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헌 시인의 시집과 칼럼집.
김종헌(사진) 시인이 두 번째 시집과 칼럼집을 출간했다. 시집은 <아직도 끄적거리는 중입니다만>이고, 칼럼집은 <시(詩)와 그림책으로 여는 시(時)·시(市)한 세상 이야기>이다.
시집은 1부 ‘내 안에서 나를 만나다’ 2부 ‘일상에서 나를 만나다’ 3부 ‘풍경에서 나를 만나다’ 4부 ‘관계에서 나를 만나다’ 5부 ‘속초에서 나를 만나다’로 구성돼 있다. 모두 89편의 시를 실었다.
첫 시집 <청호동이 지워지고 있다>를 펴낸 후 8년 만에 낸 시집이다. 김 시인은 직접 쓴 시집 해설 ‘나와 시 쓰기에 대해 끝내지 못한 반성문’에서 “8년의 시간 동안 필자의 시 쓰기 작업의 대부분은 ‘나’를 찾는 작업이었다”고 술회했다. 각 부가 ‘나를 만나다’로 되어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더불어 “‘나는 어디서 왔는가?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디로 갈 것인가?’에 대해 스스로 묻고 대답하는 과정이었다”고도 했다.
40년 간 ‘선생님’이란 명찰 하나 달고 살아온 시인은 어느 날 아침 눈을 떴는데, 문득 ‘가야만 하던 곳’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그것을 받아들이는 데 꽤 오래 걸렸다고 고백했다.
‘햇살 환한 아침/ 식구들 모두 나간/ 서재에 앉아/ 책 한 페이지를 넘기며/ 시나브로/ 나도 잊어버린 우산이 되었다’(‘두고 온 우산’ 부분)
인생 3막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것은 시래기처럼 ‘물기를 빼야 한다/ 시나브로 힘을 빼며/ 적당히 시들어야 한다’(‘시래기’ 부분)는 것을 깨닫는 일이었다. 그즈음 ‘속초 바닥을/ 평생/ 기어다니는 나’(‘자벌레’ 부분)를 자각한다. 속초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한 작품을 여러 편 담았다. ‘임자없는 공유 수면/ 흔들리는 모래톱 위/ 아바이 마을이라는/ 작은 나라 하나/ 뿌리내렸다’(‘청호동 이야기’ 1 부분)
시집에는 ‘흔적’ ‘어떤 웃음’ ‘할머니의 횡단보도’ 등 이웃들의 이야기를 담은 시와 ‘알바 보고서’ ‘비상구가 없다’ ‘빨판’ 등 세상을 향해 쏘아대는 시도 담았다. 시인은 “이런저런 이유로 아직도 끄적거리는 중”이라며 해설을 마쳤다.
칼럼집 <시(詩)와 그림책으로 여는 시(時)·시(市)한 세상 이야기>는 시와 그림책으로 들여다본 세상을 필자만의 생각과 눈으로 다시 풀어 쓴 글들을 모았다. 시인은 ‘저자의 글’에서 “시 쓰기를 지도하는 과정에서 만난 유명 시인들의 시와 20여년간 ‘어린이 책 읽는 어른 모임’에서 만난 그림책의 내용과 메시지를 인용하고 재해석했다”고 소개했다. 칼럼을 읽으며 자연스럽게 시도 음미할 수 있는 칼럼집이다. 1부 ‘시(詩)로 보는 시(時)·시(市)한 세상 이야기’ 2부 ‘그림책으로 여는 세상 이야기’ 3부 ‘시사로 풀어보는 속초이야기’로 나눠 모두 35편을 실었다.
2001년 <문학마을>로 등단한 김종헌 시인은 현재 설악문우회와 속초문인협회 고문, 강원문인협회 이사, 속초문화관광재단 비상임이사, 설악신문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춘천교대 교육대학원을 졸업했고, 속초양양교육장을 지냈다.
장재환 기자 semin27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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