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차’ 김만제 대표(가운데), 임재석 씨, 장지우 씨가 티백제품을 들고 포즈를 취했다.
“이 차에는 벚꽃 향을 살짝 넣었어요. 메밀과 녹차만 섞으면 기존에 있는 현미 녹차와 색이 너무 비슷하더라고요. 리프레시한 느낌을 주고 싶어 색다른 시도를 했죠.”
지난 8일 ‘우리차’ 사무실을 찾았을 때 내어준 따뜻한 녹차에서 꽃향기가 풍겼다. 쌉싸름한 맛으로 알고 있던 녹차이지만 꽃향기가 더해지니 입안에도 한결 산뜻함이 맴돌았다. 옥수수와 호지, 호박과 팥으로 만든 차들도 맛볼 수 있었는데, 티 소믈리에 자격증이 있는 김만제 ‘우리차’ 대표(26)가 강원도 각지에서 생산된 원재료를 직접 공수해 블렌딩했다고 한다. 아직 판매를 시작한 지 한 달도 안 되었지만, 소비자들에게 강원도 농산물의 가치를 진하게 전하고픈 티(tea)브랜드 ‘우리차’를 소개한다.
우수한 강원 농산물 차로 만들어 대중화
“저희는 강원도 청년들 3명이 뭉쳐 만든 티 브랜드예요. 제가 제주도에 살았던 적이 있는데, 저는 그동안 강원도 메밀이 유명한 줄 알았는데 제주도 메밀이 훨씬 유명하더라고요. 강원도 농산물들이 저희가 알고 있는 것보다 인지도가 확실히 낮다는 걸 알게 되었고, 이를 활용해 차로 만들면 대중화가 쉽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강원도는 일조량이 많고 큰 일교차의 산간지형과 온난한 해양성 기후를 갖고 있어 높은 품질의 농산물을 생산하기 좋은 환경을 가지고 있다. 김만제 대표는 맛과 향이 우수하고 제철이 되면 영양분 또한 풍부하지만 좋은 품질에도 인지도가 낮은 농작물이 많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덜 알려진 지역 농산물의 활용 가치를 발굴하고 소비자들이 쉽게 경험할 수 있는 방법으로 ‘차(tea)’가 적합하겠다는 아이디어를 내고 창업을 추진했다. 브랜드 이름을 ‘우리(WOORI)’로 지은 이유는 강원도의 좋은 농산물을 재해석해 로컬의 가치를 찾고 사람과 사람, 지역과 지역이 이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차를 우리다’와 지역공동체를 뜻하는 ‘우리’의 뜻을 담기 위해서다.
김 대표와 함께 ‘우리차’를 이끄는 장지우(26), 임재석(26) 씨 세 사람은 모두 학창시절부터 친구로 지내온 속초 토박이다. 창업을 위해 뜻을 모으면서 함께 차 전문가인 티소믈리에 자격증도 따고, 지난해 6월부터 사업자를 내어 지난 12월 티백 제조를 완료하기까지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갔다. 운 좋게 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G-스타트업 청년창업 지원을 받고 창업중심대학 사업 지원도 받게 되어 강원을 대표하는 티(tea) 브랜드가 되고자 초석을 다지는 중이다.
“저희가 외주 맡기는 건 제조밖에 없어요. 재료 수급도 직접 하고, 한 친구가 디자인을 전공해 패키지, 브로슈어 등 디자인도 다 자체적으로 하고 있죠. 저와 한 친구가 티소믈리에가 있다 보니 강원도산 재료들을 구해다가 어떤 걸 배합해야 더 맛있을까 6개월 동안 레시피에 공들이느라 준비 시간이 걸렸던 것 같아요.”
강원 대표 티 브랜드로 자리매김 바라
‘우리차’에서 판매하는 티백 제품은 ‘강원 메물현미녹차’, ‘강원 옥시기호지차’, ‘강원 둔들배기 호박팥차’ 3가지가 있다. 강원 메물현미녹차는 은은한 벚꽃향을 품은 녹차에 볶은 메밀과 현미가 가진 곡물의 단맛과 고소함을 더한 녹차 블렌딩 티다. 메밀의 강원도 방원인 ‘메물’을 이름에 그대로 붙였다. ‘옥수수’의 강원도 방언인 ‘옥시기’ 호지차도 마찬가지다. 강원도에서 자란 옥수수를 로스팅해 고소함과 단맛을 높여 호지차 특유의 쓴맛을 잡아 편하게 마실 수 있도록 블렌딩했다고 한다. 호박팥차는 강원 둔들배기에서 자란 팥을 로스팅해 달큰한 맛과 고소한 맛을 높이고 늙은 호박과 감칠맛을 더해주는 작두콩과 감초, 바디감을 잡아주는 우엉을 더해 만든 특별한 곡물 블렌딩티라고 소개했다. 직접 배합한 티 레시피를 가지고 속초에 있는 카페들을 찾아다니며 납품을 부탁했을 때 나쁘지 않다는 답변을 들었다. 몇 번을 우려도 맛이 그대로 유지되어 좋다는 긍정적인 반응에 속초에서도 티 브랜드로 자리잡을 수 있겠다는 희망과 나아갈 기대를 품게 되었다고 한다.
웰빙(well-being)과 행복(happiness), 건강(fitness)을 합친 웰니스(Wellness)가 꾸준히 인기를 얻는 요즘, 김 대표는 웰니스 관광을 이끄는 기업이나 창업가들과 협업하며 강원 농산물의 새로운 맛과 향을 선보이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미라클 모닝, 독서 모임, 요가, 필라테스 등 몸과 마음을 위로하는 곳곳에서 차를 마시는 문화에 동참해 로컬 블렌딩 티를 제공하는 것이 ‘우리차’의 목표다.
“전국에 강원과 제주, 특별자치도가 2개 있잖아요. 제주특별자치도가 ‘오설록’이라는 큰 브랜드가 있다면 저희 강원특별자치도에는 ‘우리차’가 대표 티 브랜드로서 자리를 잡았으면 좋겠어요. 나중에는 오프라인 매장과 자체적인 공장도 설립하고, 가능하다면 강원도에 녹차밭까지 꾸리는 큰 꿈을 가지고 열심히 이끌어 나가고 싶습니다.”
한편 ‘우리차’의 티백 제품은 온라인 홈페이지(www.teahousewoori.com)에서 구매 가능하며, 인스타그램(@teaho usewoori)의 DM을 통해, 또는 김만제 대표(010-3158-9744)에게 직접 연락하면 된다. 강원 로컬 문화와 관련해 농산물, 콘텐츠, 공간, 꽃과 식물 등 협업 관련 문의는 woori.lym@gmail.com로 가능하다.정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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