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게 벽면에는 임보화 작가의 유명인 캐리커쳐가 전시되어 있다.
임보화 작가가 캐리커쳐를 그리고 있다.
속초시 중앙로에는 사람의 추억을 담는 따뜻한 캐리커처점이 있다. 지난 7월 문을 연 ‘도토리 캐리커쳐 속초점’이다.
도토리 캐리커쳐의 임보화 작가는 서울에서 본업을 하면서 캐리커처를 배워 작가로 데뷔했다. 3달 전, “내가 좋아하는 곳에서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자”며 자주 여행왔던 속초에서 ‘도토리 캐리커처’를 열었다.
임 작가는 캐리커처를 그리기 위해 찰나의 순간에 손님의 이미지와 분위기 파악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고 했다. 원래 캐리커처는 한 인물의 특징을 과장하고 왜곡시켜 코믹하게 그려내는 그림이다. ‘과장하고 왜곡한다’라는 점에서 일반 캐리커처는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소재지만, 도토리 캐리커처는 일반 캐리커처와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다. 도토리 캐리커처는 선의 강약조절이나 명암묘사 없이 단순하고 굵직한 선으로 인물을 그린다. 또 일반 캐리커처처럼 과장하기보다는 도형으로 단순화하고, 사람이 가지고 있는 특유의 분위기를 빠르게 파악해 표현한다. 시간이 오래 걸리는 다른 캐리커처와는 달리 큰 묘사가 없어 1~3분이면 작품이 완성된다. 한 캔버스에 총 3명까지 그릴 수 있고, 완성된 작품은 종이 액자에 넣어 가져갈 수 있다. 원하면 추가비용을 내고 원목으로 된 액자에 작품을 넣어 가져갈 수 있다. 현금결제나 인스타그램 팔로우를 하면 속초를 표현한 귀여운 엽서들도 받을 수 있다.
임보화 작가는 짧은 시간에 사람들에게 행복감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임 작가는 한 일화를 이야기해주었다. 자녀의 캐리커처를 부탁한 손님이 있었다. 이 손님은 그동안 시간상의 이유로 자녀들의 캐리커처만 의뢰했는데, 도토리 캐리커처는 작업시간이 빨라 이번에는 자녀뿐 아니라 본인의 캐리커처도 함께 의뢰했다. 3분 뒤, 그 어머니는 그림을 받고 울컥했다. 작가는 자신이 이런 감동을 줄 수 있을 줄 몰랐고, 그림이 주는 행복감이 크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임 작가는 앞으로도 많은 손님에게 행복감과 만족감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또, 기회가 된다면 사회복지기관에서 재능기부를 할 예정이다.
도토리 캐리커쳐는 특유의 도심 속 숲 같은 인테리어로 바쁜 일상 속 쉼터와 같은 느낌을 줬다. 이곳에서는 나이와 성별을 떠나 속초에서 추억을 남기고 싶은 여행자와 주민들이 ‘오늘의 나’를 남기고 있다. 매주 금~월요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까지 문을 연다.
정애진 인턴기자 aejinsk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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