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시 공무원들이 지난 10일 오후 청학사거리에서 배수 작업을 하고 있다.
거진 시내에 위치한 거진터미널이 이번 태풍 폭우에 잠기고 있다.
고성군 침수·산사태 우려지역 주민 105세대 224명 긴급대피
양양군 남대천 둔치 9일부터 통제…11일부터 복구활동 돌입
지난 10일 제6호 태풍 ‘카눈’이 북상하면서 폭우가 쏟아져 속초·고성·양양지역에서는 주택과 도로 침수와 산사태 등의 피해가 곳곳에서 발생했다.
■속초=시는 태풍 카눈으로 인해 저지대 주택의 침수 피해가 가장 심각했다. 마당과 지하를 비롯해 하수구가 역류해 주택 내부까지 침수돼 현장지원 요청을 하기도 하고, 상황전파메신저를 통해 자력으로 탈출이 불가하다는 상황을 전했다. 청호동, 동명동, 영랑동, 청학동, 미리내길 등에 거주하는 독거어르신들은 침수로 인해 고립되기도 했다. 특히 금호동에서 침수 피해 민원이 가장 많이 접수됐다.
속초관광수산시장 상가들도 가게로 들어온 빗물을 퍼내느라 애를 먹었다. 현재까지 접수된 상가침수 51건 중 속초관광수산시장 일대가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10일 오후 2시 42분 황소광장 주변 일대가 침수되었다는 민원전화를 비롯해, 시장의 좁은 골목과 통행로에 위치한 상가들의 내부가 침수되었다는 민원접수가 이어졌다. 몇몇 상가는 이미 침수된 도로 위로 인도까지 빗물이 치고 들어오자 급하게 주민센터에 모래마대를 요청했다. 중앙시장로 일대 외에 먹거리길과 동명동, 대포동, 청호동, 조양동 등 각지에서도 ‘가게 안으로 물이 차오른다’, ‘하수구가 역류해 물이 들어온다’ 등 다급한 상황이 전달됐다.
가장 많은 비가 내렸던 10일 오후 청학사거리, 아남프라자, 옛 선거관리위원회 일대 도로가 통제되었고, 점차 대부분의 도로가 침수돼 교통통제가 실시되었다. 조양동에서는 엑스포 하나로마트 인근 도로, 아뜨리움에서 주공4차 사거리, 부영 3단지 옆길, 청호동과 이마트 사거리 부근도 도로가 침수되고 물이 막혔다는 민원이 접수됐다. 영랑동에서는 의료원 입구에서 영랑호 다리까지 침수됐고, 청대초 앞 도로, 석미아파트 정문 앞, 대우아파트 정문 앞, 효성빌라 앞 도로 등 주택가 도로가 침수된 곳도 많아 주민들은 불안함을 감추지 못했다.
산사태 피해도 속출했다. 외옹치에서 산사태가 일어났다는 119 신고가 들어왔고, 속초문화예술회관 뒷길인 번영로 105번길 51에서는 산사태가 일어나 2명이 고립됐다는 메신저가 전달됐다. 동명동에서는 산사태로 인해 주택이 완파된 상황이 전해졌다.
시는 아직까지 호우로 인한 인명 피해는 없었으며, 구체적인 피해 상황은 계속해서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시는 태풍 상륙을 앞두고 지난 7일 재난안전대책본부장인 이병선 시자 주재로 1차 상황판단회의 개최하는 등 태풍 대비에 들어갔다. 이어 10일 폭우가 시작되자 속초시 전 공무원들이 시 전역에 투입돼 도로통제와 침수피해가 시작된 주택과 상가에 대한 긴급 배수 지원을 실시했다. 비가 잦아들고 침수된 지역이 빠르게 물이 빠지자 긴급 복구 활동을 진행했다.
지난 11일부터는 전 행정력을 동원해 본격적인 피해 복구활동에 들어간 가운데 이른 아침부터 중장비를 투입해 도로 등 기반시설에 대한 복구를 진행했다. 시 공무원들을 각 동에 배치해 동장 지휘하에 침수 피해 지역 주변 정리와 복구 활동에 나섰다.
또 속초해경, 지역자율방재단, 동 사회단체, 자원봉사센터 등 유관기관 및 자원봉사자들도 주택과 상가 등 침수 피해 현장에 방문해 일손을 도우며 신속한 복구에 힘을 보태고 있다고 전했다.
