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실향민 2세로서 이북의 문화와 전통과 음식에 관하여 알아보던바, 냉면에 대하여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것이 있어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냉면은 크게 평양냉면, 함흥냉면, 해주냉면(황해도), 사천냉면(경남 진주)과 6.25전쟁을 기점으로 생긴 부산 밀면, 인천 쫄면, 서울 오장동냉면으로 구별할 수 있습니다.
함흥냉면의 원래 주재료는 감자전분입니다. 속초에 정착한 함경남도 실향민들이 초기에 고향의 음식인 함흥농마국수와 흥남회국수가 그리워 만들어 먹으려다 재료인 감자가 턱없이 부족하여 남쪽에서 많이 나는 옥수수와 고구마를 적당히 섞어서 만든 것이 우리가 알고 있는 ‘함흥냉면’입니다. 함흥냉면의 대표적인 곳은 함흥의 신흥관입니다.
예부터 평양은 냉면과 어복쟁반(소고기)이 주였기에, 평양냉면은 메밀의 주성분으로 꼭 곁들여서 먹는 돼지고기(편육)와 동치미가 있습니다. 평양냉면을 먹을 때 주의할 점은 설탕을 같이 넣어서 먹으면 안 됩니다. 메밀의 메티오닌이라는 성분이 파괴되기 때문입니다. 평양냉면은 대표적인 곳이 옥류관입니다.
함흥농마국수(신흥관)는 평양냉면(옥류관)과 쌍벽을 이루고 있는 대표음식입니다. 함흥냉면의 특징은 굵은 면발과 질김과 익반죽(뜨거운 물로 반죽하는 것)입니다.
어른들은 함흥냉면을 이야기할 때, 그릇에 면, 입안에 면, 위에 면이라고 합니다. 그만큼 질기다는 것입니다. 고명으로는 닭고기, 돼지고기, 소고기, 오이, 배, 계란 등을 올립니다. 그러나 지금은 계란, 오이, 배와 소고기 고명만 올립니다.
속초에서는 함흥냉면에 고명으로 명태(생)초무침을 올리는데 이렇게 된 과정이 있습니다. 함흥냉면의 고명은 가자미회무침에서 시작해 모든 흰살생선(도미, 쥐치, 가오리, 간재미)를 올렸고, 속초에서 명태초무침으로 정착하기까지 40~45년의 역사가 걸렸습니다. 여러분이 알고도 속고 모르고 속는 코다리회냉면이 있는데, 코다리로 초무침을 만들어 숙성시켜보면 냉면의 양념장처럼 죽이 되고 맙니다. 그래서 파생적으로 생긴 황태무침, 먹태무침, 짝태무침 등이 냉면고명으로 올라가고 있습니다.
황해도 해주냉면은 ‘녹두농마국수’라고 합니다. 황해도는 녹두전과 빈대떡, 노지, 녹두농마국수, 개성주악 등 음식구별이 확실합니다.
남한에서는 시천냉면(진주)이 있습니다. 생선육수를 사용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지금도 진주에 가면 그 지방의 특징인 재료로 면을 뽑고 고명을 특징 있게 하고 있습니다.
6.25전쟁을 기점으로 함경도 실향민들이 부산과 경남에 많이 정착하여 고향의 음식을 그리워하다 옥수수전분이나 고구마전분을 밀가루와 적당히 섞어서 만든 것이 오늘날의 부산밀면입니다. 인천의 쫄면은 황해도 사람들이 주축이 되어 고향의 녹두농마국수를 만들다 보니 면의 두께 차이로 탄생되어 지금까지 오고 있습니다.
아울러 최상위 0.0001%만 먹었다는 야콘냉면과 그 외 느릅냉면, 막냉면(메밀+전분+밀가루) 등도 있습니다.
속초의 실향민(함경도인)들이 재료가 부족하여 고구마전분과 옥수수전분 등을 섞어서 오늘날 속초의 명태초무침냉면(함흥냉면)이 탄생하였듯이, 음식은 지역의 재료와 기후 등에 따라 모방과 창조를 통해 변하고 지역에 정착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속초음식은 여러 지방의 음식이 혼재되어 관광도시로는 최적의 조건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제는 함경농마국수(고구마전분+옥수수전분+( ))를 속초의 냉면으로 만들어가기를 바랍니다.
서영기
(사)한식문화교류협회 강원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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