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교는 어떤 곳일까요? 향교는 학생을 교육시키는 교육공간이며, 유학을 발전시켜 성현께 제사를 지내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즉 교육공간이며, 제향공간입니다.
우리 민족은 삼국시대부터 국가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서 국가에서 학교를 세워 청소년을 교육하였습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유학을 발전시킨 공자, 맹자 등 유학자를 비롯하여 유학 발전에 공헌한 선비들의 위패를 모셔놓고 제사를 지내며 숭앙했습니다. 그래서 향교는 학생을 교육하는 ‘명륜당’(明倫堂)이라는 공간과 공자, 맹자, 유학자에게 제사를 지내는 ‘대성전’(大成殿)이라는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향교에서 학생을 교육하였는데, 현재의 학제로 말한다면 중등교육기관입니다. 즉 현재의 중·고등학교 수준입니다. 학생은 서당에서 공부한 우수한 인재를 선발하여 교육하였습니다. 학생은 교생이라 불렸고 16~40세의 천민을 제외한 평민 이상의 자녀를 선발하였습니다. 선발 방법은 시험과 추천이었습니다. 조선 초기에는 양반의 자녀가 많이 입학했고 후기에는 평민 자녀들의 입학이 증가했습니다. 그 원인은 양반들의 자녀가 ‘서원’을 선호하였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향교는 어디에 설립했을까요? 부·목·군·현의 지방관청이 있는 곳에 설립하였습니다. 오늘날의 행정 구역으로 말한다면 시·군단위 지역의 고을 사또(현감, 현령)가 주석하여 행정을 하는 곳에 세워졌습니다. 보통 한 고을에 한 곳이 세워졌지만 인구가 많은 지역은 숫자를 늘렸습니다.
훈장은 국가에서 일정자격을 갖춘 자를 임명했고, 재원은 고을의 현감이 학전(學田, 토지)을 마련하는 등 고을 재정으로 부담하였습니다. 물론, 학부모도 부담하였습니다.
조선시대의 교육기관을 살펴보면 서당, 향교, 한양에 있는 사학(四學 : 동학·서학·남학·중학), 서원, 성균관이 있었습니다. 향교, 사학, 성균관은 국립교육기관이었고, 서당과 서원은 사립교육기관이었습니다. 서당은 초등학교, 향교와 사학은 중등학교, 서원과 성균관은 고등교육기관에 해당됩니다. 즉 대학에 해당됩니다.
그러면 향교에 입학하면 어떤 혜택이 있었을까요? 향교에서 공부하면 국가에서 실시하는 소과시험의 초시와 복시에 응시할 수 있었습니다. 합격하면 진사 또는 생원이라 불렸습니다.
잠깐, 속초 주변의 향교에 대해 살펴봐요. 속초 인근의 양양과 간성에는 향교가 있었는데 속초는 없습니다. 왜 그러냐 하면 속초는 과거에 고을의 현감이 주석하여 지방행정을 하던 고장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속초는 양양군의 한 면에 속한 조그마한 마을에 불과했습니다. 아마 당시 속초 주민의 자녀 가운데 서당에 다니는 것도 어려웠는데 향교에 다니는 학생은 얼마나 있었을까요. 옛날 강원도 영동지방의 군(郡)을 열거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남쪽으로부터 울진(원래는 강원도에 속했지만 1963년 1월 1일부로 경상북도에 속하게 됐음), 삼척, 강릉, 양양, 간성, 고성, 통천, 안변입니다. 이들 고장에는 고을 사또(현감)가 주재하여 고을 행정을 하였기에 향교가 있었습니다. 속초는 양양군에 속해 있다가 1963년 1월 1일자로 단위행정기관인 시로 승급하였습니다. 이제는 단위기관이 되었으니 속초에도 향교를 세워야 합니다. 더군다나 인재를 양성하는 교육기관은 더더욱 간절합니다.
혹자는 말하기를 유학을 공부하던 시대는 흘러갔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한 가지 물어보고 싶습니다. 서울시는 왜 청계천을 복원하였고 북촌의 한옥마을을 복원하였으며, 경희궁 등 문화유적을 복원하기 위해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 있는 것일까요.
속초를 사랑하는 시민에게 호소합니다. 속초도 향교를 세워 인성교육을 하는 공간으로, 한편으로는 한문 실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공간으로 선용하기 위해 향교를 건립하자고 호소합니다. 우리는 한문문화권으로 과거의 역사서 및 많은 기록을 한문으로 표기했기 때문에 그것을 바르게 해석하기 위해서 한문에 대한 능력이 필요합니다. 유대민족은 과거를 알기 위해 ‘히브리어’를 잊지 않고 있습니다.
요즈음 ‘드라마’로 방영되는 ‘고려와 거란전쟁’에 대해 해설을 하는 이익주 선생님의 탁월한 한문해석 능력을 보고 어떤 생각을 하였는지요. 속초시민은 지난날 살길 찾아 이곳에 오신 분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제는 새로운 승화된 살길을 찾는 인연에 동참하시기를 바랍니다. ‘문화재청’ 등 관계기관에 우리의 뜻을 함께 전할 분을 기다리며 두 번째 글을 올립니다. (연락 010-3881-3642)
이공록/전직 교장
[ⓒ 설악신문(www.sorak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