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바운드 시범 공항 지정을 기대하고 있는 양양국제공항 전경.
일본 나리타국제공항은 인-바운드 핵심 공항으로 손꼽히며 허브 역할을 해내고 있다.
글로벌 시대를 겨냥해 동북아 거점공항으로 지난 2002년 개항한 양양국제공항은 현재 플라이강원이 국내선과 국제선 모두 운항을 중단하면서 다시 위기를 맞고 있다.
강원특별자치도 출범과 함께 양양군의 서핑을 비롯해 속초시, 강릉시, 고성군, 삼척시, 동해시 등 동해안 6개 시ㆍ군이 해변을 거점으로 다양한 글로벌 플랫폼 구축에 속도를 내는 반면, 그 중심축인 양양국제공항은 장기적인 침체에 빠는 것 아니냐는 우려감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후 일상 회복을 맞아 세계적으로 관광수지가 흑자로 돌아서면서 공항을 비롯해 철도 등 주요 기간망들이 활발하게 재개되는 것과는 달리, 양양국제공항은 항공사의 운항이 멈춰서면서 동해안 글로벌 플랫폼 시너지 극대화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강원특별자치도는 현재 플라이강원 운항 중단 상황을 면밀하게 모니터링하는 동시에 중장기적인 양양국제공항 활성화를 위해 정부를 상대로 인-바운드 시범 공항 지정을 줄기차게 요구하며 새로운 전환점 마련에 힘을 쏟고 있다.
김진태 강원특별자치도지사 역시 강원특별자치도의회와 협력 관계를 강화하며 특별자치도 내 양양국제공항이 갖는 특별한 의미를 부각하는 등 인-바운드 시범 공항 지정을 위한 총력전에 나서고 있다.
실행 가능한 정책 추진해야
동북아 거점공항을 목표로 출발한 양양국제공항은 개항 20년 동안 상시적인 국제선 운항이 이뤄지지 못하면서 안정화 궤도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플라이강원이 자체적인 경쟁력 구축을 통해 운항에 들어갔지만, 코로나19라는 직격탄과 함께 지속적인 운항을 위한 재무적 취약성 등으로 인해 결국 운항을 중단한 채 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형편이다.
하지만, 이와는 별개로 동해안 글로벌 플랫폼 구축에 발맞춰 양양국제공항의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갖춰 나가기 위한 과제들을 풀어낼 해법으로 인-바운드 시범 공항 지정이 거론됐고, 현재도 추진 중이다.
더욱이 윤석열 대통령과 김진태 강원특별자치도지사, 이양수 국민의힘 원내 수석부대표는 양양국제공항의 실질적인 활성화를 위한 인-바운드 시범 공항 지정을 통한 공항 활성화 지원에 주력하고 있다.
다만, 현재 일상 회복을 맞아 세계 주요 도시들과 공항 및 항공사들이 경쟁적으로 관광수요 흡수에 나서면서 노선 다변화와 안정화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양양국제공항의 인-바운드 시범 공항 지정은 시기상조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에 현재 기업회생 절차가 진행 중인 플라이강원에 대한 문제가 해결되는 시기에 맞춰 새로운 전환점 마련 차원에서 시기적으로 인-바운드 시범 공항 지정은 조금 늦춰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 강원특별자치도는 양양국제공항 인-바운드 시범 공항 지정을 위한 선행과제로 국내 8개 국제공항 중 유일하게 없는 평행유도로를 신설하는 동시에 활주로 확장 등을 꼽고 있다. 또 국제선 정기 운수권 추가 배분 및 기배분 운수권 운항 횟수 증대와 외국인 무비자 입국 지속 유지, 타 공항보다 14~19% 비싼 지상 조업비 인하, 포화 상태인 680면의 주차장 조기 확장, 외국인 관광객 체류 및 소비 촉진을 위한 시내 면세점 설치, 여객터미널 연간 활용률 50% 시점까지 공항 주차료 면제, 송유관 미연결로 인한 육상운송으로 타 공항과 비교해 7% 비싼 유류비 문제 해결, 보안 검색 인력 확보를 통한 24시간 공항 운영 등이 거론되고 있다.
더욱이 양양국제공항 인근지역인 강릉시에 제2 강원특별자치도 청사가 건립되기 때문에 양양국제공항의 인-바운드 시범 공항 지정은 현재 요구하는 조건 중 중장기 전략 계획에 맞춰 선택적으로 가능한 정책을 골라 추진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게 항공업계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강원특별자치도 관계자는 “양양국제공항은 강원특별자치도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한 중요한 관문이자 글로벌 플랫폼의 출발점이기 때문에 여러 상황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인-바운드 시범 공항의 신속한 지정과 함께 선행 과제들도 차질 없이 추진되도록 정부와 협의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교차관광 인프라 정부지원 절실
양양국제공항은 국내 국제공항 중 배후 인구가 가장 적은 지역에 위치하고 있는 데다, 정책적으로 글로벌화 추진 시기가 짧아 공항 활성화의 가장 중요한 교차관광 인프라 구축에 애를 먹고 있는 실정이다.
