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속초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납북귀환어부 인권침해 피해보상 특별법 추진위원회 출범식 후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억울하게 간첩 누명을 쓴 납북귀환어부들의 명예회복과 피해보상을 위한 특별법 제정 추진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지난달 28일 속초시청 대회의실에서 납북귀환어부 인권침해 피해보상 특별법 추진위원회 출범식이 열렸다.
동해안 납북귀환어부 피해자 진실규명 시민모임과 납북귀환어부 인권침해사건 강원도 민관합동추진단, 강원민주재단 등이 마련한 이날 출범식에는 속초시장과 시의원, 초청인사까지 80여명이 참석했다.
추진위원회는 “최근 납북귀환어부 인권침해사건에 대해 진실화해위의 진실결정과 재심 무죄판결이 계속 이어지고 있지만, 아직 다수의 피해자가 억울한 누명을 벗지 못했고, 재심에서 무죄를 받은 피해자와 가족들도 제대로 피해보상을 받으려면 다시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큰 산을 넘어야만 한다”고 밝혔다. 이어 “가해자인 국가는 피해자와 가족의 명예회복과 권리구제를 보다 빨리 진행해줘야 할 의무가 있기에 피해자와 가족들이 중심이 되어 보다 빠른 진실규명과 피해보상이 가능케 하는 특별법 제정에 나서고자 한다”고 밝혔다.
추진위는 올해 안으로 입법을 목표로 보다 많은 의견 수렴과 숙고, 토론을 통해 제안 내용을 가다듬고 특별법 제정에 동의하는 국회의원을 통해 입법절차를 밟아나갈 예정이다.
추진위 공동대표는 김춘삼 동해안납북귀환어부 피해자 진실규명 시민모임 대표와 최윤 강원민주재단 이사장이 맡기로 했다. 김춘삼 대표는 “살아있는 피해 당사자들이 적극 나서서 돌아가신 분들을 위해서라도 특별법 제정에 적극 나서야 한다. 함께 힘을 합치자”고 말했다.
통일부 집계에 따르면, 1953년 정전협정 이후 납북어부 3,729명 중 귀환자 3,263명이 납북귀환어부로 특정되어 가혹한 인권침해를 당했다. 반공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회부된 어부는 1,300여명으로 추정되며, 다른 피해자와 가족까지 포함하면 피해자는 1만명이 넘는다. 귀환어부와 가족들은 요시찰 대상으로 시찰과 감시, 연행, 2차간첩조작, 연좌제, 사회적비난 등 피해를 입었다.
1기 진실화해위원회에서는 납북귀환어부 간첩조작사건 피해자 17명에 대해 진실규명을 결정했고, 현재 활동 중인 2기 진실화해위원회에서는 납북귀환어부사건 114건 326명에 대해 진실결정을 내렸다. 2020년부터 지난 6월 28일까지 강원지역에서 재심이 열려 무죄를 선고받은 납북귀환어부는 총 61명에 이른다.
엄경선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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