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혜경 강사
전국 다니며 강의…유튜브 ‘안혜경TV’ 운영
“부끄럽지 않은 탈북민 삶 보여 주고 싶어”
“나는 윤이의 엄마다.”
통일부 통일·안보 교육 강사이자 (사)남북통일코리아 홍보이사, <안혜경TV>를 운영하는 유튜버로 그 누구보다 바쁜 시간을 살고 있는 안혜경(48)씨에게 자신을 표현하는 한 문장을 묻자 그녀가 답한 겸손한 문장이다.
감시와 통제의 삶이 아닌 오직 나를 위해 자유로운 삶을 선택해 살아보고자 2007년 북한을 이탈해 남한으로 왔고 2008년 결혼, 속초에서 살고 있다고 한다. 남한과 북한 양쪽에 가족이 있고 그들의 안전을 생각해야 했으며 무엇보다 남한의 국민으로 그리고 속초의 시민으로 스며들어 살고자 했다고 한다. 그러다 2010년 천안함과 연평도 포격 사건을 보며 큰 절망감과 분노를 느꼈고 북한의 실상을 알리는 스피커(speaker)가 되어야겠다는 사고의 전환이 일어났다. 원하면 이루어진다고 했던가. 2012년, 신기하게도 우연한 기회에 청호초등학교에서 북한의 아이들에 대한 강의를 해달라는 의뢰가 들어왔다. 그해 7월 통일교육원에서 북한 이탈 주민 전문강사 모집이 있었고 석 달 교육을 받고 나서부터 지금까지 전국을 다니며 강의를 하고 있다. 초등학교에서 강의를 막 끝내고 서둘러 왔는데도 환한 미소와 활기찬 에너지를 가진 안혜경씨를 만났다.
-자기 소개를 부탁드려요.
“1975년생이고, 함경도 혜령에서 여섯 형제 중 다섯째 딸로 태어났습니다. 북한 이탈 주민으로 2007년 남한으로 온 조혜영이고 지금은 안혜경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제 가족을 이루었고, 학생이나 일반 시민들, 장병들에게 통일, 안보 교육과 민방위 소양 교육도 하고 있으며 <안혜경TV> 유튜브 활동도 하고 있습니다.”
-정착하면서 어려운 점은 무엇이었나요.
“지금은 이질감이 많이 없어졌지만, 탈북민에 대한 주변의 시선이 힘들었고 북한에서 태어나고 자란 내가 문화, 생활 습관, 가치관 등등을 다시 배워야 하는 입장이다 보니 많이 힘들었습니다. 외로움도 어려움도 많았지만 내가 선택한 탈북이었기에 적응을 해야만 했고 이제는 많이 안정이 되었습니다.”
-학교에서 강의할 때 학생들의 반응이 어떤가요.
“북한 아이들도 나름의 동심이라는 게 있어요. 아빠 엄마가 벌어다 주는 돈으로 먹고 자고 공부하는 시절… 단지 자유로운 선택이 아닌, 정해지고 제약된 선택을 한다는 것이 다를 뿐이에요. 북한의 현실에 대해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설명을 해 주죠. 게임도 하며 지내는 북한 아이들 얘기를 하면 엄청 신기해 합니다.”
-안혜경TV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제가 엄청난 기계치입니다. 방송 활동을 하고 있을 때였는데, 우연하게 지인의 권유로 시작하게 되었어요. 탈북민으로서 어떻게 살고 있는지, 부끄럽지 않은 대한민국 일원이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 주고 싶었어요. 세금으로만 사는 사람이 아닌 열심히 일한 만큼 세금을 내며 살고 있는 탈북민들의 삶을 진솔하게 보여 주고 싶었고, 이 시대를 사는 탈북민의 한 사람으로 사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의 계획이나 꿈이 있다면.
“이미 왔거나 앞으로 올 탈북민에게 롤모델이 되고 싶어요. 특히 저는 아픈 아이를 키우고 있는 워킹맘이잖아요. 누구에게나 힘든 현실은 있어요. 거기에서 어떤 선택을 하고 그것을 책임지기 위해 행동해야 하는 것은 결국 자기 자신입니다. 통일이 되었을 때 북한 사람들에게 용기와 배움을 주는 그런 삶을 살고 싶습니다. 그러기 위해 오늘, 지금을 열심히 살 뿐이죠.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 내가 사랑하는 우리 윤이와 끝까지 행복하게 사는 것이 저의 소박한 꿈입니다.”
대한민국에 와서 크게 놀랐던 일은 본인이 어려운 데도 더 어려운 사람들을 배려하고 자발적으로 봉사하는 모습이었다고 말한다. 이제는 봉사하고 싶고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하는 안혜경씨에게서 단단한 존재감이 느껴졌다. 그녀의 소박한 꿈과 아름다운 미소가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안혜경 강사가 중학교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김향숙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
