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은 생각하지 않고 자신이 좋아하는 음식만 편식해서 먹으면 오히려 몸을 상하게 하고, 자신에게 맞지도 않는 명품 등으로만 치장하면 눈살을 찌푸리거나 부자연스러움을 가져오고, 즐거움을 맛보거나 괴로움을 달래기 위해 과음하게 되면 술이 사람을 지배하게 만들고, 건강을 위한 운동도 지나치면 오히려 건강을 해치게 되고, 병을 고치기 위해 먹는 약을 과다 복용하면 오히려 부작용이 생기고, 불필요한 재화를 구입하면 과소비나 소비 중독이 된다.
사람도 성인이 되기 전 청소년기까지는 육체적인 성장 속도는 매우 빠르지만, 성인으로 접어들면 신체적인 성장 속도는 둔화되고 정신적인 내적 성숙이 더 이루어진다. 성숙한 선진국은 물질로만 가득하여 겉모습만 화려하고 요란하여 속은 비어 있는 외화내빈(外華內貧)의 ‘속 빈 강정’이 아닌, 정신적으로도 성숙되어 내실있고 균형 잡힌 상태가 되어야 한다. 마찬가지로 유용성과 편리성만을 위해 각종 개발유혹에 사로잡혀 무분별한 개발 위주 정책만을 펼친다면 자연과 생태계는 균형성을 상실하여 더 이상 회복할 수 없는 상황을 맞이하게 된다. 생태계의 조절능력·복원능력을 상실하게 될 것이다.
배달문화, 환경오염 심각성 가져와
재화의 생산과정에서 환경오염과 오염물질에 의한 피해 보상·복원비 및 치료비 등에 지불하는 사회적 비용은 생산보다 더 큰 증가를 가져온다. 즉 부정적 외부효과는 자원이 불필요하게 많이 배분되어 낭비되는 비효율적 자원 배분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만약 우리가 특별한 불편 없이 에너지를 보전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를 낭비한다면, 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는 미래 세대의 권리와 생활의 기회를 빼앗는 것이다. 나아가 그들의 생존 기회마저 부정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카슨의 《침묵의 봄》에서 “과거 생명의 역사는 생명체와 환경이 상호 작용하며 이루어 온 역사라고 할 수 있다. 긴 시간의 흐름 속에서 생명체는 환경에 적응하고, 그 결과 적절한 균형 상태에 도달함으로써 생존할 수 있었다. 그런데 인간이 만들어 낸 화학물질에 각종 생명체가 적응하려면 자연의 척도에 따라 긴 시간이 필요한데, 매년 등장하는 수백 종의 화학물질은 생물학적 한계를 넘어섰다. (…) 그런데 살충제와 같은 화학물질의 살포를 통하여 곤충은 살충제에 내성을 지닌 놀라운 종으로 진화해 갔다. 그러다 보니 이런 곤충에 사용하기 위하여 더욱 강력한 살충제가 나오는 악순환이 계속되었다. 인간은 이 화학전에서 결코 승리를 거두지 못할 것이며, 그저 격렬한 포화 속에 휩싸일 뿐”이라고 그 심각성을 말해 주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소비패턴이나 배달문화를 보면 환경오염의 심각성을 절실히 느끼게 한다. 시장에서 판매되는 대부분의 인스턴트 식품과 포장지, 시장바구니 대용 비닐 봉투, 배달·포장 음식 용기, 택배용 포장용 박스 등 우리가 일상으로 이용하는 대부분의 소모품이 플라스틱, 비닐, 스틸로폼 등으로 되어 있다. 이러한 비닐이나 플라스틱의 과다한 사용은 환경호르몬 배출로 신경 행동 장애 등 인체에 좋지 않은 영향과 토양, 해양 등 전 지구를 심각하게 오염시켜 병들게 하고 있다. 특히 최근 플라스틱으로 인한 해양 오염은 어패류 등 해양자원의 황폐화를 가져오고 심각할 정도로 우리 인체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미래 생명이 살아갈 내일의 지구환경을 고려하기보다는 지금 당장 생산자나 소비자에게 어떤 만족을 주는가에 의해 결정되고 있다.
원인 분석 및 대책
일반적으로 환경 문제는 자연관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즉 자연을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자연을 훼손하기도 하고 보존하기도 한다. 인간은 오랜 세월 동안 자연과 인간을 서로 의존하는 관계로 인식하고 자연에 순응하며 살아왔지만, 근대 이후 과학기술이 발달로 인간은 인간 중심의 사고를 바탕으로 자연을 정복의 대상으로 인식하여 자연을 지나치게 이용함으로써 심각한 환경위기를 초래하였다. 이 같은 현상은 인간이 자연을 어떻게 바라보는가의 관점에 따라 상이한 결과를 가져온다.
오늘날 환경 문제의 근본 원인은 생명에 대한 기계론적 생명관, 인간중심주의 세계관과 밀접한 관련을 가진다. 인간과 자연을 이원화시키고, 인간의 욕구 충족을 위하여 자연을 지배 대상으로 보는 자연에 대한 정복관을 가진 인간중심주의에서 찾을 수 있다.
근대 이전에는 자연과 인간을 서로 의존하는 관계로 인식하고 자연에 순응하면서 생활했지만, 근대 이후 인간 중심주의의는 인간을 다른 모든 존재와 구분되는 유일하고 우월한 존재라 여기고, 도구적 자연관에 기초하여 자연과 인간을 이분적으로 분리하여 인식한다.
과학이 전문적인 학문 분야가 되기 시작했을 때 사람들은 과학을 통한 자연현상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기존의 불합리한 사고와 편견을 없애고 인간에게 물질적 풍요를 가져다줄 것이라고 믿었다. 이러한 사고는 특히 인간이 이성을 강조한 18세기 유럽 중심의 계몽주의(啓蒙主義)의 영향을 받아 인류의 무한한 진보를 추구하는 근거가 되었다. 계몽주의는 무지한 인간이 성숙한 이성을 통해 편견을 넘어설 수 있다고 본다. 인간이 이성의 힘이 강조되는 이 시기를 거치면서 과학의 탐구는 자연에 대한 합리적인 이해를 넘어 자연에 대한 통제와 조작을 가능케 하는 강력한 힘으로 자리 잡았다. 과학이 지닌 능력을 누구보다 먼저 자각하고 강조한 사람은 베이컨이다. 그는 경험을 통해 얻은 지식을 객관적이고 참다운 지식으로 보고 관찰과 실험에 기초한 과학 지식을 통해 인간은 자연으로부터 무엇인가 얻어낼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그는 자연의 이해를 넘어서 자연을 제어하고 변형 조작함으로써 인간 생활에 분명한 유용성을 제공하는 것을 과학의 목적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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