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에서 돌에 그림을 그리는 ‘돌화가’로 알려진 노혜숙(사진) 씨가 강원도문인협회의 2023년 ‘강원문단’ 시 부문 신인 추천을 받아 시인으로 등단했다.
2023 강원문단 신인 추천위원회(위원장 남진원 시인·문학평론가)는 지난 13일 심사를 통해 노혜숙 시인의 ‘달빛 갈대’를 시 부문 당선작으로 선정했다.
시 부문 추천위원인 심재교 시인은 심사평에서 “‘달빛 갈대’는 제목에서 느껴지는 많은 상상력을 떠올릴 수 있었다”고 했다.
이어 “시는 언어 예술로 시의 대상과 주제에 대해 내재된 속성을 다양한 방법으로 표현하는 것이라고 본다. ‘달빛 갈대’에서 시인은 갈대를 의인화해 백발의 노신사로 비유하며 갈대가 무르익을 때까지 그 과정에서 끝내 홀로 설 수 있는 용기를 배우고 세상을 이겨내는 삶의 지혜를 배운다고 한 독창성을 높이 평가한다”고 했다.
노 시인은 “글에 대한 회의와 번민도 있었지만 다시 또 용기를 내어 쓰고 고치고 또 쓰기를 반복하다가 스스로 발전해 가는 모습에 용기를 내어 강원문단에 도전했다”며 “몇 번 어려움을 겪어서인지 더욱 말할 수 없는 기쁨이다. 문학인으로 더욱 열심히 노력하고 공부하는 시인이 되겠다”고 당선소감을 말했다.
노 시인은 속초시교육문화관 문예창작반(강사 권정남 시인)에서 작품활동을 해왔다.
장재환 기자 semin2748@naver.com
---------------------------------------------------------------------
달빛 갈대
노혜숙
어스름한 저녁
강둑을 걷다 보면
흐트러진 백발 나부끼는
갈색 코트의 노신사
비틀거리기보다는 같이 서 있고
흔들리면서도 함께 견디고
혼자이기보다 서로 어울리는
흔들린다는 것은 단단히 익어가는 것
달빛에 인내를 가르치는
바람의 말에
홀로 설 수 있는 용기를 배운다
가을 햇빛에 무르익은
덥수룩한 수염이 멋있게 자란 건
이겨낸 것들에 대한
삶의 지혜가 있음을
노신사는 배웠다.
[ⓒ 설악신문(www.sorak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