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철도공단이 지하 터널로 설계하는 동해북부선 제5공구 양양구간의 토지편입을 두고 논란을 빚고 있다.
동해북부선 제5공구 양양구간 중 지하로 설계되는 노선의 토지 편입이 과도하게 설정될 것으로 계획되면서 토지소유주들이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국가철도공단은 최근 강릉∼제진 간 동해북부선 철도건설사업(3ㆍ5ㆍ7ㆍ8공구)의 실시계획(변경) 승인에 관한 이해관계인의 의견 청취 공고를 각 지자체장 명으로 발송하고 열람할 것을 알렸다.
이 가운데 양양읍 정손리(기정리)∼속초 노학동 10.951km에 해당하는 제5공구 양양구간은 지하로 설계가 이뤄지는 노선으로, 주민들은 당초 철도가 지하로 지나가는 부분만 국가철도공단이 편입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하지만 최근 이 구간의 토지소유주들이 양양군청 기획감사실에서 실시계획안을 열람하는 과정에서 국가철도공단이 지하노선에 따른 지상권이 설정된 것을 확인한 데다, 지하노선으로 편입하는 면적보다 많은 면적에 지상권이 설정될 것이라는 설명을 들었다.
강현면 하복리에 토지를 소유하고 있는 A씨는 “열람 공고문을 받고 문의한 결과, 소유 부지 600여평 중 지하노선으로 편입되는 것은 100여평에 불과하지만, 실제 600여평 모두에 지상권을 설정할 계획이라는 얘기를 듣고 깜짝 놀랐다”며 “지상으로 지나는 것도 아닌 지하 구간인데, 철도가 지나는 편입 면적만 지상권을 설정해야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반발했다.
이 구간의 지하 노선이 지나는 곳에 토지를 소유한 이들은 이 같은 계획이 알려지자, 지난 24일 국민신문고에 과도한 지상권 설정이라며 민원을 제기했다.
토지소유주 B씨는 국민신문고를 통해 “제 소유 토지가 지하 터널구간으로 편입됐다는 서류를 받고 양양군에 확인해보니, 607평 중 107평이 지하 50m 터널구간으로 확정돼 있었다”며 “보상과 관련해 문의한 결과, 매입보상이 아닌 구분지상권 사용으로 보상금도 적고 편입된 107평만이 아니라 해당 필지 전체 607평에 대해 구분지상권을 설정한다고 원칙적인 답변만 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B씨는 “너무 답답한 심정에 국민신문고에 민원을 올렸고, 터널이 한 번 생기면 계속 유지될 텐데 제 땅 전체에 지상권을 설정하면 개발행위 제한은 물론 등기부상에 평생 지상권이 설정된 상태로 유지되고 대출도 불가하다”며 “토지주들한테 통보도 없이 공청회는 이미 이뤄졌고, 법령만 앞세워 사유재산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이런 막무가내식 철도행정은 있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일부 토지소유주들은 지난 24일 이양수 국회의원실을 방문해 동해북부선 양양구간의 지하터널 면적의 과도한 편입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고 대응책 마련을 요청했다.
국가철도공단은 “현재 상황에서는 법령에 의거해 편입토지에 대한 열람을 진행하고 있다”며 “문제를 제기한 부분에 대해서는 국토교통부 등 관련 부처와 협의해 결과를 통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국가철도공단은 해당 구간을 지하터널로 설계해 환경문제를 최소화하는 대신 지하수 유출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었다.
김주현 기자 joo69523@hanmail.net
[ⓒ 설악신문(www.sorak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