정채환 기자 gukyo10128@gmail.com
■고성=군 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10일 오후에 접어들며 폭우가 더욱 거세졌다. 오후 3시경부터는 죽왕면 오호 1~2리, 가진리 주민들을 죽왕초와 가진교회로 안내하며 대피가 시작됐다. 이어 △간성읍 금수리, 거진읍 시내 일부 주민이 광산초와 거진고로 △토성면 백촌리, 금화정리, 교암1~2, 성천리, 인흥 1~2, 원암리, 용촌1~2, 신평2리, 아야진1~6리, 청간리 주민들은 동광고, 인흥초, 아야진초 국회의정연수원 등으로 △명파1~3반 주민은 명파민방공대피소로 각각 대피했다. 이날 침수우려지역, 산사태 우려지역 등의 주민 105세대 224명이 대피했다. 지난 11일 오전 11시 현재 대피한 주민들 대부분은 모두 귀가를 마쳤으나 24가구 40명은 주택침수로 돌아가지 못했다. 거진 시내 저지대는 퍼붓는 폭우에 미처 빗물이 빠져나가지 못해 오후 4시경 이미 성인 무릎 위까지 물이 차올랐다. 비슷한 시간대에 송지호 해수욕장 인근 도로와 7번국도에서 썬벨리로 이어진 도로가 침수됐고, 송정리 321-2 도로변은 토사유출과 대형 나무가 도로를 덮쳐 통제됐다.
마을버스는 명파리와 배봉리, 구성리, 용암2리, 잼버리장 인근, 대대리 등 일부 침수구간에서 운행이 중단되거나 지연 운행돼 주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고성군은 지난 9일 오후 2시부터 고성군재난대책본부를 꾸려, 본청 55명, 읍면 10명 등 65명이 상황근무에 돌입했다. 지난 10일 오후 태풍이 거세지자 오후 1시 50분에 비상대응 3단계로 격상시켜 현장대응에 나섰다. 오후 3시 재난위험지역 주민대피 명령과 함께 39개 마을 위험지역 주민대피 긴급문자 발송, 공무원 2인1조로 대피장소 관리, 주민구호물자 및 급식 등을 지원했다.
또 군은 이번 태풍에 대비해 거진읍 송포교차로와 반암리 굴대리는 10일 0시 50분에, 토성면 미시령옛길·죽왕면 국도7호선(왕곡마을 방향 통로)·오호초등학교 앞(통로암거 3개소)·문암천 하상도로는 각각 지난 9일 오후부터, 초도해안도로 등 각 마을 해안도로는 지난 6일과 8일부터 사전통제했다.
성낙규 기자 nk_2232@naver.com
■양양=지난 10일부터 직접 영향권에 들어간 양양군은 이번 태풍으로 주택과 상가, 도로교량 등이 침수되고, 농작물이 물에 잠겼으며, 과수원의 낙과 피해가 발생했다. 양양군 재난안전대책본부는 지난 10일 오후 2시부터 양양읍 임천리 나무 도복을 시작으로 현북면 잔교리, 현남면 남애리, 서면 내현리, 손양면 쏠비치 일원, 강현면 중복리 등 6개 읍면별로 피해 지역을 찾아 안전 확보에 나섰다.
특히, 경찰서와 소방서 등 유관기관과 합동으로 침수 도로 주변의 통행을 제한하고, 소방서는 침수 대피 지원과 위험목 제거 등에 나섰다. 남대천 둔치는 지난 9일부터 통제를 시작해 태풍경보가 주의보로 하향 조정된 지난 10일 자정에 해제했다.
양양군은 제6호 태풍 카눈이 북상한다는 기상예보에 따라 지난 8일부터 전 직원 비상근무에 돌입해 위험 지역에 대한 사전 대피 계획 등을 시달하며 신속한 대응체계를 구축했다. 양양군의회도 오세만 의장을 중심으로 최선남 부의장과 의원들이 도로와 하천 주변 등 위험지역을 직접 순찰하는 등 피해 최소화에 구슬땀을 흘렸다.
양양군은 태풍이 완전히 지나간 지난 11일 오전부터 피해 접수 지역을 중심으로 응급 복구에 들어갔으며, 많은 비를 머금은 산비탈 주변의 산사태 예방을 위한 순찰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김주현 기자 joo69523@hanmail.net
양양군이 제6호 태풍 카눈으로 옹벽이 무너진 강현면 중복리 도로 일대를 응급 복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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