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득(왼쪽) 씨가 오랜 친구인 안훈모 공현진1리 이장과 담소를 나누고 있다.
지난 11일 고성군 죽왕면 공현진초등학교 근처. 겨울비가 내리는 추운 날씨에 휠체어를 타고 다니며 홀로 공병을 수거하는 사람이 있었다.
불편한 몸을 이끌고 공병을 모아 판 돈을 자신보다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기부하고 있는 김용득(64) 씨다. 공현진에 살고 있는 그는 공병을 팔아 하루 3,000원씩 모았다가 연말이 되면 면사무소나 군청을 방문해 기부하고 있다. 그렇게 공병을 모아 기부한 지 2년째이다. 지난 8일 죽왕면행정복지센터 찾아 67만원을 전달했다. 지난해는 58만원을 기부했다.
김 씨는 지난 2012년 8월 갑작스럽게 뇌출혈로 쓰러졌다. 원인불명의 뇌출혈로 쓰러진 그는 가까스로 회복했으나 홀로 거동할 수 없는 후유증을 얻었다. 그래도 그는 휠체어라도 타고 다닐 수 있어 감사한 마음이라고 했다.
그는 젊었을 적에 목수로 일하며 벌은 수입의 일부를 기부해왔고 항상 자신보다는 더 어려운 사람에게 어떻게 하면 도움을 줄 수 있는지, 어떤 도움을 줘야 하는지 많이 생각하고 고민해 왔다고 한다.
뇌출혈로 쓰러지고 나서 일을 할 수 없어 기초생활수급자가 된 그는 그래도 자신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노력을 다해 자신보다 어려운 이웃에게 도움을 주는 선행을 계속 베풀고 있다. 김 씨는 “분명 세상 어딘가에는 나보다 불우한 이웃이 있을 것이기 때문에 몸을 움직일 수 있는 한 계속해서 도움을 주고 싶다”고 했다.
그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감동을 받은 이들이 도움을 주기도 한다.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매일 공병을 수거하러 다니는 김 씨에게 마을 주민들은 공병을 모아 주거나 때로는 김 씨와 같이 거리를 돌며 공병을 수거해 주기도 한다. 연말에 같이 기부를 하는 이들도 있다.
뇌출혈로 쓰러지지만 않았다면 연간 꼭 100만원씩 기부를 하고 싶었다는 그는 비록 지금은 몸이 성하지 않아 매년 100만원씩 기부하기는 어렵지만, 얼마라도 꼭 기부를 하고 싶다며 강한 의지를 보여주었다.
왕의준 기자 raffin516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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