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지기 발대식에 참여한 청년들이 프로젝트 키워드에 대해 궁리하고 있다.
지난 15일 저녁 7시 어둑한 시간, 속초 교동에 위치한 문화공간 ‘솔트라운지’의 입구에서는 환한 빛이 새어 나왔다. 하나둘 이곳으로 모인 청년들은 자신의 이름이 적힌 목걸이를 걸고 자리에 앉았다. 속초시 청년네트워크 ‘청년지기’ 발대식에 참석한 이들이다. 처음 만나는 자리에 어색함이 감돌기도 했지만, 자기소개를 하며 지역살이에 대한 이야기로 서로 공감하고 웃는 동안 분위기는 금세 활기를 띠었다.
9월부터 12월까지 진행될 속초 청년지기 사업은 속초시가 주최하고 속초의 청년들로 구성된 예비사회적기업 ㈜빛나르고가 주관한다. 본식에 앞서 정미현 ㈜빛나르고 대표가 기획사 설립 배경을 설명하며 청년 공동체 활성화에 대한 끊임없는 고민을 해왔음을 밝혔다. 정 대표와 함께 청년지기를 이끄는 신다진, 이재환 씨는 ㈜빛나르고를 설립하기 전 청년단체 ‘쓰담속초’를 운영하며 속초가 청년들의 삶이 터전이 될 수 있을 지에 대한 연구와 다양한 청년들과의 소통을 지속해왔다. 올해부터 속초·고성·양양 청년들이 모여 교류하는 커뮤니티 ‘뜬구름’도 운영 중이다. 청년지기 프로젝트는 단순히 청년들끼리 교류하고 소통하는 것에서 한발 나아가 사회, 경제, 환경 등 지역의 현안을 발굴해 청년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획기적인 방식으로 풀어가는 것이 목표이다. 청년지기로 선정된 청년들은 약 3개월간 ‘도시재생’, ‘지역발전연구’, ‘탄소중립’ 세 팀으로 구성되어 활동한다.
㈜빛나르고에서는 발대식 일주일 전까지 구글폼을 통해 선착순 15명 정원으로 만 18세에서 39세의 청년들을 모집했다. 그런데 예상보다 많은 25명이 지원했고, 속초 거주자뿐 아니라 속초에 관심이 있는 관계인구 청년들도 있었다. 다양한 청년들의 지역에 대한 관심과 열정을 보며 모든 지원자를 청년지기로 선발했다.
속초에 관심을 가진 청년들이 한자리에 모였다는 소식에 속초시와 속초시도시재생센터 관계자들도 자리에 함께했다.
정순남 속초시 지역경제과장은 “속초시가 청년 사업을 시작한 지 3년밖에 안 되었다. 작년에는 회의 위주의 사업을 하면서 힘든 부분도 있었는데 행정이 주관하면 재미가 없는 것 같다. 이 네트워크가 더욱 확장된다면 내년 청년의 날 행사도 크게 해보고 싶다. 열심히 할 수 있도록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발대식에 참여한 엄기동 속초도시재생센터장은 “청년 창업 지원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만큼 청년들의 새로운 아이템과 창업에 대한 멘토링을 언제든지 해드릴 수 있다. 청년다운 참신한 프로젝트가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양구에서 열린 강원도민체전 개막식에 참석했다가 속초로 돌아와 급히 청년지기 발대식을 찾은 이병선 시장은 청년 한 명 한 명에게 직접 임명장을 수여했다.
임명장 수여가 끝나고 이 시장은 “동시대를 살아가는 젊은 분들이 모인 자리여서 시의 책임자로서 굉장히 소중한 자리라고 느껴져 방문했다”며 “이 네트워크의 발전이 가정의 발전이 되고 속초의 발전 또 대한민국의 발전이 되는 소중한 기회가 되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또 “올해가 속초시 승격 60주년이지만 과거에 연연하기보다 다가올 미래 100년에 대한 제언을 해주시는 게 중요할 것 같다”고 당부했다.
이후 청년들은 서로의 얼굴을 그리며 어색한 분위기를 풀고 팀별 키워드 마인드맵을 그리며 지역사회의 문제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함께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청년지기 사업 참여자들은 9월부터 12월까지 3개월간 6회 이상의 팀별 기획회의를 하고 11월~12월에는 프로젝트를 실행할 계획이다. 12월 중순에는 프로젝트 여정을 공유하며 해단식을 갖는다.
정채환 기자 gukyo10128@gmail.com
지난 15일 솔트라운지에서 속초시 청년네트워크 ‘청년지기’ 발대식이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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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시각으로 재발견하는 속초가 기대돼요”
청년지기 참여자 오태균 씨 인터뷰
청년지기 오태균 씨
청년지기에 참여자들은 만 18세에서 39세까지 비교적 다양한 나이와 직업을 가진 청년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 중 탄소중립팀에서 활동하게 된 오태균(35, 사진) 씨를 만나 청년지기에 참여하게 된 계기와 포부에 대해 들어보았다.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관계인구로 40일 정도 속초살이를 했어요. 속초 청년마을 만들기, 강원워케이션찍먹 등 지자체 행사에 적극 참여했었죠. 속초의 자연환경과 도시기반 시설이 개인적인 라이프스타일과 잘 맞아 7월에 하던 일을 정리하고 최근 속초에 정착했습니다. 속초시를 거점으로 콘텐츠 기반 관광상품 개발과 도시재생사업을 통한 지역 활성화를 목표로 내년에 창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청년지기에 지원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새로운 지역에 적응하기 위한 노력으로 속초시청 SNS채널을 확인하던 중 청년지기 활동을 알게 되었습니다. 화려한 관광도시 이면에 청년 인구 감소와 도시 노후화 등 속초시가 안고 있는 문제를 확인했고, 청년의 시각에서 속초시의 문제를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이 될 중요한 프로그램이라 확신해 ‘청년지기’에 지원했습니다.”
-청년지기와 같은 청년네트워크의 필요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평소 브랜드를 만들고 회사를 운영하는 일에 흥미를 느꼈고, 선도적인 기업들은 ‘커뮤니티’와 ‘사람’을 중시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지역도 회사와 마찬가지로 성장과 번영을 위해 가치관을 공유하는 네트워크는 필수적입니다. 춘천, 강릉과 비교해 속초에는 청년들이 머물고 소통할 수 있는 시설과 커뮤니티가 부족해 아쉬움이 컸습니다. 올해 화재로 운영이 중단된 ‘청년몰’의 안타까운 사례를 극복하고 청년들이 지역 활성화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기 위해서는 청년들의 네트워크와 참신한 아이디어가 중요합니다.”
-앞으로의 다짐과 포부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려요.
“아름다운 자연과 도시기반, 지역민들의 환대 덕분에 속초에 오게 되었습니다. 긍정적인 가치를 제공해준 속초지역에 보답하는 마음으로 ‘청년지기’ 활동을 적극적으로 하겠습니다. 또 제가 소속된 ‘탄소중립’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차별화된 친환경 도시로 거듭나는 과정에 청년지기 구성원들이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했으면 좋겠습니다. 청년들의 시각으로 속초의 가치를 재발견하는 활동이 기대됩니다.”
정채환 기자 gukyo1012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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