 항공사 유지가 필수적이다. 이에 강원특별자치도도 최근 청주국제공항을 모기지로 삼지만 인천국제공항에 취항한 에어로K처럼 모기지인 양양국제공항 운항만을 고집하지 않는 ‘멀티모기지’를 도입하겠다는 의지를 보여 양양국제공항의 새로운 경쟁력 전환점 마련이 가능할지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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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교통 플러스 사업 연계 고려”
최승일 양양군 안전교통과장 인터뷰
최승일 양양군 안전교통과장은 “양양국제공항이 현재 암울한 상황이기는 하지만 서울양양고속도로 활성화와 동해북부선 개통, 설악산국립공원 오색케이블카 설치 등 강원특별자치도와 양양군의 핵심사업과 맞물리면 충분한 경쟁력을 지닐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최 과장은 “동해안의 주요 관광인프라 시설이 확충되고, 중국 시장이 점차 열리는 시점에 발맞춰 안정적인 항공사 운영이 바탕이 된다면, 여객에 더해 화물 수요까지 늘릴 수 있기 때문에 중장기 활성화 계획을 구상하고 있다”며 “이 같은 구상을 구현하기 위해 울릉도 뱃길을 포함해 육상과 해상, 철도 등 주요 교통 인프라 사업을 입체적으로 연결하는 스마트 교통 플러스 사업도 연계 추진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주현 기자 joo69523@hanmail.net
김주현 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아 취재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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