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에서 피와 땀이 같은 원천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땀을 많이 흘리면 혈액이 손상되기 때문에 땀도 신체 건강의 중요한 지표로 잘 관찰하라고 한의학에서 강조합니다. 건강한 신체를 위해 한의학적인 땀의 의미를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한의학에서는 땀의 형태를 다음과 같이 몇 가지로 나누어 생각합니다.
1. 땀을 적게 흘린다 (少汗) : 한여름 냉방에 숨어 물을 적게 마시거나 운동을 적게 하는 등의 외부적인 영향을 배제하고, 땀이 적은 것은 우리 체질과 관련이 있습니다. 땀이 적은 사람은 대부분 '허한' 체질로 몸의 기초대사율이 상대적으로 낮아 각종 영양소에 대한 이용률이 높지 않고 근육의 활동량도 정상보다 낮기 때문에 개인의 생활양식을 조절하고 적절한 운동을 통해 체질을 개선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손, 발, 사지의 말단 온도가 너무 낮으면 한약을 복용하여 적극적으로 치료를 해야 합니다.
2. 땀이 많다 (多汗) : 당뇨병, 갑상선기능항진증, 고혈압, 종양 등은 일반적으로 이상 발한과 함께 뚜렷한 증상을 동반합니다. 이 경우 기저질환을 치료하면 땀이 줄어듭니다.
뚜렷한 질병 없이 비정상적으로 땀이 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낮에 활동을 하지 않거나 가볍게 움직여도 땀이 멈추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경우는 대개 몸이 허약하고 낮은 말소리, 식욕부진, 피로, 감기 등의 특징이 있는 경우가 많으며 한의학에서는 기(氣)결핍의 징후로 보고 기 결핍을 완화하고 체력을 향상시키는 처방이 필요합니다.
3. 밤에 땀이 난다 (盜汗) : 밤에 잠을 잘 때 땀을 흘리는 것은 한의학적으로 체질이 음허(陰虚)에 속한다고 보며, 보통 안면홍조 등 얼굴에 열이 나는 증세가 동반되어 갱년기 호르몬 변화 요인이나 다른 원인이 있을 수 있다고 판단합니다. 음허인 사람은 밤에 몸에서 열이 빠져나갈 곳이 없어 교감신경을 자극해 땀을 흘려 체온을 조절하기 때문에 아침에 일어나면 무력증이나 피곤하다고 많이 호소합니다. 가미소요산, 가미보중익기탕 등의 한약으로 치료할 수 있으며, 매운 음식을 줄이고 적당한 운동을 하여 체질을 개선해 나가야 합니다.
4. 땀이 끈적인다 : 일반적으로 습기가 많은 체질이거나 간이나 비위 기능 장애로 인한 것일 수 있으므로 평소 기름진 음식을 적게 먹고 가벼운 식사를 권장합니다.
5. 식은땀이 난다 : 몸에 식은땀이 많이 나는 경우는 한의학에서는 양기가 부족해서 식은땀이 나기 때문에 기혈을 보하는 한의학 처방으로 치료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급성 심한 복통, 심한 빈혈, 심한 염증반응, 출혈 등이 동반되면 즉시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6. 땀에서 냄새가 난다 : 간담습열(肝膽濕 熱), 비위습열(脾胃濕熱) 등에 의한 것으로 간담습열은 용담사간탕, 비위습열은 곽향정기산 등 한약을 사용할 수 있으며 특히 여름에는 위장형 감기, 습열에 의한 위장염 등은 곽향정기산 등을 복용하여 치료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상한 냄새가 나면 대부분 내분비계 문제로 인해 발생하며 체취에 따라 증상이 나타날 수 있고 당뇨병 초기에는 소변과 몸에서 달콤한 냄새가 나기 때문에 가능한 한 빨리 의사의 진찰을 받아야 합니다.
위와 같이 땀의 여러 형태를 한의학적으로 살펴보았습니다. 무더운 여름이나 격렬한 운동을 할 때 땀을 많이 흘리는 것은 문제가 아니지만 특별한 원인이 없이 장기간 땀이 많이 흐른다면 건강에 이상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반대로 너무 땀을 흘리지 않아도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냉방병과 같이 여름에 땀이 나는 것이 정상인데 에어컨에 지나치게 노출되어서 땀을 너무 흘리지 않으면 두통, 피로, 피부 질환과 같이 문제를 일으키기도 합니다.
땀을 알아야 건강을 챙길 수 있지만 땀의 이상 원인은 다양하니 소홀히 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유문승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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