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한해가 저물고 있습니다. 본사는 올해도 속초종합사회복지관과 공동으로 ‘연말연시를 불우이웃과 함께’라는 캠페인을 전개합니다. 지난 1994년 이후 매년 12월 한 달간 벌이고 있는 이 캠페인은 설악권의 어려운 이웃을 찾아 보도하고, 이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하는 독지가와 연결시키는 캠페인입니다. 독자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성원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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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속초 노학동 임수연 씨
뇌출혈로 편마비…각종 병과 불안감에 시달려
속초종합사회복지관 박혜영 사회복지사가 지난 12일 임수연씨를 상담하고 있다.
7년 전 뇌출혈로 쓰러져 편마비 상태인 임수연(47, 가명) 씨는 아침에 먹는 약만 30알에 달한다. 뇌병변 진단을 받은 그는 오른손 떨림이 심한 상태다. 우울증과 공황 장애로 외부활동을 하지 못하는 데다 당뇨까지 앓고 있고 얼마 전에는 다리를 다쳐 정형외과 치료도 받고 있다. 지난 3월에는 원인을 알 수 없는 자궁질환으로 수술을 받았으나, 수술이 잘못돼 재수술을 받는 등 최근까지 병원 입퇴원을 반복했다. 정신과 약 복용에 따른 환각 증세에 극심한 스트레스와 두려움으로 자주 쓰러지기도 한다.
20대에 결혼한 임씨는 남편과의 불화로 이혼하고 설악권으로 옮겨왔다. 외동딸은 남편 쪽에서 키우고 있다. 이혼 후 새로운 사람을 만나 오랜 기간 동거하며 사실혼 관계를 유지해 왔다. 그러나 불화가 심한 데다 임씨 앞으로 거액의 채무까지 지게 해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집을 나와 속초의 한 모텔에서 생활해 왔다. 집에서 나오면서 받은 대출금으로 월세 50만원의 모텔비를 6개월 선납하고 생활을 했지만, 그마저도 기간이 끝나 현재는 지인의 집에서 월세로 지내고 있다. 모텔에서 지내면서 음식을 만들 수 없어 식사를 제때 챙겨 먹지 못하다 보니 육체적, 정신적으로 더욱 쇠약해졌다.
뇌출혈로 쓰러질 당시 병원에서 최악의 상황을 준비하라고 할 정도로 심각한 상태였던 임 씨는 그 이후 일은 물론이고 사회활동도 정상적으로 할 수 없게 됐다. 부채로 인해 은행거래는 중단됐고 매일같이 채권회사에서 찾아와 빚 독촉을 해 불안감과 공포 속에서 지내야 했다. 때로는 이를 피해 다니던 병원 로비에서 밤을 지새기도 했다.
임씨는 현재 지인의 도움으로 소송비를 마련해 전 동거남을 상대로 재산분할 소송을 진행 중이다. 또한 속초종합사회복지관의 도움으로 긴급생계비를 지원받고 기초생활수급자 신청도 해놓았다.
수급자 지정 전까지 긴급생계비로 62만원을 지원받지만, 월세(36만원)와 병원비, 생활비, 보험료(월 27만원), 서울 병원을 오가는 교통비 등을 감당할 수가 없다. 병원비 중 비급여 항목이 많아 보험료를 내지 않으면 병원 치료를 받을 수 없어 어떻게 해서든 내야 한다. 뇌기능이 저하돼 병원에서는 치매 예방을 위해 뇌영양제 복용과 입원도 권유하지만, 현재의 경제적 상황으로는 엄두조차 낼 수 없다.
한 가지 다행스러운 것은 LH전세자금 지원 대상자로 선정돼 내년 1월경에는 전셋집으로 이사할 수 있어 주거문제는 해결될 수 있게 됐다.
속초종합사회복지관 박혜영 사회복지사는 “임수연씨는 근로활동이 불가능한 건강상태로 각종 비용 마련이 어렵고, 공황장애로 쉼터 등도 이용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경제적 지원이 절실하다”고 했다.
장재환 기자 semin27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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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성 죽왕면 김광석씨
치매 진단받고 추운 겨울 홀로 지내…
김광석씨가 지난 12일 이진숙 사회복지사와 상담하고 있다.
고성군 죽왕면 허름한 주택에서 혼자 살고 있는 김광석(76, 가명)씨는 지난 10월 뇌수종의 영향으로 치매 진단을 받은 상태다. 김 씨를 만나러 가던 지난 12일은 나흘 연속으로 비가 내려 더욱 추위를 느끼게 하는 날이었다.
제대로 식사를 챙겨 먹지 못해 마른 체구인 그는 술이 없으면 잠이 들지 못한다. 전날 술을 마시고 넘어져 머리에 상처가 난 그는 난방이 전혀 되지 않은 집에서 옷을 여러 개 껴입고 지내고 있었다. 거동마저 불편한 데다 추운 날씨 때문에 더욱 쇠약해졌고, 나날이 건강상태가 안 좋아지고 있다.
주거환경은 몹시 열악한 상태였다. 주방겸 화장실로 쓰는 공간은 강원개발의 도움으로 배수로 공사를 진행했지만 주택이 너무 오래되어 배수로가 또다시 망가져 제대로 배수가 이뤄지지 않아 화장실에서는 악취가 계속해서 올라왔다. 그는 음식 조리를 전혀 하지 못해 제대로 식사조차 못하고 있다.
지난 8월 태풍 ‘카눈’ 때 수해 피해를 입은 그는 고성군에서 지원해주는 상품권으로 전부 라면을 구입해 비축해 놓았다.
젊어서 막노동을 하고 아내와 일찍 이혼한 그는 아들이 하나 있지만, 현재 교정시설에서 복역 중이라 실질적으로 그를 챙겨줄 사람은 없는 상황이다. 장기요양등급을 신청을 했지만 최소 6개월은 기다려야 한다. 현재는 복지사의 도움이 없으면 홀로 그 무엇도 할 수 없는 지경이다.
뇌수종으로 인해 건강상태가 악화돼 수술까지 해야 할 상태가 될 수도 있지만 고령인 그에게 수술은 쉽지 않은 선택이다.
이날 동행한 고성군청 이진숙 사회복지사는 “매우 열악한 상황이지만 장기 요양등급 신청이 늦어져 그 누구도 돌보아 줄 사람이 없어 가슴이 아프다”며 “하루빨리 도움의 손길이 이어지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이 복지사는 무엇보다 김광석 씨의 주거문제와 불결한 위생상태를 해결해 주고 싶다며 일상생활유지를 위한 생필품 지원 및 시설입소 지원이 간절히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빨래를 하지 못해 오물이 묻은 옷을 그대로 입고 다니고, 위생문제가 건강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왕의준 기자 raffin516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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