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특별자치도 내 5곳의 법원(춘천, 원주, 강릉, 영월, 속초) 중 영월과 속초에 교정시설이 없었다. 이 때문에 지방 소멸을 막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선 영월군과는 달리 속초시는 일부 부지에 대한 문제나 일부 주민들의 반대로 인해 지지부진하다가 비교적 외곽인 장사동(강원 특별자치도 속초시 동해대로4511번길 13) 쪽으로 옮겨서 강원북부교도소가 설치되었다.
2020년도 개청한 강원북부교도소는 2020년에 만들어진 교도소여서 건물이나 시설이 깔끔하다. 설립할 때는 중경비시설로 설계되었다. 하지만, 지역의 민원이 들어와 재소자의 등급이 S1, S2 등급으로 구성된 경비시설로 완화돼 운영되고 있다. 이후, 천안 개방교도소처럼 강원북부교도소도 TF팀을 구성해 개방 시설로 하기 위해 추진하던 중 코로나가 전국을 휩쓸던 상황에서 서울 동부구치소 재소자들 중 코로나 확진이 되지 않은 재소자들을 강원북부교도소로 이송하여 운영되어왔다.
그러던 중 강원북부교도소 개방 TF팀은 유야무야 없어졌고 2024년 1월부터는 S1, S2 등급의 재소자가 45%만 수용되고, 점차 S4 등급의 재소자가 15%인 중경비 교도소급 수용시설로 전환하여 운영될 예정이다.
이는 설립 당시 개인 감호시설이 많은 설계계획에서도 짐작이 되듯 예견된 일이었다. 개청 될 때 지역의 민의를 수렴한 약속과는 상당히 거리감이 있는 내용이다. 더욱이 그 시기가 곧 다가올 2024년 1월부터임에도 불구하고 지역민의 의사는 전혀 무시된 채 조기 실행하려고 하는 것에 대해 상당한 의구심마저 든다.
물론, 2024년 1월부터 당장 재소자들의 등급비율을 일괄수용하는 것은 아니다. 2024년부터 발생하는 중범죄자들을 이송시켜 재소자의 비율을 점차 맞춰간다는 계획이다. 이는 지역민들이 받을 충격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으로 이해가 된다. 그러나 이는 사전에 의견을 수렴한 지역민들과의 약속과는 상당한 거리감이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민간이 운영하는 소망교도소와 자치전담기관시설인 영월교도소, 재소자들이 사회적 적응을 돕고 출소 후 사회적 활동을 위하여 운영되는 천안 개방교도소, 그리고 너무나 잘 알려진 청송 중경비교도소 등이 운영되고 있다.
이중 강원북부교도소 인근에 있는 영월교도소는, 완전 개방교도소가 아니라 당초 자치전담시설로 운영되어오다가 최근 완화경비시설로 운영되고 있다. 최근의 보도(MBC강원영동)에 따르면 도내 5개 교도소 가운데 강릉교도소를 제외하고 나머지 4개 교도소는 수용 정원을 넘어 과밀 현상을 나타내고 있다고 한다. 강원북부교도소는 설계 당시 수용인원이 500명 미만(470명)이었지만, 현재는(2023년 8월) 500명이 넘는 수감자가 수용되어있다. 법무부는 강원북부교도소를 2024년 1월부터 S3, S4 등급의 중범죄 재소자들이 전체 인원의 60%가 수용되는 교도소로 전환하는 계획을 2023년 9월말 관련 부처 장관의 결재를 득하여 세부지침을 마련하였고, 이러한 계획을 2023년 10월말에 강원북부교도소에 하달했다고 한다. 이렇듯 수용자 과밀 현상과 더불어 중범죄자들 수용 비율이 높아짐으로써 지역의 심적 부담감은 계속 높아질 수밖에 없다. 물론, 심적 부담감에서 오는 피해 정도를 산술적으로 산출해 내기는 어렵다. 하지만 지역민들의 심적 부담이 생기고 높아져 간다는 건 사실이다. 이러한 현상은 지역의 이미지와도 무관한 사항은 아니다.
우리가 주장하는 것은 지역의 이득만이 아니다. 유치 초기부터 지역주민들의 초미의 관심사였던 강원북부교도소의 수용자 등급은 ‘완화경비처우급(S2)’으로 전격 결정됐었다.
이는 당초 계획과 공청회를 통해 지역과 약속된 내용이었다. 지금 우리가 주장하는 것은 지역과의 약속이다. 물론, 계획은 변경될 수도 있다. 그리고 계획의 실행도 중요하다. 하지만 실행 절차상 당초 계획과 공청회를 통해 만들어지고 결정하였던 주민들과의 약속의 이행도 중요시해야 한다고 말을 하고 싶은 것이다. 물론, 교정시설은 국가 운영에 필요한 사설임이 분명하다. 2020년 11월 20일 강원북부교도소 ‘지역과 함께하는 개청식’ 당시 “강원북부교도소를 열린 마음으로 받아 준 속초 시민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지역사회와 함께 가겠습니다.”라고 했던 초심으로 다시 한번 주민들과의 약속을 이행하여 지역과 상생하는 시설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져본다.
허우린
속초시소상공인연합회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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