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랑초등학교 교문 입구에서 도로를 건너 북쪽 방향에는 속초의 최초 공설운동장이 바닷가 모래사장에 있었다.
남쪽 방향으로 100여m 내려가면 정자각이 있는 공터(사진3)가 나온다. 이곳이 전쟁 직후 형성된 영랑동 시장 즉 일구시장이 있었던 곳이다.
오늘날 5일장이 서는 곳이 있는데 필자가 알기로는 5일장 첫 번째가 영랑동 일구시장부터라고 들었다. 1일 일구시장, 2일 대포시장, 3일 내물치 시장, 4일 양양시장, 5일 천지시장 중 현재는 양양의 5일장만이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걸로 안다. 4일과 9일에(4와 9가 들어가는 날에) 열리는 양양시장의 5일장은 영북지역의 마지막 남은 유일한 유형문화재 5일장이라고 할 수 있겠다.
(사진1)을 살펴보면 상가들이 판자집이다, 판자, 종이박스, 기름 종이(루삥)로 되어 있다. 우리들이 지나온 50년대의 복장을 보면, 오늘의 멋진 옷차림에 비해 남루하던 시대에서 오늘의 눈부신 발전 원동력이 되어 주신 어른들에게 감사함을 느껴야 하겠다.
(사진1)에서 보듯이 당시의 간판들은 모두 한문으로 되어 있다. 좌측의 중석상회는 이관희(속초고 1회) 부친인 이장원 옹과 이창섭 옹께서 동업으로 시작한 것이라고 한다. 중석상회에서는 솥, 냄비, 수저, 철물 등 생필품을 팔았으며, 후일 중석상회는 갯배로 나가는 입구 즉 황소광장 앞에 자리를 잡고 주로 건축자재를 취급하였다. 영랑시장에서 우리포목점을 운영한 이장원 옹은 중앙시장으로 이전한 후 후일에는 백림약국을 운영하였다. 지금은 백림약국도 사라지고 없다.
이와 같이 영랑동 일구시장에서 번창하였던 시장은 점차 그 상권이 남하하기 시작하여 동명동을 지나 중앙동에 이어진 후 점차 시내 전역으로 확장하여 오늘에 이르렀다.
일구시장이 있던 곳은 현재 일부는 주택으로 변했고 일부는 공터여서 당시 그곳이 일구시장이었다는 사실은 나이 드신 분들만 기억하고 있는 실정이다. 예전에 일구시장터였다는 사실을 사진과 함께 표지석을 만들어 주면 어떨까 생각해 본다. 정자각에는 당시의 사진 몇점을 확대하여 시장터였음을 후대에 전해 주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은 나만의 생각일까?
일구시장이 한창 번창하던 때 남쪽 방향 오늘의 ‘사돈집’이란 식당과 일구시장 중간 정도에 속초의 최초 극장인 ‘밀림극장’이 있었다고 보건탕 손주(이광호, 속중11회)가 회고하였다.
정확한 극장 터를 찾을 수 없음이 안타까운 일이다. 당시 극장 사진도 현재까지는 찾지 못하고 구전으로만 밀림극장이 있었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있을 뿐이다.
또한 카바레도 일구시장 부근에 있었으며, 미군들과 군인들을 상대하던 양공주며 유흥음식점이 있어 일구시장과 더불어 번창하던 시절의 풍경을 기억하는 친구들이 있어 기록으로 전한다.
유흥음식점과 카바레가 활성화되면서 함께 갖춰야 할 것이 목욕탕일 것이다. 영랑동에는 일찍이 ‘보건탕’(사진2)이라는 목욕탕이 있었다. 보건탕은 미군이 촬영하여 보건탕 주인 할머니에게 기념으로 준 것을 손주인 이광호 동창이 필자에게 사용하도록 허락해준 것이다.
사진으로 보아서는 어쩌면 보건탕이 속초의 최초 목욕탕이 아닐까 한다. 이 보건탕은 주인만 바뀌었을 뿐 그때 그 장소, 그 명칭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때로는 좀 이렇게 오래가는 역사적인 것도 있으면 참 좋겠다고 생각한다. 요즘 영랑동 일구시장 부근도 개발이라는 미명 하에 점차 변하고 있다.
역사적인 곳에는 표지석이라도 설치하여 오래도록 기억할 수 있게 하면 어떨까 제안해 본다. 일례로 동현아파트로 인하여 속초의료원의 전신인 ‘도립속초병원’도 그 흔적을 찾을 수 없고 기억과 사진으로만 존재하고 있다.
다음은 동명동 주민자치센터 부근의 1960년대 풍경에 대하여 살펴보고자 한다.
(사진1) 예전 일구시장 모습.(속초시 50년사 별책 부록 수록 사진)
(사진2) 예전 영랑동 ‘보건탕’ 모습.
(사진3) 옛 영랑동 일구시장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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