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이 프라이’ 이인원 대표와 아내 지선혜씨가 가게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고성군을 대표하는 축산자원인 칡소는 토종 한우 품종 가운데 하나로 호랑이처럼 온몸에 검은색 줄무늬가 있는 것이 특징이다. 맛 또한 한우보다 훨씬 고소하고 부드러우며 마블링이 적어 고기에 일가견이 있는 사람이라면 칡소만의 담백함을 알아차린다. 그러한 칡소로 크로켓을 직접 만들어 튀기는 가게가 있다. 고성 천진우체국 옆에 위치한 칡소 크로켓 버거집 ‘프라이 프라이’이다.
일본 요리를 전공한 ‘프라이프라이’ 이인원 대표는 서울에서 한우 코스 요리 전문 셰프로 일하면서 1년에 3~4번은 가족들과 고성으로 여행을 왔다고 한다. 고성의 매력에 반해 아이들이 크면 언젠가 여기서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품고 있던 중, 마침 하던 일도 그만두고 지금의 가게 자리가 난 것을 알게 되어 작년 11월에 고성으로 이사 왔다.
처음엔 여기서 가게를 열어도 괜찮을지 고민이 많았다는 이 대표는 고성에 한 곳밖에 없는 칡소 정육점 사장님에게 고기를 납품받을 수 있는지 여쭤보러 갔다가 “기회가 왔을 때 잡아야 한다”는 조언을 듣고서 결단을 내렸고, 작년 12월 말 가게를 오픈했다. 지금도 칡소 정육점과 꾸준히 인연을 이어가며 그곳에서 받아오는 싱싱한 고기로 크로켓을 만든다.
칡소로 크로켓을 만들게 된 계기는 “어떻게 고성의 특산품인 칡소를 손쉽게 맛볼 수 있을까”라는 고민에서 출발했다. 칡소가 한우보다 비싸고 희귀하다 보니 약간의 조리과정을 거치면 문턱을 낮출 수 있겠다고 판단한 것이다. 칡소에 빵가루를 입혀 튀기면 바닷가에 포장해 들고가서 먹기도 간편하고, 관광객들에게도 고성 칡소를 쉽게 알릴 수 있겠다는 생각에 칡소크로켓 버거를 주메뉴로 개발했다.
칡소뿐 아니라 고성에서 나는 새우, 붉은 대게, 감자로 만든 크로켓도 개발해 로컬푸드 원재료의 맛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 칡소 크로켓에 들어가는 고기 양념에는 칡소의 담백함을 맛볼 수 있도록 향신료를 넣지 않고 소금과 후추로만 간을 했다. 최근에는 한우불고기크로켓도 새롭게 추가했다.
함께 가게를 운영하는 이 대표의 아내 지선혜씨는 “자극적인 입맛에 익숙한 사람들이라면 심심할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도 생각나는 맛을 내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가급적 인공적인 맛은 빼고 건강한 로컬푸드를 활용하다 보니 “동네에 이런 가게를 내줘서 고맙다”고 하는 주민들의 격려를 들을 때 보람을 느낀다는 이인원·지선혜 부부는 “종종 손주를 데리고 오는 어르신 단골손님이 취미로 만든 수제비누나 산나물을 갖다주실 때 여기(고성)니까 이런 문화가 가능하다는 생각도 든다. “고 말했다.
이인원 대표는 “고성에는 칡소를 포함해 좋은 재료가 많아 젊은 셰프들이 많이 왔으면 좋겠다”며, 다른 셰프들과 모여서 좋은 정보와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모임을 만들고 싶고, 로컬푸드를 활용한 새로운 가게들이 자리 잡도록 돕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영업 시간은 오전 11시 30분부터 저녁 7시까지이며, 매주 수요일은 휴무이다.
정채환 인턴기자 gukyo1012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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