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순 작가가 관람객들에게 자신의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한지에 먹과 펜을 이용해 작품을 그려내는 양양출신의 조영순 한국화 작가가 지난 5일부터 10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서 개인전을 열어 갤러리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거룩한 리듬’을 주제로 연 이번 조영순 개인전에는 30여점의 작품들이 전시됐고, 우리 고유의 전통 소재인 한지 위에 먹과 펜만을 사용하는 톡특한 화법으로 이곳을 찾은 이들의 눈길을 끌었다.
특히 조 작가는 금색과 청색을 주로 사용하면서 자신이 표현해내고자 하는 작품의 깊이는 물론 단순화를 통한 집중력을 극대화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재언 미술평론가는 “조영순의 그림은 정작 아무것도 없는 황량함 앞에서 인간의 갖가지 생각들을 비워낼 때, 그 순간 형언하기 어려운 감동이 밀려오는 놀라운 역사를 체험한 바 있다”며 “조영순 그림과의 첫 대면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바로 구름 기둥이 그려진 펜화, 그리고 그 느낌 그대로 확대된 수묵 선화다. ‘어둠을 이기고’ 등의 제목을 가진 연작들은 근작들 가운데 대표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고 평했다.
전통 소재로 부드러운 한지 위에 먹과 펜으로 작품을 그리는 조영순 작가는 동해 바다와 구름, 설악산의 장엄함 등을 자신의 한국화에 담아내는 동시에 기독교인으로서 예수그리스도의 신성의 거룩함과 하나님의 아름다움을 표현하고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조영순 작가는 노트에서 “저의 본격적인 작업과 배움이 시간은 코로나19라는 혼란한 시기에 맞물려 시작됐고, 온라인으로 배우고 익히고 나누는 일들이 일상이 되어가는 동안, 펜데믹이라는 긴 터널을 통과해 나가는 시간은 더 깊이 나의 내면과 일상을 되돌아보고 더 진지하게 작업에 임하게 되는 계기가 됐다”고 소회했다.
이번 조영순 작가 개인전을 감상한 한 갤러리는 “이번 작품들을 대하면서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어둠 속에서도 밝은 빛이 선명하게 미래를 비추는 희망이라는 단어”라며 “지극히 단순화한 소재로 어려운 시대를 사는 요즘 희망을 주는 것 같아 좋았다”고 평가했다.
조영순 작가는 서울 인사동에서 3번째 개인전을 차분하면서도 성황리에 마치고 오는 10월 10일부터 15일까지는 강릉임당생활문화센터에서 4번째 개인전을 기획하고 있다.
백석대학교 기독교전문대학원 미술학석사에 이어 박사과정을 수료한 조영순 작가는 지난 2000년 설악문화제서화휘호대회에서 대상을 강원문예경연대회에서 차상을 수상하며 화단에 등단했다. 이어 2015년에는 정선아리랑서화대전과 대한민국운곡서예문인화대전, 강릉단오서화대전에서 특선 등 다수 수상했고, 2017년에는 강원미술대전에 참가해 문인화부 대상을 안았다.
또 2020년에는 신사임당미술대전 초대작가로 참여했으며, 올해는 백석대학교 보리생명관에 자신의 작품을 기증하기도 했다.
조 작가는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년 동안 대통령상 님의 침묵 서화대전 추천 초대작가 단체전에도 참가하는 등 설악권에서 다양한 미술 활동을 해오고 있으며, 지난 2021년 서울 인사동과 양양에서 첫 개인전을 열면서 역량 있는 한국화 작가로서 활약하고 있다.
또 남편인 양양군민약국 이채권 약사와 함께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성경 말씀을 실천에 옮기며 어려운 이웃들을 위한 장학금 지급 등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쳐 지역사회의 귀감이 되고 있다.
지은환 작가는 “이채권 약사님과 조영순 작가님을 보면 참 소리 소문 없이 좋은 일들을 많이 하시면서 선한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고 칭찬했다.
김주현 기자 joo69523@hanmail.net
--------------------------------------------------------
작가 노트
광야와 같은 인생길 표현
조영순 작가
동해로부터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고, 수평선 언저리에는 맑은 하늘로 구름이 오른다. 눈길을 돌려 둘러보니, 설악의 빛나는 위용이 버티고 서서 나를 감싸고 위로하는 듯하다. 천천히 숨을 고르며 생각해 볼수록, 다시 한번 개인전을 여는 오늘은 ‘감사’라는 말로 모든 것을 대신해도 충분할 것 같다.
나의 본격적인 작업과 배움의 시간은 코로나19라는 혼란한 시기에 맞물려 시작되었다. 온라인으로 배우고 익히고 나누는 일들이 일상이 되어가는 동안, 팬데믹이라는 긴 터널을 통과해 나가는 시간은 더 깊이 나의 내면과 일상을 되돌아보고 더 진지하게 작업에 임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불안과 혼돈으로 고통받는 시대가 요구하는 바람직한 해결책은 어쩌면 미학적 해법 속에 있을 것이라고 다시 한번 생각해 본다.
김주현 기자
[ⓒ 설악신문(www.sorak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