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 카페 초원행의 내부 모습.
속초시 교동 서울대명1차아파트 건너편 작은 동네에 비건 카페 ‘초원행’이 있다.
‘비건’은 채식주의의 일종이자 ‘동물과 환경을 착취하는 모든 소비를 지양하는 가치관’인 비거니즘을 따라 행동할 때 쓰이는 말이다. 소비자는 코로나 팬데믹과 지나친 기후변화를 느끼면서 지속 가능한 소비와 환경보호에 주목하게 됐다. 그런 흐름 속 소비자는 비건에 집중하게 됐고, 비주류 문화였던 비건은 더욱 퍼졌다. 이제 ‘비건’은 소비자들에게 어려운 문화로 다가오지 않는다. 비건은 동물성 제품을 사용하지 않는 ‘일반적인 삶의 방식 중 하나’가 됐다.
초원행은 사랑방처럼 편하게 방문해 어렵지 않게 비건을 접할 수 있는 공간이다. 인스타그램에 안내된 내용에 따라 인자한 미소가 그려진 돌을 발견하고, 동네 골목길을 따라 걸으면 초원행에 쉽게 도착할 수 있었다. 카페에 들어서면 많은 빈티지 컵들과 초원행 관리자가 직접 만든 ‘사지 말고 입양하세요’ 포스터, 아이를 위한 유아용 의자, 반려견 안전 고리가 보인다. 초원행 관리자의 세심한 배려와 따뜻함이 가득한 공간이다.
초원행은 기본적으로 비건 카페인 만큼 동물성 식재료를 사용하지 않는다. 초원행은 다양한 커피와 음료, 바게트를 판매하고 있다. 아메리카노부터 우유 대신 오트 밀크로 만드는 오트라떼와 카푸치노와 크림라떼, 초원행 관리자가 좋아하는 원두로 만드는 필터 커피, 건과일과 허브로 만든 초원행 아이스티, 두유로 끓인 핫초코와 바게트 샌드위치를 판매하고 있다. 이 외에도 아이들을 위해 준비한 오트밀에 딸기를 첨가한 ‘딸기오트’와 반려견 동반이 가능한 카페인 만큼 반려견 전용 음료 ‘퍼푸치노’도 판매하고 있다. 초원행의 메뉴는 계절마다 조금씩 바뀌며 모든 초원행 아이스티와 필터 커피만 고정 메뉴로 판매하고 있다. 바게트 샌드위치는 내용물이 계절마다 조금씩 달라진다.
초원행은 비건 카페인 만큼 일회용품 사용을 최소화하고 있다. 초원행에서 커피나 음료를 주문하면 초원행 관리자가 취미로 모은 빈티지 잔에 음료를 내려준다.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는 이유는 비거니즘 때문도 있지만, 마을에 숨겨진 공간인 초원행을 찾아온 손님들에게 직접 내린 음료를 빈티지 잔에 담아 주는 것이 예의이면서도 대접받는다는 느낌을 주기 위해서다. 테이크아웃은 텀블러를 가져온 사람만 해주고 있지만, 추후에 텀블러를 대여해주는 것도 계획하고 있다. 이를 위해 이벤트 ‘당초교 : 당신의 텀블러를 초원행의 커피와 교환합시다’를 진행해 350mL 이상의 텀블러를 가져오면 무료로 커피와 교환해주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초원행의 상호는 ‘속초 영원히 행복’의 줄임말이자 숲을 좋아하는 초원행 관리자의 취향이 담겨있다. 비건은 어려운 것이 아니다. 초원행에 와서 차를 한 잔 마시는 것도 비건이라고 할 수 있다. 그 무엇도 착취하지 않는 삶을 느껴보고 싶다면, 그 누구도 소외당하지 않는 공간인 초원행을 방문해보는 것은 어떨까. 초원행은 오후 12시부터 6시까지 운영하며, 라스트오더는 5시까지다. 매주 월요일과 화요일은 정기휴무다.
정애진 인턴기자 aejinsk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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