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원에는 배가 차다거나 수족냉증을 호소하며 내원하는 환자가 많다. 특히 겨울철이 되면 손끝, 발끝이 너무 차다 못해 아프다고 호소하는 환자들도 있다. 냉증이란 피부로 느끼는 한랭감으로 추위를 느끼지 않을 온도에서도 추위를 느끼는 것을 뜻한다. 냉증은 전신성과 국부성으로 나뉘며, 국부성으로 냉증이 잘 오는 부위는 허리, 발, 아랫배, 손, 무릎, 둔부, 머리 등이다. 심한 경우는 한여름에도 양말을 벗을 수가 없고, 배에는 보온대를 둘러야 할 정도인 경우도 있다.
현대의학에서는 레이노증후군이나 갑상선 기능 저하증 등의 질병으로 인한 경우가 아니면, 냉증을 병으로 생각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냉증이라는 병명도 없고, 단순히 자율신경실조로 인한 하나의 증상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 증상을 오랫동안 방치하면 다른 병을 유발하는 경우가 많아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냉증의 원인을 살펴보면 가장 먼저 생활환경의 변화를 꼽을 수 있다. 현대인들은 에어컨이나 선풍기 등 냉방장치에 장시간 몸이 노출되는 경우가 흔하고, 찬 음식이나 차가운 음료도 지나치게 많이 먹는다. 또 과도한 카페인은 혈관수축을 유발하여 혈액순환을 어렵게 하고, 지나치게 기름진 음식도 혈관을 막아 혈액순환을 방해하여 냉증을 일으킬 수 있다.
신체적인 면에서는 선천적으로 원기가 부족한 사람, 비위 기능이 약한 사람, 화를 잘 내고 예민한 사람, 빈혈이나 저혈압 환자 등도 냉증에 취약하다.
또 직업적으로 종일 서서 일하거나 장시간 의자에 앉아서 일하는 환경도 냉증의 원인이 된다.
냉증은 동양인들에게 많이 나타나고 특히 70% 정도는 여자에게서 나타난다. 여성은 남성보다 임신과 출산, 폐경 등의 신체 호르몬의 변화가 많고, 생리적으로 신체의 열에너지를 내는 근육이 남성보다 적어 수족냉증에 더 취약하다. 남성의 손발 차가움은 흡연과 연관성이 높은데,흡연이 말초의 모세혈관을 좁혀서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못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냉증으로 고생하는 분들은 하루에 30분 이상 땀이 흐를 정도의 충분한 운동을 해서 심박수를 올리는 것이 혈액순환을 촉진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며, 족욕과 마사지도 도움이 된다. 항상 따듯한 음식이나 음료를 즐기는 것을 습관화하고, 성질이 따뜻한 마늘, 생강, 부추 같은 보양제를 즐기는 것도 냉증을 완화하는 좋은 생활 습관이다. 또한 자율신경실조가 되지 않도록 항상 즐거운 마음, 긍정적인 사고를 하는 것도 중요하다.
서두에서 언급한 대로 냉증은 동양적인 질병이다. 현대의학에서는 다양한 치료법이 없지만, 한의학에서는 몸을 따뜻하게 덥히는 여러가지 처방들이 있다. 대부분 비위를 튼튼하게 하고 신진대사와 순환기능을 원활하게 해서 기운을 북돋우는 효능을 통해 몸을 덥게 한다. 체온이 1도만 높아져도 면역력은 그 몇 배가 높아진다고 한다. 꾸준한 생활 습관 개선과 더불어 증상이 지속되면 한의원에서 적극적으로 냉증을 치료해서 더욱 건강한 생활 하시기를 권한다.
신완수/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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