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 문어잡이 어민들은 지난 18~19일 속초시청 앞에서 집회를 열어 ‘낚시배 문어포획 전면 금지’ 조례 제정을 요구했다.
속초 문어잡이 어민들은 지난 18~19일 양일간 속초시청 앞에서 낚시배 문어 포획을 전면 금지하는 조례 제정을 촉구하며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속초 연승어업인과 낚시어선업자 간에 문어포획 분쟁이 10년 동안 지속되며 갈등이 해소되지 않자 속초시총연승연합회를 비롯해 선외기협회와 자망협회 어민들이 직접 행동에 나선 것이다.
이들은 “유어선 6척 때문에 문어만 잡는 약 100척의 연승 어민들의 생계가 위협받고 있다”며 며 “점점 문어 어획량이 줄어들고 있고 연간 평균 위판고를 2천만원도 못 올리고 있다”고 울분을 토했다. 특히 “대포쪽이 심각한데, 낚시배들이 체험객을 10명, 20명씩 태우고 한꺼번에 문어 낚시를 하면 낚시 도구들이 바닥에 걸리고 뜯겨서 구석구석에 처박힌다. 문어가 생존할 수 있는 공간이 없어진다”고 주장했다.
집회를 주관한 김정룡 속초시연승연합회장은 “고성만 해도 해안선 길이가 76km나 되어 낚시배와 연승 간 문어포획구역을 나누어도 문제가 없지만, 속초는 해안선이 21km밖에 안 된다. 낚시배는 문어 금어기에 44종의 다른 어종을 잡을 수 있지만 연승어선은 오직 전통방식으로 문어만 잡는데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140명 가량의 어민이 죽게 생겼는데 행정에서는 가만히 보고만 있어 답답하다. 특히 최근에 속초에 정착한 귀어인들의 생계가 제일 걱정”이라고 호소했다.
귀어한 지 6년째 됐다는 A씨는 “속초에 20명 정도가 귀어했는데 문어잡이를 하는 귀어인들이 한 10명 된다. 40대 초반인 귀어인들은 가족까지 데리고 와 남은 제2의 인생을 이곳에 맡긴 상태라 생존권 문제가 걸려 있다”며 “귀어인들이 안정적으로 어획고를 올려서 어촌 사회에 정착할 수 있으면 좋겠는데 이런 문제가 생겨서 저희도 앞장서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시는 낚시배 문어 포획을 전면 금지하는 조례 제정에 대해 “다수 반대 민원으로 조례안 상정이 철회됐던 전적이 있어 해당 조례 제정 시 과도한 행정적 제한 및 재산권 침해 문제가 우려된다”고 했다.
지난 2020년 한 도의원이 ‘강원도 낚시제한기준 설정에 관한 조례안’을 발의했으나, 해양수산부는 ‘문어 포획 전면금지는 과도한 제한’이라는 입장을 표명해 무산된 바 있다.
속초시 해양수산과는 “2022년부터 연승어업인과 낚시어업인 간의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17여 차례 이상 해당 어업인들과 간담회를 가졌으나 양쪽의 입장이 좁혀지지 않았다”며 “낚시도구, 영업구역 및 영업시간을 조율하는 방향으로 연승어업인, 낚시어업인과 재차 협의해 상호 간 상생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정채환 기자 gukyo1012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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