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공사(이하 한전)가 지난 21일부터 개별소송에 참여하지 않은 2019년 고성·속초산불 피해자 920여명에게 구상유보금 가운데 약 173억원을 피해보상금으로 한전속초고성지사에서 지급하고 있다.
한전(강원본부)에 따르면 구상유보금은 총 314억원(정부 207억원, 보험사 107억원)이다. 이중 정부유보금 207억원에서 개별소송을 진행 중인 이재민 유보금 34억원을 제외한 173억원을 약 920명에게 지급한다.
한전은 한꺼번에 이재민이 몰릴 것에 대비해 지난 21일부터 3주간은 1일 70여명을 제한하고 순차적으로 지급한다고 밝혔다.
한전 관계자는 이번 결정에 대해 “정부와의 법적 다툼과 별개로 산불 피해 보상 문제가 장기화 되는 것은 막아야 한다는 경영진의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노장현 고성 한전발화 산불피해 이재민 비상대책위원장은 “산불피해 이재민들에게 4년 넘게 끌어온 기간은 고통의 연속이었다. 국가의 구상권 청구로 인해 안타까운 시간도 보냈지만, 이제라도 매듭지어 가는 것 같아 한숨을 덜게 됐다”고 말했다.
현재 한전과 정부(강원특별자치도·고성군·속초시 포함, 이하 정부)는 고성산불 피해 이재민들에게 지급한 재난지원금의 ‘구상권(제3자가 채무를 대신 갚아준 뒤 원 채무자에게 지급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을 두고 소송을 진행 중이다. 지난달 5일 1심 재판부는 정부가 요구한 400억원 중 한전은 60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본보 109호 10면 보도>해 사실상 한전의 손을 들어줬으며, 정부는 바로 항소했다.
한편, 지난 2019년 4월 발생한 고성·속초산불은 축구장 면적의 1,700배가 넘는 산림과 1,291억원의 재산피해, 1,490명의 이재민을 발생시켰다.
성낙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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