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대 국회의원선거의 속초·인제·고성·양양 선거구가 기존대로 확정됐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지난달 29일 비례대표를 1석 줄여서 전북 지역구 10석을 현행대로 유지하고, 앞서 정개특위에서 잠정 합의한 강원·경기·서울·전남의 총선 선거구 ‘특례구역 지정’도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지역구 의석은 253석에서 254석으로 늘어나고, 비례대표는 47석에서 46석으로 줄어들었다. 논란이 됐던 ‘속초·인제·고성·양양’ 선거구는 기존대로 유지됐다.
지난해 12월 초 선관위 산하 국회의원선거구획정위원회가 속초·인제·고성·양구·화천·철원을 한 선거구로 묶고, 양양군을 강릉시에 붙이는 안을 제시해 지역적 특성과 거리, 정서 등을 무시한 편의적 발상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이후 세달 가까이 되도록 국회에서 선거구 획정을 합의하지 못하고 끌어오다가 총선을 불과 41일 앞두고서야 늑장 합의에 이르렀다. 지난 21대 국회의원선거 때도 선거구획정위가 똑같은 안을 제시해 논란 끝에 선거 39일 전에 현재와 같은 선거구로 조정된 바 있다. 20대 총선 때는 42일을 남기고 선거구가 확정됐다.
총선 때마다 늑장 선거구 획정으로 유권자와 후보자들이 혼란을 겪어 법적·제도적으로 이를 해결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2016년 공직선거법 개정으로 국회는 국회의원지역구를 선거일 전 1년까지 확정하도록 했으나, 정치권의 이해에 따라 선거구 획정의 법정 기한을 매번 지키지 못했다. 선거구 획정 기준을 법률에 명시하는 안을 포함해 제22대 국회에서는 선거구가 기한 내 획정되도록 방안을 내와야 한다. 또한 국회의원지역구는 인구·행정구역·지리적 여건·교통·생활문화권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공직선거법의 규정에 따라 서울 면적의 8배에 달하는 ‘속초·철원·화천·양구·인제·고성’ 선거구와 같은 논란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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