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항 23년간 연평균 12만7천여명 이용 ‘저조’…여객 수요 예측 논란 최대 위기 직면
플라이강원 기업회생 불투명 어려움 가중…고속도로ㆍ철도ㆍ크루즈 연계 활성화 기대감
양양국제공항이 개항 후 최대 위기에 직면한 가운데 새로운 돌파구를 찾기 위한 다양한 방안들이 모색되고 있다.
양양국제공항은 지난 2002년 우리나라 최북단을 거점으로 동북아 글로벌 중심지로의 도약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개항한 후 올해로 23년째를 맞고 있지만 모기지로 사용하는 플라이강원이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기업회생을 진행하면서 현재 강원특별자치도와 설악권 관광활성화의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이번 호부터 ‘양양국제공항, 융복한 거점공한 다변화로 새 돌파구 찾자’란 기획취재를 7회에 걸쳐 연재해 양양국제공항의 지속 가능한 안정적 운영과 강원특별자치도의 융복합 거점공항으로서 실질적인 관광활성화를 위한 극복과제와 중·장기 맞춤형 발전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당초 양양국제공항에서 운항하는 국내·국제노선에 맞춰 기획했으나, 현재 운항이 중단돼 제주노선은 원주공항에서, 일본노선은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이바라키현의 지방공항을 취재한다.
지난 2002년 4월 8일 개항한 양양국제공항은 당시 주로 군사공항과 병행해 사용하던 강릉공항과 속초공항을 대체한 강원특별자치도 내 유일한 국제공항으로서 국내 관광 1번지로 불리는 설악권의 획기적인 관광산업화의 전환점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감을 모았다. 1997년 착공 후 2001년 완공한 양양국제공항은 개항 당시 여객은 물론 화물량도 낮을 것이라는 예측과 논란에 불구하고 지역균형발전과 향후 남북평화에 기여할 것이라는 중장기 비전을 목표로 운항이 이뤄졌다.
개항 직후 정부차원에서 배려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가 김포와 김해 노선을 운항했고, 제주에어도 후속으로 노선을 오갔지만, 예측대로 여객 수요가 늘어나지 않아 철수하기에 이른다. 이에 정부와 강원특별자치도는 지속적인 운영을 위해 임시방편으로 외국 항공사들의 전세기 운항을 지속하며, 간신히 그 기능을 유지해 왔다. 다만,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개최 당시에는 올림픽 공항으로 지정되면서 북한 원산까지 전세기가 오가며 최초 개항 목표였던 남북평화 기여와 글로벌 거점을 향한 동북아 전진기지 공항이라는 가능성은 엿볼 수 있었다는 평가다.
이어 2019년 양양국제공항을 모기지로 출범한 LCC(저비용항공사) 플라이강원이 우여곡절 끝에 힘겹게 이륙해 11월 제주와 필리핀노선을 운항했지만, 2020년 초 전 세계적으로 닥친 코로나19 여파로 운항을 멈춘 후 잠시 운항 재개에 나서다, 지속된 적자로 급기야 운항 중단과 함께 매각 추진에 이어 현재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가면서 양양국제공항은 개항 후 최대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엇갈리는 평가 속 활성화 안간힘
양양국제공항의 개항은 당시 항공업계로부터 근본적인 항공 수요 부족과 교차 관광 불확실성으로 인해 많은 걱정과 우려를 샀다. 설악권을 포함한 동해안 6개 시군의 항공 수요가 낮은 데다, 교차 관광 시스템도 안착하지 않은 상황에서 단기적인 공항 활성화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었다.
이를 뒷받침하듯, 양양국제공항의 지난해 5월까지 이용객 수는 255만여명으로 개항 후 연평균 12만7천여명 정도만이 공항을 이용해 당초 예견됐던 여객 수요 예측 논란이 현실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우리나라 최대 인구가 거주하는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과 가장 가까운 주말 관광지가 바로 설악권으로 당시 휴가 패턴 변화와 향후 동북아의 전진기지 공항이 필요하다는 정책적 판단은 현재도 유지되고 있기 때문에 양양국제공항의 존재 이유는 유효하다는 게 항공전문가들의 반론이기도 하다.
실제 플라이강원이 항공운항증명을 취득한 후 중국과의 관계가 유지될 당시에는 무비자 입국 등 중국인 관광객 유치를 통한 지방공항 활성화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 중장기 활성화 비전이 타당성을 얻고 있었다.
특히, 플라이강원이 지난해까지만 해도 중국 주요 도시 운수권 확보를 통한 전세기 운항 계획을 구체화했고, 국내선 제주노선과 국제선 일본·대만·필리핀을 운항하며 코로나 직격탄 후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해 가고 있었다. 또 강원특별자치도 역시 동해안의 글로벌화를 위해 양양국제공항 활성화가 시급하다는 판단에 따라 운항 장려금을 적극 지원했으며, 양양국제공항의 배후도시인 양양군도 어려운 가운데서도 양양국제공항의 안정적 운항을 목표로 적자 보전금 일부를 처음으로 지원하는 등 양양국제공항 살리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관광시설 확충 연계한 돌파구 모색
올해로 개항 23년을 맞은 양양국제공항이 국내 국제공항 중 항공 수요가 가장 적은 불리한 입지에도 불구하고 활로를 찾아야 하는 이유는 바로 글로벌화의 주요 SOC라는 점이다. 서울-양양고속도로 개통과 동해북부선·동서고속철도 동시 개통 예정, 동해안 교통망의 광역화 등 강원특별자치도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는데 양양국제공항의 기능과 역할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특히, 강원특별자치도 내에서 글로벌 거점을 견인하는 설악권은 양양군의 설악산 오색케이블카를 비롯해 동해북부선 역세권 개발사업, 속초시의 크루즈 활성화 사업 등 관광산업화를 원동력으로 삼고 있어, 양양국제공항의 활성화는 설악권의 글로벌화를 촉진하는 전환점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이에 따라 항공전문가들은 과거 수요 예측 논란을 딛고 군사전용 공항의 일부 활주로를 민간공항으로 활용해 골프관광과 연계하면서 다시 뜨고 있는 일본 이바라키현의 지방공항 사례를 차용하면, 양양국제공항의 새로운 활성화 돌파구를 열 수 있다는 의견을 제기해 주목받고 있다.
강원특별자치도와 양양군도 현재 양양국제공항의 암울한 상황을 타개하고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기 위해 주요 관광기반 시설 확충과 함께 국내 주요 항공사들과의 협의를 통한 운항 여부를 적극적으로 타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양양국제공항의 현주소는 설악권을 포함한 강원특별자치도의 글로벌 진행 상황과 맥을 같이 할 수 있다”며 “인천공항과 김포공항 등 수도권 공항의 대체공항이자, 각종 관광시설이 갖춰지고 있는 설악권의 메인공항으로서 양양국제공항의 실질적인 활성화 시점은 현재”라고 분석했다.
김주현 기자 joo69523@hanmail.net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아 취재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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