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나스는 《책임의 원칙》에서 칸트의 정언 명법을 수용해 “네 행위의 결과가 지구상의 인간의 삶에 대한 미래의 가능성을 파괴하지 않도록 행위하라.”라는 새로운 생태학적 정언 명법을 제시하였다. 그는 “인류는 지구상에 계속 존재해야 한다.”라는 정언 명법에 입각해 책임은 인간의 존재에 대한 의무임을 주장하였으며, 슈바이처는 《문화와 윤리》에서 “인간은 자기를 도와주는 모든 생명을 도와줄 필요성을 존중하고, 살아 있는 어떤 것에게도 해를 끼치는 것을 부끄러워할 때만 비로소 진정으로 윤리적이다.”고 하였다.
레오폴드는 윤리가 대지윤리(Land Ethic)로 확장되는 것은 윤리의 진화과정에 있어서 필연적인 것이라고 주장한다. 윤리의 적용 영역은 인간과 사회뿐만 아니라, 대지로까지 확장되어야 하고, 인간만을 도덕 공동체의 범위에 포함시켰던 전통윤리와는 달리 동식물은 물론 대지까지 그 범위에 포함시킴으로써 동식물과 대지에 대한 인간의 약탈은 정당하지 않다는 것이다. 즉, 모든 것을 포함하고 있는 대지를 인간이 소유한 재산으로만 간주해서는 안 되며, 인간과 마찬가지로 대지도 도덕적인 대상으로 간주되어야 하고 따라서 도덕적인 지위를 부여해야 한다는 것이 레오폴드의 입장이다. 인간은 거대한 대지 공동체의 평범한 구성원일 뿐 대지를 소유하고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자연이나 환경을 인간을 위한 도구로 이용하는 것에 반대하고 모든 생태계가 동등하게 존중받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처럼 자연은 인간과 같은 중요한 생명이고, 이에 적합한 새로운 윤리가 정립되어 방향이 제시되고 실천윤리로서 일상적인 생활화가 요구된다.
그러면 우리는 자연 및 환경에 대해 어떤 자세와 태도를 가져야 하는가?
첫째, 우리는 보다 확대된 도덕공동체의 개념을 정립해야 한다. 이성적 능력을 소유한 인간만이 도덕적 지위를 가지고 있다는 편협한 인간 중심적 사고에서 탈피해야 한다. 다시 말하면, 인간이 자연의 정복자라는 생각에서 탈피하여 생태계의 한 구성원이라는 겸손한 생각을 지녀야 한다. 둘째, 인류의 장기적인 생존과 복지가 지구 생태계의 건강과 안정에 달려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그에 합당하게 자연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정신을 가져야 한다. 셋째, 우리는 자연을 자신의 동반자로 인식하는 가운데 생태학적 감수성을 가져야 한다. 이는 우리가 자연을 사랑하고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삶을 사는 데 큰 기여를 할 것이다. 넷째, 전체로서의 자연환경과 맺는 관계 속에서 각 개인의 개성, 가치, 행동, 자아 개념을 해석하는 생태적 정체성을 가져야 한다. 생태적 정체성을 가진 사람은 지구와 자신의 관계를 생태학적 관점에서 바라보기 때문에 자연을 보전하는 환경친화적 삶을 살게 된다.
다섯째, 생태계의 건강과 안정, 그리고 아름다움을 유지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책임의 윤리를 지녀야 한다. 그 책임은 미래 세대와 자연을 위한 책임으로 확대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자연 친화적인 삶을 살아야 한다. 즉 풍족한 삶에 연연하지 않고 부족한 것에 만족할 줄 알며, 무절제한 욕망과 과소비를 억제하는 삶을 생활화해야 한다. 여섯째, 지속가능한 발전을 추구해야 한다. 지속가능한 발전은 인류를 수용하는 대자연의 수용 능력에 한계가 있으므로 모든 활동은 이 수용능력의 범위 안에서 이루어지도록 통제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속가능한 자연과 환경 보존을 위해서는 국가 간에 경제적, 산업적으로 서로 돕고 협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나 국가뿐만 아니라 비정부기구, 시민사회기구, 국제연대조직 등 다양한 기관들이 주체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종식
국제정치학 박사
[ⓒ 설악신문(www.sorak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