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제22대 국회의원선거를 앞두고 속초시·인제군·고성군·양양군 선거구가 또다시 동네북 신세가 되고 있다. 지난 5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국회의원선거구획정위원회가 국회에 제출한 국회위원 선거구획정안이 논란이다. 속초시·인제군·고성군에 양구군·화천군·철원군을 합쳐 6개 시·군을 한 선거구로 만들고, 양양군을 강릉시에 붙였기 때문이다. 지난 21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도 선거구획정위가 똑같은 안을 제시해 논란 끝에 현재와 같은 선거구로 조정된 바 있다. 그런데 이번에도 ‘공룡 선거구’ 안을 국회에 제출해 해당 지역들을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
역대 국회의원 선거구를 보면, 15대(96년)·16대(2000년)는 속초·인제·고성·양양, 17대(2004년)부터 20대(2016년)까지 속초·고성·양양이었다가 21대(2020년) 때 다시 속초·인제·고성·양양으로 묶였다. 설악권 4개 시·군은 그동안 같은 선거구로 지자체와 민간 차원에서 교류, 협력하며 상생발전을 모색해 왔다. 획정위가 이번에 제시한 6개 시·군 선거구는 지역적 특성과 거리, 정서 등을 무시한 편의적 발상에 불과하다. 강원특별자치도의 국회의원 의석을 8석으로 유지하고 춘천시를 갑·을로 단독 분구하면서 남은 철원·화천·양구군을 속초시·인제군·고성군과 한데 모은 것이다. 여기에 설악권역인 양양을 떼어 강릉에 포함시킨 것도 지역주민들의 정서나 4개 시·군 공동체의 성격을 전혀 고려치 않은 것이다. 더욱이 기존 속초·인제·고성·양양 선거구의 인구수는 현재 16만9,253명으로 현행 선거법상 한 선거구의 최소 하한선인 13만5,521명에도 저촉되지 않는다.
속초와 철원은 200㎞ 이상 떨어져 있고 자동차로 3시간 이상 걸린다. 국회의원 선거 후보자들의 선거운동에 제약을 줄 뿐만 아니라 후에 국회의원이 지역구의 예산과 현안사업을 챙기기도 벅찰 것이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지역주민들에게 돌아가게 된다. 여야가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2+2’ 협의체를 통해 지난 7일 첫 선거구 획정 논의를 진행했다. 국회에서 이번 획정위 안을 바로 잡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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