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고성군 유가족 자택에서 ‘전사자를 찾아 가족의 품으로 모시는 행사’를 가졌다.
6·25전쟁 전사자의 유해가 73년 만에 고향인 고성 생가의 가족 품으로 돌아왔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은 지난 2005년 경상북도 포항시 도음산 일대에서 발굴된 6·25전쟁 전사자 유해의 신원을 국군 수도사단 소속 고 이성균 하사(사진, 현 계급 상병)로 확인하고, 지난 20일 고성군 유가족 자택(전사자 생가)에서 ‘전사자를 찾아 가족의 품으로 모시는 호국의 영웅 귀환 행사’를 가졌다고 21일 밝혔다.
국방부는 유가족에게 고인의 참전 과정과 유해발굴 경과 등에 관한 설명을 하고, 신원확인 통지서와 함께 호국영웅 귀환패, 유품 등이 담긴 ‘호국의 얼 함’을 전달하며 위로의 말을 전했다. 고인의 신원은 발굴된 유해와 조카 이용기(69) 씨의 시료를 대조해 정밀 분석한 끝에 확인됐다.
고인의 형수인 김옥매(92) 어르신은 “전사 확인서를 받았을 때 당시 위령의 의미에서 선산에 비석을 만들었는데 ‘총각이 무슨 비를 세우느냐’는 항의를 받게 돼 땅에 비석을 파묻었다”며 “이제라도 땅에 파묻은 비석을 찾아서 번듯하게 세워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조카 이용기 씨는 “시료 채취를 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이렇게 빨리 삼촌을 찾게 돼 다행”이라며 “삼촌을 찾기 위해 노력해 준 관계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는 유해발굴을 개시한 이후 217번째로 신원이 확인된 사례다. 고인의 유해는 지역주민들의 제보를 바탕으로 유해발굴 조사팀의 끈기 있는 증언 청취와 탐문 활동을 통해 수습됐다. 6·25 전쟁 당시 부역으로 동원됐던 지역주민들의 ‘흩어져 있던 전사자 유해를 도음산 정상 부근에 매장했다’는 증언을 토대로 2005년 3월 전문 발굴 병력이 유해발굴에 나섰다. 그 결과 좁은 공간에 겹겹이 쌓여 있던 400여 구의 유해를 수습했다. 이 중 현재까지 고인을 포함해 총 11명의 신원을 확인했다.
고인은 1929년 5월 고성군에서 2남 2녀 중 차남으로 태어났다. 전쟁 발발 전 고향을 떠나 원주로 이동해 1948년 12월 국군 8연대에 자진 입대했다. 이후 국군 수도사단에 배치돼 포항 전투(1950년 8월18일~9월 22일)에 참전, 북한군 남하를 저지하다 1950년 8월 22일 21세의 나이로 전사했다. 포항 전투는 국군의 동부전선을 돌파해 부산으로 조기에 진출하려던 북한군을 국군이 포항 도음산 일대에서 저지함으로써 낙동강 동부지역 작전을 수세에서 공세로 전환하는 계기를 마련한 전투이다.
국유단 관계자는 “6·25전쟁 후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참전용사와 유가족의 고령화 등으로 인해 유가족 찾기는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며 “국민 여러분의 적극적인 관심과 동참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성낙규 기자 nk_2232@naver.com
73년 만에 고성 생가로 돌아온 이성균 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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