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직인 A(52,남)씨는 운동 삼아 골프를 하는데 언제부터인지 모르게 어깨가 점점 아프고 스윙이 원활하게 되지 않는 느낌을 받았다. 무리한 운동을 한 탓으로 여긴 A씨는 약국에서 파스를 사다 붙이거나, 간단한 찜질을 하며 통증을 달래곤 했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팔을 들어 올리는 것 자체가 힘들어졌고, 아침에 세수를 하는 것조차도 힘들다고 느끼게 되었다.
참다못해 한의원을 찾은 A씨는 ‘오십견’이라는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았다.
가정주부인 B(36세,여)씨는 건강을 위해서 헬스장을 찾아 운동을 시작한 이후로 집안일을 할 때 가끔씩 발생하는 어깨통증으로 깜짝 놀라는 일이 생겼다. 평소 하지 않던 근력운동을 갑자기 한 탓으로 여긴 B씨는 운동을 쉬고, 마사지샵에서 마사지를 받으며 어깨통증을 풀어보려 했으나 3개월 이상 계속되는 통증에 한의원을 찾았다. B씨는 한의사로부터 ‘어깨충돌증후군’이라는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고 있다.
어깨가 아프다고 다 같은 병은 아니다. 어깨는 우리 몸에서 운동반경이 가장 넓은 신체 부위이다. 어깨 관절은 인체에서 유일하게 360도 회전을 할 수 있고, 운동 범위가 넓어 작은 충격이나 반복적인 움직임에 근육이나 인대가 손상되기가 쉽다. 어깨 관절의 구조물은 넓고 다양한 운동반경을 유지하기 위해 복잡하고 섬세한 구조를 띠게 된다. 때문에 조직의 작은 문제로도 쉽게 통증을 느끼고 움직이기 어렵게 된다. 그래서 통증의 원인을 잘 구분해내어, 침범된 조직을 선택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안전하고 효과적인 어깨통증치료의 핵심이 된다.
어깨통증 질환은 각각 독특한 특징을 지니게 되는데, 이를 통해 문제의 정확한 원인을 잘 감별해 내는 것이 치료에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 대표적인 어깨통증 질환으로 충돌증후군, 석회성건염, 오십견이 있는데, 같은 어깨통증이더라도 다음과 같이 특징이 다 다르다.
충돌증후군은 ‘외투 입기’, ‘뒷짐 지기’, ‘찬장에서 그릇 내리기’ 등 통증을 유발시키는 특정한 동작을 지목할 수 있는 경우가 많다. 무리한 운동이나 반복된 작업이 주된 원인으로, 견관절을 지지해주고 있는 회전근개의 염증이 주된 증상의 원인이다.
석회성건염은 ‘도무지 진정이 되지 않는, 시도 때도 없는 통증’으로 특징지어지는데, 잠결에 나도 모르게 어깨가 눌린다거나, 누군가 어깨를 툭 치고 지나갔을 때 어깨를 도려내고 싶을 만큼 심각한 통증을 특징으로 보인다. 주로 극상근의 힘줄이 석회화가 되는 특징을 보인다.
오십견은 ‘오래전부터 어깨가 아프더니, 얼마 전부터는 점점 팔이 올라가지 않아요’라고 호소를 하는 경우가 많다. 어깨 관절이 서로 달라붙는 변화가 발생하여 생기는데, 타인이 팔을 잡고 들어도 올라가지 않는 특징을 보이게 된다.
무작정 어깨 통증에 수술적 요법을 시행하는 것도 답은 아니다. 수술적 요법은 관절 유착과 주변 조직손상 등 후유증의 가능성이 높고, 수술 후 재활치료를 위해서 장시간 추가적인 치료를 받아야 하는 등 단점이 분명한 치료법이다. 때문에 보존적인 치료를 3개월 이상 충분히 시행했음에도 큰 개선이 없을 경우 2차적으로 시행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옳다.
또한 진통주사나 관절주사 등을 어깨 관절에 남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관절에 사용하는 진통 주사는 관절조직의 약화와 영구적인 파열을 유발하기 때문에 서구선진국에서는 점차 권장되지 않는 치료법이 되고 있다.
어깨통증 질환은 대부분 오랜 시간 손상이 누적된 ‘만성’, ‘염증성’ 질환인 경우가 가장 많다. 특히 환자 본인이 평소 인지하지 못하는 ‘자세’, ‘반복된 작업’, ‘취미 생활’ 등에서 누적된 손상인 경우가 많다 보니 ‘갑자기 어깨가 아프네’ 하며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는 경우가 많아 증상을 키우는 경우가 흔하다.
한의원에서는 충분히 검증된 이학적인 검사방법을 활용한 정확한 진단을 통해 치료방침과 치료 기간을 설정하여 치료를 진행한다. 그리고 침, 뜸, 한약 및 약침, 추나요법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어깨통증 치료에 있어 훨씬 안전하고 만족스러운 결과를 내고 있다.
어깨통증이 생겼을 때, ‘이러다 말겠거니’ 하며 파스와 진통제에만 의존하다가는 증상을 키우는 분들이 많다. 참지 말고, 한의원에 방문하여 적절한 치료와 관리방법에 대해 조언을 듣는 것이 중요하다.
문진훈 한의사
[ⓒ 설악신문(www.sorak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