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창문도 나무, 방문도 나무, 대문도 나무였지요.
헌데, 나무란 놈이 어떤 놈입니까?
추워지면 줄어들고, 더워지면 늘어나고,
날이 습해지면 물기를 먹고,
여하간 변덕이 죽 끓듯 하는 놈이란 말이지요.
새문을 달고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이가 맞지 않아 잘 닫히지 않습니다.
샘퉁스럽게 바닥을 삐익삐익하며 긁고 다닙니다.
어짭니까? 고쳐야지요.
아버지께서 흠흠하시며 어깨에 힘을 가득 넣으십니다.
도구들을 들고 문앞에 떡하고 나타나시지요.
가만히 살펴보시더니, 문을 떼고 깎아 봅니다.
이렇게 해서 고쳐지면 그야말로 폼이 나는데,
어쩔 때는 아무리 문을 만져도 안 되는 거예요.
그럼, 경첩이 문젠가?
이번에는 새경첩을 달아봅니다. 그래도 안되는데요?
하하, 이마에 땀은 흐르고, 아빠의 체면이 말이 아닙니다.
어짜지요?
.
.
.
문틀이 문제라면요?
그렇지요. 문틀이 문제라면 제아무리 문을 깍아도,
경첩을 갈아도 안되는 거지요.
어깨도 이와 같습니다.
팔을 볼때는 날.개.뼈.를 같이 보는 것.
이것이 한의학입니다.
팔이 두걸음을 가면, 날개뼈는 한걸음을 가는게 어깨 움직임의 이치입니다.
팔은 가려는데, 날개뼈가 안따라 간다면, 둘 사이가 어긋나고, 충돌하고 그러겠지요.
문제가 시작 되는 겁니다.
어깨가 아프시다고요?
전체를 돌보는 한의원을 떠올려 보십시오.
가을 모기와 목감기
가을 모기는 죽이지 말라는 얘기가 있습니다.
살날이 얼마 남지 않은 가여운 모기를 굳이 죽일 필요까지 있느냐 이 말이지요.
우리네 어르신들은 이렇게 마음이 좋았습니다.
갑자기 왠 가을 모기냐고요?
일단 들어 보십시오.
가을 모기는 잡기도 쉽습니다.
한 여름에는 날쌔게 도망 다닙니다.
잡으려고 하면 번번이 빈손뼉을 치게 만듭니다.
헌데, 이놈들이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면,
비실비실 하기 시작합니다.
아이들도 잡을 수 있을 정도가 되는 거지요.
왜일까요?
.
.
.
추.우.니.까.요.
모기에게는 추우니까요.
더운 지방 사람들을 저기 추운 알래스카에 데려다 놓으면
비실비실 하는 것처럼 말이죠.
우리 몸의 저항력은 우리 체온에서
가장 활동을 잘 합니다.
아픈 목을 본래대로 돌려놓기 위한 회복력은
우리 체온에서 자기 일을 제일 잘 합니다.
감기로 목이 아플 때는
찬 물이 아니라, 체온에 가까운 약간 따뜻한 물을 드세요.
내 안의 회복력이, 면역력이 제 철을 만난 모기처럼
날쌔게, 빠르게 움직일 테니까요.
환경을 보는 것,
주변 조건을 보는 것.
이.것.이. 한.의.학.입니다.
@ 뱀다리 하나를 붙이자면, 목안의 너무 큰 염증이 있다면 좀 다른 얘기지요.
이건, 또 말씀 드릴 기회가 있겠지요.^^
김대현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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