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주민인 강은정 씨가 지난 18일 상점 유리창에 부착된 새 충돌방지 스티커를 휴대폰에 담고 있다.
고성군 천진 토성파출소 건너편에 위치한 수제버거집 ‘프라이프라이(fryfry)’는 특이하게 유리창에 일률적으로 점 스티커가 부착돼 있다. 새가 유리와 충돌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사인이다.
‘프라이프라이’는 고성군의 ‘새::닷’ 상점 1호점이다. 야생조류 충돌 방지활동 모임의 명칭인 새::닷(대표 권은정)은 새를 살리는 작은 점(bird dot, 새닷)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새는 눈이 양옆에 달려 있어 정면의 투명 유리창을 인식하기 어렵다고 한다. 또 유리에 비치는 풍경을 실제 풍경과 구분하지 못해 반사되는 유리에 충돌하기도 한다. 새들은 보통 평균 시속 30~70km의 빠른 속도로 비행하기 때문에 유리와 충돌하면 크게 다치거나 죽는다. 새::닷은 새들이 유리창에 충돌하는 것을 막기 위해 작은 점을 찍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지난 18일 제보를 받고 가게를 찾아 주인인 이인원·지선혜 부부를 만났다. 선혜 씨는 고성으로 이주하기 전인 지난 2020년 고양시에 거주할 때부터 환경에 대해 관심이 많았다. 그러던 중 야생조류 유리창 충돌 문제 해결을 목적으로 하는 이화여대 윈도우스트라이크모니터링 팀의 발표를 통해 ‘윈도우스트라이크’에 대해 알게된 후 2021년부터 인스타그램 활동에 적극 참여했다.
부부는 지난 2022년 11월 고성 천진에 프라이프라이를 오픈하며 이주했다. 환경에 관심이 많은 선혜씨는 이주 후 비치코밍 활동에 참여하며 새::닷에 대해 알게 됐다.
“예전부터 환경에 대해 관심이 많았어요. 고성으로 이주한 후에도 비치코밍 활동에 참여하며 새::닷에서 활동하는 김현아 씨를 만났어요. 3주 전쯤 가게 유리에 새가 충돌해 죽은 것을 목격하고 지난 17일 유리창에 새::닷 사인을 부착했어요. 우리 가게를 시작으로 참여하는 분들이 많이 늘어 더 이상 유리에 충돌해 죽는 새가 없기를 희망해요.”
마침 어린 딸과 상점 앞에서 새::닷 사인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있던 강은정(43) 씨를 만났다. 그는 “이 지역은 제비를 포함해 많은 새가 다녀요. 새가 건물을 피해 위태롭게 날아다니는 것을 볼 때마다 불안해요. 아이와 햄버거를 샀는데 주인분이 캠페인에 대해 친절하게 설명해 줘서 알게 됐어요. 앞으로 이런 문화가 정착해 새와 인간이 함께 공존했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했다.
‘새::닷’과 관련해서는 권은정 대표(010-9988-8982)에게 문의하면 된다.
성낙규 기자 nk_223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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