국제공항을 거점으로 실질적인 관광활성화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관광객들의 인-아웃바운드 수요가 균형을 맞춰야 하지만, 양양국제공항은 배후 인구 부족으로 인해 과거 중국인 등 동아시아 관광객들에게만 의존하는 인-바운드 관광활성화가 단기 부양 정책으로 주를 이뤘었다.
이에 따라 강원특별자치도와 양양군은 양양국제공항의 자체적인 경쟁력 강화는 어려운 실정이기 때문에 정부가 우선 인-바운드 시범 공항으로 지정한 후 이에 걸맞은 정책 사업들을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강원특별자치도가 최근까지 외래관광객 유치를 위한 2023타이베이 국제관광박람회에 참가하는 등 공격적인 홍보마케팅에 나서는 만큼, 인-바운드 활성화가 가능하도록 주요 동아시아 국가들의 양양국제공항 취항을 정부에서도 지원해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양양국제공항에 전세기를 보내는 국가들의 항공사들에게 더 많은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동시에 사계절 특색에 맞는 강원특별자치도만의 관광동선을 만들어 유치에 나서야 하고, 2023강원특별자치도의 세계산림엑스포와 2024강원특별자치도 동계청소년올림픽 등 국제 이벤트와 연계한 관광상품을 집중적으로 개발해 외국인들의 강원특별자치도 인-바운드 관광이 가능하도록 뒷받침해야 한다는 게 관광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또 양양국제공항의 인-바운드 시범 공항 지정을 위해서는 동해안 6개 시ㆍ군이 추진하는 글로벌 플랫폼 구축사업에 대한 정보 공유와 함께 연계성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정책적 연대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외국인 관광객들이 동해안의 중심인 양양국제공항에 내린 후 통합 패스 하나로 택시를 제외한 모든 대중교통수단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광역교통망이 조기에 구축돼야 한다는 의견이 타당성을 높이고 있다.
‘교통 · 투어’ 편리성 확보가 관건
양양국제공항의 인-바운드 활성화를 위해서는 동해안을 거점으로 한 ‘1일 투어’가 특화돼야 한다. 해외관광객들이 양양국제공항을 통해 입국, 편안하게 특화 관광을 즐길 수 있도록 타이완이나 일본처럼 그 지역을 중심으로 한 1일 투어가 마련돼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로 들어오는 해외관광객들의 인-바운드는 주로 인천국제공항과 김포국제공항, 김해국제공항 정도가 고작이다. 나머지 국제공항들은 이들 3개 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인-바운드 관광객들이 간헐적으로 나가는 출구에 불과할 뿐, 대부분이 입국한 공항으로 출국하면서 단순한 경유공항 역할에 머무는 정도다.
이처럼 양양국제공항이 동북아시아의 인-바운드 거점 공항으로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양양서핑과 속초음식, 고성DMZ를 1일 버스로 투어할 수 있는 관광상품과 동선이 조기에 구축돼야 하고, 동해안 남쪽으로도 강릉과 동해, 삼척을 하나의 투어코스로 묶는 상품 개발이 절실한 형편이다.
또 양양국제공항과 연계한 춘천과 원주 등 영서권을 관광할 수 있는 색다른 1일 투어도 마련돼야만 해외관광객들의 관심을 유도할 수 있기 때문에 양양국제공항의 인-바운드 시범 공항 지정은 관광상품 개발과 함께 광역권 대중교통의 편리한 시스템 개발이 시급한 실정이다.
타이완이나 일본처럼 ‘관광ㆍ교통카드’ 1장으로 자유로운 여행이 가능할 때 양양국제공항의 실질적인 인-바운드 활성화도 시너지를 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강원특별자치도 관계자는 “현재 양양국제공항이 불안정한 상태를 지속하고 있기 때문에 우선 노선 안정화에 주력하는 동시에 그동안 개발한 관광코스 외에도 특화지역을 둘러볼 수 있는 1일 버스 투어 정도는 여행사들과 함께 검토 중이다”며 “교통수단의 광역화 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상황에서 양양국제공항의 인-바운드 시범 공항 지정이 실현되면, 각종 정책과 예산 지원이 이뤄져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망했다.
현재 양양국제공항의 노선이 전면 중단된 가운데 인-바운드 시범 공항 지정 역시 불투명한 상태로 빠져들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강원특별자치도와 동해안 6개 시ㆍ군은 공항과 연계한 편리한 교통체계 구축과 1일 특화투어 상품개발 등을 통해 동해안의 새로운 관광활성화 전환점을 고민해야할 시기다.
타이완 타오위안국제공항은 동아시아의 인-바운드 거점공항으로 관광활성화를 견인하고 있다.
일본 나리타국제공항과 연결되는 편리한 교통수단이 다양해 관광객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편리한 타이베이 관광을 안내하는 이지카드. 교통비는 물론 식당과 편의점 등에서 쓸 수 있다.
타이베이 1일 투어는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관광상품으로 자리매김한 지 오래다.
김주현 기자
※이 기사는 강원특별자치도의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아 취재하였습니다.
[ⓒ 설악신문(www.sorak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