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진읍 대대리 최종범 씨가 어머니와 함께 곤달비를 수확하고 있다.
“처음 먹어보는데 줄기까지 연하고 향이 좋아 지인들과 기분 좋게 나눠 먹었어요.”, “무척 신선해요. 택배로 시켰는데, 포장이 깨끗해서 기분이 좋았어요.”, “고기와 곁들여 먹었는데 향도 좋았고 상추보다 더 맛있게 먹었어요.”
지난달말 서울 송파구 가락동 시장에서 정식으로 첫 출하한 고성 곤달비에 대한 고객들의 시식 후기다.
고성 곤달비가 고성군 특화작물의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고성군은 피망 외에 이렇다 할 특화 작물이 없었는데, 곤달비가 2년여의 고진감래 끝에 새로운 특화작목으로 떠오르며 농가 소득원으로 자리매김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곤달비는 국화과로 일반인들은 곰취와 구별이 거의 불가능하다. 재배 방법도 곰취와 유사하나 곰취에 비해 잎이 얇고 부드럽다. 또 쓴맛이 적고 식감이 좋은 편이라 날로 쌈을 싸서 먹거나 튀김, 묵나물 등 어떠한 요리 방법으로도 식미가 뛰어난 채소다.
거진 대대리·간성 흘리 12농가 재배
함명군 군수는 고성지역을 대표하는 농특산물을 육성하고자 담당자들과 머리를 맞댔다. 군의 청정 자연을 상징하는 작물을 선정하기 위해 생육환경, 번식방법, 재배특성, 주요재배지, 수확기간, 수확량, 시장가격 등 풍부한 사전조사와 지역특화작물로서의 경쟁력 여부 등 스왓(SWOT) 분석을 통해 최종적으로 결정된 작물이 곤달비다.
당시 곤달비는 전남 신안 도서지역인 흑산도와 가거도 등에서 서식하던 작물로 전국적으로 대량 재배시설이 갖춰지지 않아 제한적으로 생산됐었다. 경쟁 품목인 곰치에 비해 단위 면적당 생산량이 4~5배 높았고 가격도 2배가량 비쌌다. 군은 2020년 5월 사업비 8억3천만원을 도에 신청해 예산을 확보하고, 농촌을 찾아가 농업인들을 만나고 사업을 설명했다. 2020년 9월에 사업대상자 사전 수요조사와 사업 희망 농부들로부터 사업계획서를 받았다. 10월에는 예비 사업자를 선정해 산학협동심의회 심의를 했다. 2021년부터 2년간 2헥타 규모의 곤달비 시설재배단지 조성을 목표로, 2월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을 추진했다.
사업은 순조롭게 진행됐다. 재배지는 지역 내 해양성기후권인 거진읍 대대리와 고랭지권인 간성읍 흘리 2개 권역으로 나눠 지역 특성에 맞는 재배법을 도입해 이른 봄부터 초겨울까지 연중 생산 출하가 가능하도록 했다.
해양성기후권은 바닷가 인근지역의 겨울철 따뜻한 기후를 활용해 난방하지 않아도 2월 이른 봄 조기출하가 가능했고, 고랭지권은 여름철 서늘한 기후를 활용한 결과 7월에서 11월까지 전국 유일의 생산지로 육성할 수 있었다. 현재 재배지는 비닐하우스 총 54동(2ha)을 갖췄으며, 재배농가는 흘리권 6농가와 대대리권 6농가다.
이에 더해 지난해는 해양심층수고성진흥원과 협업해 미네랄 함량이 강화된 해양심층수 곤달비를 상품화하며 타지역과의 차별성을 한층 높였다.
재배 기반 확대·축제 개최도 계획
군은 앞으로 2년간 9억원을 추가 투입해 콘달비 재배 기반 확대를 통해 브랜드화의 완성도를 높여가고, 고유 브랜드 네이밍, 농가별 우수농산물관리제도(GAP) 인증 추진, 곤달비 축제 개최 등을 통해 명실공히 지역특화작목으로 정착시킬 계획이다.
거진읍 대대리 최종범 씨는 “일부러 멀리서도 사러 오시는 분들이 많아졌다”며 “택배 물량도 늘고 있어 일일이 작업해서 보내고 있다. 출하량이 늘면서 점점 더 알려지고 있어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시기 곤달비 작목반장은 “초봄에 곤달비를 생산하는 데가 없다”며 “일찍 출하함으로써 다른 데보다 더 많은 소득을 올리기 때문에 농가에서는 상당히 좋은 작물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민상 고성군농업기술센터팀장은 “해양심층수로 재배하면서 미네랄 함량이 증가됐고 신선도도 향상됐다”며 “다른 지역에서 생산된 곤달비와 차별화 했다”고 말했다.
가락동 농협청과 관계자는 “고성군 곤달비가 앞으로 지속적으로 출하된다면, 시장가격이 높게 형성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성 곤달비는 파일럿 기간인 지난 2021년에는 2,900kg 생산해 3천400만원어치를 팔았다. 지난해는 7,619kg 생산해 8천만원을 기록했다. 김시기 곤달비 작목반장과 최종범 씨는 전화통화에서 올해 각각 가락동에 600여 박스(박스 당 2kg)와 140박스를 판매했고, 소매로도 600여 박스와 60여 박스를 판매하는 등 작년과 비교해 판매물량이 가파른 상승세라고 밝혔다.
군 관계자는 “올해는 모든 재배시설이 정상적으로 가동하고 있다”며 “3월 첫 출하 이후 최근에는 2kg에 2만7천원 정도 경매가를 기록했다. 곤달비가 빠르게 크는 특징을 감안하면 올 매출이 크게 즐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성낙규 기자 nk_223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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