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양출신으로 고향에서 문예부흥을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는 한상호(사진) 시인(한국문인협회 양양지부장)이 다섯 번째 시집 <어찌 재가 되고 싶지 않았으리>(책만드는집)를 펴냈다.
이번 시집에는 1부 ‘매듭’, 2부 ‘워낭’, 3부 ‘가을 향기’, 4부 ‘시화’로 나눠 모두 82편의 시가 실렸다.
시집에 실린 시의 대부분은 6행이 넘지 않는 간결한 시로, 시인이 고향과 서울 등에서 생활하며 체득한 감성과 영감을 교차한 특유의 반짝이는 시어로 담아 부드럽지만 때론 강렬한 이미지를 다가온다.
서평가 김미옥 씨는 “시인 한상호가 침묵의 결가부좌를 풀고 시를 쓴 것은 생의 후반기이다. 한 생애가 축적된 언어의 질량은 무게감이 다르다. 뜨거운 결빙으로 느껴지는 시편들…”이라고 썼다.
또 “그의 시는 생명 존중에 대한 인식과 약자를 바라보는 따뜻한 눈빛을 지녔고, 세상의 부조리를 날카로운 시선으로 현상함에도 최소한의 언어를 쓴다. 오랜 침묵은 세월의 가마에서 구워진 언어의 시간이었으리, 짧다고 그의 시가 어려운 것도 아니다”고 평했다.
시인은 시인의 말에서 “걷다 보니 어느새 단풍 숲 속 깊이 들어왔습니다. 붉은 기운 감돌지만 떨어지는 잎도 드문드문 눈에 뜁니다. 체념하지 못해 체념이 된 것들을 써봅니다. 재가 되지 못한 불꽃이라 불러도 무방하겠습니다”라고 했다.
지난 2016년 2월 월간 <문학세계>에 ‘아버지 발톱을 깎으며’와 2017년 <시와 시학>의 신춘문예에 ‘단풍 물들 나이에야 알았다’로 등단했으며, 제3회 아시아 시인상을 수상했다. 현대엘리베이터 대표이사를 지내며 금탑산업훈장을 수상한 기업인 출신인 시인은 지난 2018년 2월 연어가 모천을 오르듯 귀향해 지역에서 다양한 사회활동을 해오고 있다. 첫 테마 시집 <야양이라네>를 출간한 데 이어 고향 양양을 비롯해 설악권 곳곳의 문화예술인들과 교류하는 등 지역의 문예부흥을 위해 다방면에서 헌신하고 있다.
한상호 시인은 “졸작이지만 간결하게 표현해낸 저의 시를 너그럽게 봐주시고 앞으로 더 좋은 활동과 교류로 어려운 시대 지역에서부터 위안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주현 기자 joo6952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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