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택 / 속초고 지리교사
2016년 동해고속국도 개통과 2027년 동서고속화철도와 동해북부선 개통에 대한 기대감, 부동산 경기 과열로 인한 세컨드하우스 붐으로 속초시 전역에 아파트, 오피스텔, 호텔, 생활형숙박시설이 우후죽순처럼 들어서고 있다. 이로 인해 속초 관광의 활성화, 도시 공간의 활용, 원도심의 재개발 측면에서 긍정적인 측면도 있으나 전통 골목이나 마을이 사라지고 주변과의 조망권 분쟁 등 후유증을 낳고 있으며 난개발이라고 지적받고 있다.
조양동에 입지한 효성해밍턴플레이스 아파트, 자이 아파트, 휴먼빌 아파트로 인해 기존의 부영아파트 3단지, 5단지 6단지 아파트의 조망권이 크게 침해받고 있다. 또한 원도심에 입지한 초고층 아파트로 인해 조망권 및 일조권 피해를 입고, 전통 골목과 마을이 사라지고, 기존 시가지와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를 보면 중앙동에 입지한 힐스테이트 속초센트럴아파트는 지상 24층으로 속초시청∼농협 일대와 갯배에서 동명항 방향의 조망권에 영향을 주고 있으며, 동명동의 아이파크 스위트 아파트는 지상 27층으로 등대 주변 마을에서 설악산 방향의 조망권에 영향을 주고 있다. 동명동 우렁골의 롯데캐슬인더스카이 아파트는 지상 29층으로 건축 과정에서 주변 주민들이 분진과 소음으로 민원을 제기하여 큰 홍역을 치렀다. 동명동에 들어선 디오션자이 아파트는 지상 43층으로 속초에서 가장 높고, 가격이 높은 아파트로 역사적 가치가 있는 속초감리교회와 동명동 성당의 조망권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금호동에 입지한 힐스테이트 속초 아파트는 지상 25층으로 피난민들의 애환이 서린 공설운동장 주변 마을을 철거한 자리에 2023년 현재 공사 중이다.
속초 주거지역 중 가장 큰 변화를 겪은 곳은 조양동이며 현재 다수의 아파트에 많은 시민이 입주하여 법정동 기준 최대 인구지역이 되었다. 하지만 이곳의 청대리, 논산리, 온정리, 부월리 4개 전통농촌마을은 영역이 크게 축소되거나 주변 경관이 도시화되고 전통 미풍양속이 사라지고 있다. 청대리는 마을 동북부에 청대주공아파트, 코아루아파트, 2차아이파크아파트, 산수빌아파트 등이 입지하여 동해를 바라보는 조망권이 큰 제한을 받고 있으며, 건설 예정인 속초역에 근접하여 또 한 번의 큰 변화가 예측된다. 논산리는 동해대로, 조양로, 청대로가 마을을 횡단하면서 영역이 분리되었고, 효성해밍턴플레이스아파트, 자이아파트, 휴먼빌아파트가 입지하면서 마을 원형이 거의 사라지고 있다. 온정리는 조양동 선사유적지에 인접한 마을로 동해대로, 조양로, 청대로가 마을을 횡단하고 있으며, 조양 양우내안에아파트, 조양 LH천년나무아파트, 로제비앙아파트가 입지하면서 마을 원형이 많이 축소되었다. 부월리는 조양동에서 가장 큰 마을이었으나 위의 도로들이 통과하고, 조양주공1,2단지아파트, KCC스위첸아파트, 성호아파트, ES아뜨리움아파트가 입지하고 주변에 다양한 서비스 직종이 입지하면서 전통 마을이 사라지고 도시화되었다.
또한, 조양동 고속버스터미널과 속초해수욕장 근처에 양우내안에 오션스카이아파트, 서희스타힐스 1,2차아파트, 대명르미엘오피스텔, 설악비치타운리조트, 설악하이라이프리조트, 팜파스리조트 등이 입지하여 도시경관이 크게 변화하였다.
시내 지역을 살펴보면 청초호 북쪽 청초호반로를 따라 육구 시장 폐장 이후 오랜 침체기에 있던 청학동에 레지던스호텔, 씨크루즈호텔, 속초현대호텔이, 금호동에 선라이즈호텔이 들어서 청초호수와 함께 멋진 야경을 선사하고 있으나 중앙로 인근 상가의 조망권이 제한받고 있다.
교동은 주공1차아파트가 오랜 진통 끝에 하우스토리아파트로 재건축되었고, 체스터톤즈호텔, 미소지음더뷰아파트, 블루핀아파트 등이 새롭게 들어섰다. 노학동은 전통적 마을들이 관광농촌 및 전원주택 단지로 변모하였다. 2010년대 이후 새롭게 등장한 고급 숙박시설에 밀려, 설악리조트 레저타운, 현대 훼미리타운, 사조마을 설악콘도 등이 폐업하였으며 척산온천 휴양촌 앞에 고급빌라 테르바움이 입지하였다.
또한, 2018년 경동대학교 설악캠퍼스(동우대학)이 폐교한 이후 건물과 부지가 그대로 방치되어 있다.
청호동은 이마트 속초점 입점, 청호아이파크아파트 준공, 갯배와 아바이마을의 관광지화, 금강‧설악 대교의 개통으로 접근성의 대폭 향상으로 순수 어촌 마을에서 관광어촌으로 완전히 탈바꿈하였다. 영랑동은 양우아파트 외에 뚜렷한 주거시설이 없었으나, 과거 수산물 제조업 공장 터에 생활형 숙박시설인 써밋베이 속초어반스테이, 속초자이엘라 더비치가 입주하여 주변 카페, 간이 주점과 공존하고 있다. 장사동은 인근 고도 제한으로 타 동에 비해 대형 고층건물이 적었으나 영랑호반에 인트라움 아파트가 입지하고, 속초고 인근에 빌라형 영랑호 엘크루 라테라 아파트가 건설되었다. 대포동은 대포항 재개발에 따른 내홍을 딛고 대형 횟집들이 입점하면서 관광객 유치에 힘을 쏟고 있고, 마레몬스호텔, 라마다 속초호텔 등이 대포항과 함께 속초 남부권의 관광벨트의 핵심을 이루고 있다. 도문동은 속초시 법정동 13개 동 중에서 가장 변화가 적은 동으로 상도문, 도문동 마을이 원형을 유지하고 전통을 잘 보존하고 있다. 설악동은 B, C 지구 관광 숙박 단지 조성 이후 20년 가까이 전성기를 구가하였으나, 콘도미니엄, 호텔, 모텔 등 세련되고 고급화된 숙박업소 등장, 수학여행 코스 변화, 타 지역의 관광수요 증가 등으로 관광객이 급감하였고, 현재 대부분 업소가 폐업 상태이며 건물로 방치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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