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통선을 알리는 아치형 간판.
지난달 26일 20대 민간인 남성 이 장교를 사칭해 고성군 최전방의 민간인 출입 통제선(이하 민통선)을 통과한 사건이 벌어졌다.
지난 7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이날 A 씨가 검문소에서 상급 부대인 군단 소속 장교라고 주장하며 근무자들에게 윽박을 가하고 차에 탑승한 상태로 통과했다. 당시 근무자들은 A 씨의 사전 신원통보·확인 등 민간인의 민통선 출입에 필요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통과시켰다. 이후 검문소 근무자들은 그가 밝혔던 이름이 상급 부대에 없음을 확인하고 수색에 나서 그를 붙잡았다.
A 씨는 오후 5시부터 약 30분가량 통제구역 내에 머물렀으며, 민통선 내 검문소 1곳까지 총 2곳의 검문소를 통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A 씨는 군사경찰 조사에서 과거 민통선 내 부대에서 복무한 예비역 병사로 밝혀졌다. 그는 “복무하던 부대에 다시 가보고 싶어서 그랬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당국의 조사 결과 대공 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경계에 실패했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렵게 됐다.
이번 사건이 발생한 곳은 육군 22사단 관할 구역이다. 22사단 관할지에서는 2012년 북한군 병사 1명이 철책과 경계를 넘어 귀순하는 과정에서 소초 문을 두드린 ‘노크 귀순’ 사건이 일어났었다. 또 2021년에는 북한 주민이 헤엄쳐서 월남한 ‘오리발 귀순’ 사건도 있었고, 앞서 2020년 철책을 넘어 귀순한 북한 주민이 지난해 같은 방법으로 재입북한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22사단은 책임 구역이 다른 전방 사단보다 2∼4배 길고 전군 중 유일하게 강원도 산악 지대와 해안 경계까지 모두 담당해 구조적으로 취약하다고 지적돼 왔다.
군은 “검문소 검문·검색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성낙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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