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0일 총선은 22대 국회의원을 뽑는 선거다. 연일 터져 나오는 이전투구식 폭로전에다 후보 간의 서로 약점만 드러내는 선거판이 되었으니 선거가 끝날 때까지 피곤해지게 생겼다. 단언하건대 지금 서로 싸워서 얻고자 하는 것은 정치 개혁이 아니다. 표현이 거칠지만 지금의 분위기는 ‘상대방 꺾기’이다. 왜 상대가 꺾일 만큼 눌러버려야 하는가. 20여일 앞으로 다가온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살아남으려면 상대를 꺾어야 하는 험악한 형국이 됐기 때문이다.
공천 싸움은 거의 끝이 났고 불행하게도 그 기저엔 부정적 기류가 깔려있다. 지금까지도 선거 때만 되면 흑색선전 등이 봇물터지듯 나오긴 했지만 이번엔 강도가 훨씬 강해질 것이란 우려도 일고 있다.
상대를 겨냥한 싸움도 치열할 수밖에 없다. 감정 선거를 피할 길이 없다는 것이다. 열세를 빨리 만회하자니 뽀족한 수가 없다. 또한 동원 선거식으로 나설 것이 뻔하다. 지지 호소를 위해서라지만 경쟁자 꺾기식으로 나설 것이다.
이미 위력을 발휘한 네티즌 활동은 절정에 이를 것이다. 모든 것을 폭로 비방하고 끌어내리다 보면 제로섬 선거가 되고 만다. 구호 싸움이 거세지면서 이어지는 것이 ‘개혁쟁탈전’이다. 정파마다 개혁의 주체임을 자임할 것이고 갖가지 개혁 아이디어란 것을 내놓고 있다. 자칭 개혁과 반개혁으로 매도되는 세력 간의 싸움은 오죽하겠는가. 유권자는 개혁구호 홍수에 빠질 일만 남았다 하겠다. 개혁이 선거에서 결판날 것인가?
지금 같아선 투표할 마음이 생기겠는가. 그러나 실망할 것 없다. 그나마 유일한 위안은 선거 결과는 유권자가 결정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유권자는 누구를 택해야 하는가. 과연 어느 정당이, 어느 후보가 진솔한 마음에서 유권자를 향해 정도를 걷는가를 지켜봐야 할 것이다. 그것보다 무섭고 정확한 선택기준은 없다. 정파의 겸손함과 위기관리 능력은 드러나기 마련이다. 결국 정파의 입장에선 얼마나 자신을 버리느냐의 문제이다.
이럴 때일수록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할 쪽은 모든 국민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총선은 국회의원을 뽑는 선거이면서 동시에 현 정권에 대한 중간평가라는 점에서 대통령에 대한 신임투표의 성격이 강하다. 따라서 국민 각자는 우리지역의 대표로 어느 사람이 더 적절한가를 판가름하는 것에만 집착하지 말고, 지금 내가 던지는 한 표가 대통령과 정부와 여야의 향배를 통해 나라의 내일을 결정한다는 인식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장세호
전 속초시지방행정동우회장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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